- 아이코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오렌지 큐브’
건축은 ‘도시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결과물’이다. 도시가 기록되기 위해선 건축이 있어야 한다. 건축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들고 도시를 만들기 때문이다.
세계는 단순한 형태 중심의 건축을 넘어 지속 가능한 건축을 요구하고 있다. 오렌지 큐브(Le Cube Orange)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건축물이다.
오렌지 큐브는 프랑스 리옹의 손(Saône) 강변에 위치한 문화 및 사무용 건물로 이전 부두를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되었다.
리옹의 옛 항구 지역에 위치한 오렌지 큐브는 6개 층에 6,300㎡의 연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부동산회사 까르디날 그룹(Cardinal Group)의 본사사옥과 RBC 디자인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야콥(Jakob) + 맥팔레인 건축(MacFarlane Architects)은 2006년 1월 현상설계에 당선되고, 2008년 건설을 시작하여 2011년 초에 완공하였다.
당시 건축주의 설계 조건은 반 에이커의 대지 위에 눈을 끄는 건축물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1,000만 파운드(약 150억)의 예산으로 진행된 이 건축물은 일광, 열효율 및 환기에 중점을 둔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이다.
오렌지 큐브가 주목을 받는 것은 아이코닉 형태와 색채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건축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특히 단순 직교 입방체의 매스에 다양한 크기의 원형 구멍을 통해 조형적 측면뿐 아니라 열효율을 관리했다.
이 건축은 세 개의 원추형 보이드 공간을 통해 파사드, 출입 현관, 지붕 옥상에 접목했다.
29m x 33m 콘크리트 프레임에 가벼운 천공 알루미늄 파사드는 자연 채광, 전망 및 공기 순환이 가능하다.
첫 번째 원추형은 홀의 아치형 구조를 만들어 인접한 벽체와의 시각적 관계를 형성한다.
남서쪽 강을 향해 뚫려 있는 건물 모서리의 커다란 보이드 공간은 타원형의 공간을 만들고 보이드의 두 곡선은 사무실과 발코니로 둘러싸여 커다란 아트리움을 형성한다. 이는 네 개 층에 걸친 구조물의 기하학적 규칙성과 대비를 이룬다.
두 번째 원추형은 강 쪽과 맞닿는 파사드 모서리에서 기둥과 보의 구조적 규칙성을 깨뜨린다. 두 개의 면을 관통하며 도려낸 원형 천공은 두 벽체의 대각선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매스의 조합은 일련의 복도로 둘러싸인 볼륨의 깊이에 거대한 아트리움을 생성한다.
거대한 원추로 분절된 파사드는 외부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여 빛과 전망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한다. 특히 이렇게 분절된 매스는 단순 기하학적 건축물의 형태를 역동적인 관계로 재구성한다.
세 번째 원추형은 각 층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발코니와 맞물려 자연 채광을 가져다주며 전망을 이끌어 낸다. 하나의 원추와 결합된 세 번째 원추는 공간의 투명성뿐 아니라 최적의 자연 채광을 만들어 낸다.
천공 시트는 무작위로 배열된 다양한 크기의 원형 패턴으로 건물 외피를 구성하며,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광을 조절하기 위한 차양 역할을 한다. 겉보기에는 무작위적으로 배치된 것처럼 보이는 파사드는 강물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패턴으로 설계되었다. 그리고 주황색 파사드는 항구지역에 사용되는 산업용 납 페인트와의 연관성을 갖는다.
오렌지 큐브는 공간 프로그램에서 건물, 사용자, 대지, 자연 채광, 조명 공급 장치와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생성하며, 시각적 편안함과 열성능을 제공하는 파사드 덕분에 모든 사무실의 일광 비율은 2%로 낮췄다.
열 회수 시스템이 있는 지열 히트 펌프는 자체 전력 생산으로 사용되며, 건물 전기 에너지의 약 10%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시스템에서 충당된다. 열펌프를 통해 추출된 공기는 고효율 열량을 회수해 새로운 공기로 대체된다.
프랑스 리옹에 건설된 강렬한 오렌지 큐브는 도시의 상징을 나타내는 아이코닉으로의 기능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건축을 추구하는 오늘의 도시에서 건축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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