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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 등장한 ‘유령농부’들… 땅은 일궈도 권리는 없다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07.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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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은 있는데 내 땅이 아니다”…제도 밖으로 내몰린 ‘유령농부’들, 국회 앞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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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은 있는데 내 땅이 아니다...제도 밖으로 내몰린 ‘유령농부’들, 국회 앞서 절규 [사진=임차농 기자회견 참여자 단체사진]

 

실제 농사를 짓고도 ‘농민’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을 ‘유령농부’라한다. 유렁농부로 불리는 ‘임차농들이 제도권 밖에서 방치되고 있다’며 국회 앞에 섰다.


7월 10일, 무더위 속 국회 본청 앞에서 ‘임차농 보호를 위한 유령농부 국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농지를 빌려 친환경 농사를 짓고도 임대차 계약서 미작성 등의 이유로 공식적인 농업인 등록을 하지 못하는 임차농들이 중심이 된 이번 기자회견은, 그들의 절박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이원택, 문대림, 임미애, 임호선(이상 더불어민주당), 김선교(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9개 생산자·소비자단체가 함께 주관했다. 현장에는 50여 명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참석해 임차농의 권리를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농 단호박이 말하는 현실… “인증받았지만, 제도 밖 농민입니다”


현장에는 유기농 인증이 취소된 단호박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은 “제도 밖으로 밀려난 농민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작 농사를 짓는 사람은 있지만, 그들이 ‘공식적인 농민’이 아니기에 각종 지원은 물론 인증조차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실경작 임차농 보호 대책의 즉각 마련 ▲친환경 농지 장기 임차를 위한 ‘농지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농지 이용 체계 안정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친환경농업 2배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농업의 기반인 농지 이용 구조부터 정비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법을 고쳐야 땀 흘린 농민이 보호받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원택 의원은 “친환경 농업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길”이라며 “공익적 가치를 지닌 친환경 농민이 안정적으로 농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미애 의원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쫓겨나는 모순을 바로잡겠다”고 했고, 임호선 의원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반드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정안 발의를 주도한 이들 의원은 임차농이 장기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친환경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제 땅처럼 가꿨지만, 계약 없다는 이유로 내쫓깁니다”


농민들의 발언은 한층 절절했다. 경기 여주의 친환경 농민 김동환 씨는 “10년 넘게 토양을 가꾸며 친환경 농업을 해왔지만,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 어떤 젊은이가 농업을 꿈꾸겠나”고 토로했다.


충남 서산의 전량배 생산자는 “지금 제도는 농민과 지주 모두를 법 위반자로 만든다”며 “제도 개선 없이 지속 가능한 농업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도 함께 외친다… “유령농부의 눈물이 밥상 위에 닿기 전에”


한살림동서울생협 강말숙 이사장은 “농지를 빌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민이 유령처럼 존재해야 하는 현실은 곧 소비자의 밥상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부와 밥상, 생명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 소비자들도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신지연 사무총장은 “헌법이 명시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현실에 맞게 실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국 각지 소비자와 농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임차농 희망우체통’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됐다.


향후 계획… “정부와 국회가 응답할 때까지 행동 이어간다”


참여 단체들은 오는 7월 11일부터 22일까지 국회와 농식품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23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개최해 구체적인 정부 실행계획을 촉구할 예정이다.


끝으로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지완선 회장은 “임차농이 사라지면 농업도, 먹거리도 미래가 없다”며 “더 이상 유령농부가 나오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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