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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사색노트] 비 오는 날, 한가위의 풍경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0.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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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보름달 [사진=David Besh]

 

부슬비가 산등성을 적시는 날 가을의 향기가 한층 진해진다. 국민의 대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오면 마음 한켠이 묘하게 들뜨면서도 차분해진다. 창밖으로 내리는 빗방울 소리는 마치 먼 옛날 조상들의 이야기와 겹쳐져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온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맘때쯤이면 온 가족이 모여 조상의 묘를 찾아간다. 작은 손으로 묘소를 닦고 산길을 오르내리며 조상께 예를 올리는 순간 세상 모든 고민은 잠시 멈춘다. 먼 길을 떠나온 발걸음마다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고 부모님이 걸어온 길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비가 내리는 날의 한가위는 유독 기억에 남는다. 빗물에 적신 풀 냄새, 흙냄새 그리고 은은한 단풍의 색감이 뒤섞이며 조상과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더욱 깊게 한다. 흔들리는 우산 아래에서 나누는 인사와 웃음 속에는 세대를 잇는 정이 담겨 있다.


명절 음식 냄새가 집안을 채우고 부엌에서는 송편이 김을 뿜어낸다. 한입 깨물면 달콤한 속이 입 안에 퍼지고 잠시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간다. 부모님이 차려주신 밥상, 조상에게 올리는 차례상 앞에서 마음을 모으는 시간 그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다.


비 오는 한가위는 조금 특별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빗방울이 부딪히는 지붕 소리, 그리고 조용히 마음속에 스며드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한국적 미풍양속의 정수를 느끼게 한다.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조상과 부모를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웃고, 서로의 손을 꼭 잡는다. 비가 내려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속의 명절 풍경은 언제나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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