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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사색노트] 다름 앞에 멈춰 서서, 생각을 건너는 법

  • 유서희 기자
  • 입력 2025.12.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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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차이 [사진=Ba Tik]

 

다름은 언제나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말투, 다른 선택 앞에서 우리는 본능처럼 경계부터 세운다. 그 경계는 때로 침묵이 되고 때로는 날 선 비판이 된다. 기자로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느낀 것은 생각의 차이 그 자체보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갈등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흔히 ‘옳고 그름’의 프레임으로 타인의 생각을 재단한다. 그러나 조금만 물러서 보면 대부분의 차이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에 가깝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각자가 서 있는 자리, 겪어온 시간, 품어온 가치가 다르기에 해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상대의 생각을 틀렸다고 단정하는 순간, 대화는 멈추고 설득은 독백이 된다.


서로 다름을 수용하는 첫걸음은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이해란 동의와 다르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더라도 왜 그런 생각에 이르렀는지를 묻는 태도다. 질문은 판단보다 느리지만 그 느림 속에서 오해는 풀리고 감정은 가라앉는다.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도 바로 이 질문의 힘이다.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나의 확신을 잠시 내려놓는 용기다. 확신은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시야를 좁히기도 한다. 내가 옳을 수 있다는 믿음만큼이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할 때 대화의 문은 열린다. 그 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은 상대의 논리뿐 아니라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계의 단면이다.


또한 우리는 다름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관계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 견뎌야 할 간극으로 인식할 때 해결의 방향은 달라진다. 타협이 아니라 공존, 설득이 아니라 조율이 목표가 된다. 그 과정에서 완벽한 합의는 없을지라도 최소한의 존중은 남는다.


결국 서로 다름을 수용하고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에 가깝다. 끝까지 듣는 인내, 쉽게 단정하지 않는 절제, 그리고 다른 생각 앞에서도 인간을 먼저 보는 시선. 그것이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교양일지도 모른다. 다름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다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 지점에서 비로소 대화는 싸움이 아닌 연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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