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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 본격화…의사 부족 해법 둘러싼 구조적 논쟁 재점화

  • 윤아라 기자
  • 입력 2026.01.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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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 본격화와 의사 부족 해법 둘러싼 구조적 논쟁 재점화 [사진=Karola G]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한국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의사 인력 부족과 공공의료 취약, 지역 간 의료 격차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에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중장기 의사 수급 추계 보고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월 한 달간 매주 보정심 회의를 열어 증원 규모를 논의하고, 설 연휴 이전에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입시 일정과 각 대학의 학칙 개정 시한을 고려하면 사실상 ‘초고속’ 심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35년 최대 5천 명 부족…의사 수 절대량 문제 여전


추계위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의료 이용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35년에는 의사가 최소 1천535명에서 최대 4천923명, 2040년에는 최대 1만1천 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고령화 심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 이용량 확대에 비해 의사 공급이 구조적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인구 1천 명당 활동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인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응급의학과에서는 인력 공백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응급실이나 분만실이 문을 닫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정원 늘려도 해결 안 된다”는 의료계 반론


다만 의대 정원 확대가 의사 부족 문제의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의료계는 단순한 증원보다는 수가 체계 개편과 근무 환경 개선, 전공 선택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수도권과 인기 진료과로 인력이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원만 늘릴 경우, 지방과 필수의료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추계위 내부에서도 의사 수급 예측 모형의 한계와 의료 질 저하 가능성, 현재 의대 교육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들은 정량적 추계 결과 외에도 교육 인프라, 교수진 확보, 수련병원 여건 등 정성적 요소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와 지역 의료 격차, 구조적 처방 필요


의대 증원 논의의 핵심에는 공공의료와 지역 의료 격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지방 중소도시는 필수의료 공백이 일상화돼 있으며, 응급·분만·외상 의료 접근성이 수도권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공병원의 역할이 미흡한 상황에서 민간 의료기관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지역 의료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순 증원이 아닌 ▲지역 의사제 도입 ▲공공의대 또는 공공의료 인력 양성 강화 ▲지방 근무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과 연계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의대 정원 확대가 공공의료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속도전 속 숙의 실종 우려


정부가 매주 보정심을 열어 이달 안에 증원 규모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정책 결정의 숙의 과정이 충분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통상 비정기적으로 열리던 보정심을 매주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만큼, 사회적 합의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대 증원은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국민 의료 접근성과 의료의 질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다. 숫자 조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의사 부족의 원인과 의료 전달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요구되는 이유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이번 논의가 ‘증원 여부’를 넘어 한국 의료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재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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