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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의 생명과학 ①] 렌나르트 닐손(Lennart Nilsson), 렌즈 너머 생명의 시작을 기록하다

  • 이승은
  • 입력 2025.07.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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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e Seung-eun's Life Science ①] Recording the Beginning of Life with Len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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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나르트 닐손(Lennart Nilsson), 렌즈 너머 생명의 시작을 기록하다[사진=Stockholm / 그래픽=ESG코리아뉴스]

 

물 한 방울에서 우주를 들여다보듯 생명의 탄생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기원을 비추는 거울이다. 특히 생명 탄생의 신비를 시각적으로 밝혀준 렌즈의 과학은 생명과학의 신비를 해독하는 열쇠가 되고 있다.


한 줌의 세포가 심장이 뛰기까지 인간이라는 신비의 여정은 단순한 생물학을 넘어 존재와 시간 그리고 인류의 이야기이다. 생명과학은 이 경이로운 서사의 해결 실마리에 대한 언어가 되어준다. 따라서 생명의 탄생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일이며, 생명과학은 그 질문에 응답하는 가장 정밀하고 아름다운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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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속 태아의 모습 [사진=Lennart Nilsson /TT]

 

이러한 생명과학의 언어에 렌나르트 닐손(Lennart Nilsson)이 있다. 그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 생명 탄생의 비밀을 세상에 드러낸 사진작가이다. 1965년 LIFE지 표지를 장식한 자궁 속 18주 태아의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 놓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가 사진 촬영에 사용한 장비는 일반적인 카메라가 아니라 독일과 스웨덴 광학회사들이 함께 제작한 특수 초소형 내시경과 렌즈였다. 렌즈의 생명과학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의 목표는 하나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자.”


그는 1953년부터 12년 동안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완성된 사진들은 ‘출생 전 삶의 드라마(The Drama of Life Before Birth)’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고, LIFE지는 해당 호를 800만 부 이상 인쇄하며 매진을 기록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의학적 기록이 아니었다. 사진 속의 태아는 인간의 형상과 감정을 품고 있었고 심지어 엄지손가락을 빠는 모습까지도 담겨 있었다.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찍었을까?” 하는 놀라움과 함께 이 존재가 단지 의학적 대상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라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의학을 넘어 하나의 생명체로


하지만 닐손의 사진은 단순한 경이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과학, 예술, 윤리, 정치가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있었다. 생명이 언제 시작되는지에 대한 논쟁에서 그의 사진은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시각적 증거로 사용되기도 했고 여성의 몸과 생명권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닐손은 이러한 사회적 논쟁에 대해 “나는 기자일 뿐”이라며 생명이 언제 시작되는지는 개인의 신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렌즈는 이미 대중의 감정과 사고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의 사진 이미지가 갖는 힘은 한 번의 출간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났다(A Child Is Born)』는 세계적으로 수십 차례 재출간되었고 그의 사진은 PBS 다큐멘터리 를 통해 영상으로도 재현되었다. 또한 그의 사진들은 1970년대 NASA의 보이저 우주선에 실려 인류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우주로 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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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의 유영 [사진=Karolinska Institutet]

 

닐손의 작업은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인간의 몸을 단순한 해부학적 구조로 보지 않았다. 그의 사진 속 고막의 속 부분으로 고막의 진동을 신경에 전하는 내이(Inner Ear)의 칼슘 결정은 마치 광개토대왕의 비석처럼 우뚝 섰고 나팔관의 주름은 깊은 협곡에 온 것처럼 아름다웠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탄생에 첫걸음을 알리는 정자의 유영(Sperm swimming)은 마치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 같았다. 


생물학자이자 예술가인 어빙 가이스(Irving Geis)는 닐손의 인체 사진을 “우리가 알던 세상의 축소판이자 확장판”이라 평했다.


닐손은 의학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그의 호기심은 의학자 못지않았다. 그는 인간 생명체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수많은 의학적 발견을 시각화했다. 그는 HIV 바이러스가 세포를 침입하는 순간과 말라리아 기생충의 움직임을 포함해 뇌의 미세혈관 구조까지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더 이상 개선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문구는 그가 평생 머물렀던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실 벽에 걸려 있었고 이는 그의 작업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가 된다.


그는 사진으로서 노벨상을 수상하진 못했지만 수많은 과학상과 미디어상을 받았다. 그의 이름을 딴 '렌나르트 닐손 상'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 사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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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나르트 닐손(Lennart Nilsson) [사진=Nicho Södling]

 

닐손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사진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그 경이로움을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시각적 선언문이었다. 


그는 인류에게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만들었으며, 그것을 렌즈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다시 생명 앞에 서게 만들었다. 그의 발자취는 생명과학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고 동시에 인간의 존재론적 본질에 대한 질문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끌어냈다.


렌즈 너머의 세계를 기록한 닐손의 작품은 ‘인간이 인간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었다.

참고자료

1. Ben Cosgrove, ‘Drama of Life Before Birth’: Lennart Nilsson’s Landmark 1965 Photo Essay, Lifestyle 

https://www.life.com/lifestyle/drama-of-life-before-birth-landmark-work-five-decades-later/

2. Professor H James Cleaves, The Origins of Life: A Review of Scientific Inquiry, John Templeton, Earth-Life Science Institute, Tokyo Institute of Technology, April 2020

https://www.templeton.org/wp-content/uploads/2021/07/JTF_Origins_of_Life_Final.pdf?utm_source=chatgpt.com  

3. Lennart Nilsson, A Child is Born, stockholm, 20 May 2010 - 4 Sep 2010, 

https://stockholm.fotografiska.com/en/exhibitions/lennart-nilsson-a-child-is-born

4. Emily Langer, Lennart Nilsson, photographer who revealed unborn life, dies at 94, The Washington post, February 2, 2017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lennart-nilsson-photographer-who-revealed-unborn-life-dies-at-94/2017/02/02/d813cabe-e959-11e6-b82f-687d6e6a3e7c_story.html

5. Jenny Ryltenius, Lennart Nilsson in close collaboration with researchers throughout his life, Karolinska Institutet,  31-01-2017

https://news.ki.se/lennart-nilsson-in-close-collaboration-with-researchers-throughout-his-life

6. Lennart Nilsson, Linda Forsell, A Child Is Born: The fifth edition of the beloved classic--completely revised and updated, 2020. 7. 7

 

 

이승은 / Lee Seung Eun / seungenlee0307@gmail.com

 

미국 Turlock Christian High School 재학 중이며, 미국 최대 청소년 리더십 단체 중 하나인 FFA(Future Farmers of America)에서 TCHS의 FFA 부회장과 연합 FFA 리포터를 역임했다. 퍼블릭 스피킹 대회 및 다양한 리더십 경연대회에서 입상하였고 리더십 컨퍼런스에 학교 대표로 참석하여 글로벌 청소년 리더들과 활동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단체 Premmaa의 SNS 매니저로서 소셜미디어 콘텐츠 기획 및 운영을 통해 디지털 홍보 전략을 실현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ASB(Associated Student Body) 학생회 부회장으로 학교 내 리더십을 실천하며, 초등학교 치어리딩 코치로 봉사와 교육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보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린피스, 350.org, WWF 등 국제 환경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람사르 협약 관련 학술발표 논문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국이에스지위원회 환경청소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The Best ESG Award 청소년 프론티어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국에서 기후 위기 환경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퍼포먼스, 플라스틱 ZERO 친환경 퍼포먼스에도 참여하였다. ESG Korea News의 국제 학생기자로 코이오스의 뷰 Coios View) 기사와 이승은의 생명과학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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