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디어 영화 산업인 볼리우드(Bollywood)가 최근 역사 재해석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투샤르 고엘 감독의 영화 ‘타지 스토리(Taj Story)’가 타지마할의 기원을 둘러싼 수정주의적 주장을 담으면서 정치·종교적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타지마할을 둘러싼 오래된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발단은 지난해 개봉한 투샤르 고엘 감독의 영화 ‘타지 스토리(Taj Story)’. 오랜 세월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해 온 타지마할이 사실은 힌두 사원에서 이슬람 영묘로 바뀐 것이라는 주장은 학계에서 이미 반박된 수정주의 이론을 중심 갈등으로 내세우며 파문을 일으켰다.
영화의 주인공은 타지마할 앞에서 수십 년간 같은 전설을 들려온 베테랑 가이드 비슈 다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전해온 이야기가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휩싸이고, 급기야 “타지마할에 DNA 검사를 하자”는 극단적인 제안까지 내놓는다. 개인적 믿음의 균열이 국가적 논쟁과 맞물리며 서사는 무거운 방향으로 흐른다.
문제는 이 영화가 단순한 픽션을 넘어 정치·종교적 민감성을 건드린다는 데 있다. 볼리우드에서는 최근 들어 무슬림 공동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힌두 중심의 역사 서사를 강화하는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고, 그 배경에는 BJP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 기조가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지 스토리’ 역시 시작부터 “역사적 정확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긴 면책 문구를 띄우지만, 일부 관객과 정치인은 이를 “숨겨진 진실”로 받아들이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무굴 시대 건축 기록은 명확하다”며 다시금 반박에 나섰다.
타지마할을 둘러싼 논쟁은 사실 새롭지 않다. 교과서 개정, 무슬림 유적 철거 논란, 봉인된 방 개방 요구 등은 수십 년간 반복돼 왔다. 특히 1980년대 우익 작가 PN 오크가 주장한 이른바 ‘테조 마할라야’ 이론은 근거 부족에도 여전히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환되고 있다.
영화는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한 가이드의 내면적 붕괴와 법정 투쟁이라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슬림 인물들이 적대자로 그려지며 ‘편향적 서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감독과 배우들은 종교적 의도는 없다고 항변하지만, 영화의 구조는 이미 명확한 대립 구도를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타지마할은 여전히 야무나 강변에 우아한 자태로 서 있다. 수백만 명의 방문객은 변함없이 그 아름다움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그러나 그 대리석에 비치는 인도 사회의 이야기는 갈수록 더 복잡하고 분열된 얼굴을 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경고한다. “허구가 진실로 오해되는 순간, 사회는 더 깊은 균열에 빠진다.”
침묵 속에 빛나는 타지마할은 그대로지만, 그 의미를 둘러싼 인도 사회의 논쟁은 이제 새로운 장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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