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능연 “세대별 상흔 효과 확인… 유형별 맞춤 정책 시급”
‘쉬었음’ 상태에 머무는 청년층이 팬데믹(pandemic,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후 일시적 현상을 넘어 특정 세대와 연령대에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2월 12일 발간한 ‘KRIVET Issue Brief 313호(청년 ‘쉬었음’의 사각지대: 세대별 상흔과 연령별 고착화 진단)’를 통해 청년 ‘쉬었음’의 연령별 전이 경로와 코호트(동일 집단)별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원자료(2003~2025년)를 활용해 ‘쉬었음’ 청년이 전체 청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외연적 확산도)과 비경제활동인구(NEET) 내부에서의 비중(내재적 심화도)을 동시에 분석했다.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 확산
분석 결과, 과거 20대 초반에 집중됐던 ‘쉬었음’ 고비중 영역이 최근에는 20대 후반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이 특정 연령대의 일시적 현상을 넘어 청년기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집단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쉬었음’ 비중이 낮아지던 과거 경향이 약화됐다. 최근에는 20대 후반까지도 ‘쉬었음’ 비중이 높게 유지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비경제활동 상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만성화·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팬데믹 충격 이후 ‘하방 경직성’ 확인
연구는 팬데믹 시기 충격과 세대 효과가 결합되면서 ‘쉬었음’ 상태가 세대 간 전이되는 ‘부정적 관성’ 현상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전 연령대에서 ‘쉬었음’ 비중이 급격히 상승한 뒤 현재까지 높은 수준이 유지되는 하방 경직성이 확인됐다. 한 번 상승한 비중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현상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생으로 팬데믹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코호트는 29세에 도달한 이후에도 ‘쉬었음’ 비중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는 이를 ‘세대적 상흔 효과’로 설명했다. 초기 노동시장 진입기의 부정적 경험이 장기적 고립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최근 2000년대생 일부에서 나타나는 조기 고립 경향과 맞물릴 경우,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활력을 저해할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생애주기별 유형 구분 필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청년 ‘쉬었음’ 문제가 단일 원인이 아니라 세대·연령·시기 효과가 중첩된 복합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생애주기별 유형을 구분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9~23세 ‘초기 진입 실패군’에 대해서는 고용서비스 접점을 확대하고, 진로 집단상담과 심리 회복을 병행하는 복지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24~28세 ‘구직 병목군’에는 프로젝트형 일경험 확대와 장기 구직자의 번아웃 예방을 위한 심리상담 연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9세 이상 ‘장기 고착군’에 대해서는 장기 미취업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공공부문 일자리를 ‘경력 형성형’으로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팬데믹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1990년대 후반생 집단에서 ‘쉬었음’ 상태를 유지하는 상흔 효과가 확인됐다”며 “‘쉬었음’ 청년의 외연적 확대와 내재적 심화가 결합되면서 청년 노동시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별 상흔과 연령별 고착화 특성을 고려한 유형별 맞춤형 밀착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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