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무엇을 보게 되는지는 누가 결정하는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이미지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Instagram 속에서 연출된 일상, YouTube 썸네일의 과장된 표정, 그리고 뉴스에서 선별된 한 장의 사진까지. 이러한 이미지들을 접하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현실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과연 진짜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시점에서 이미 우리의 시각 경험은 일정한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오늘날 이미지의 노출과 배열은 개인의 선택 이전에 알고리즘에 의해 조직되고 있다.
‘보여짐’을 결정하는 권력은 누구에게 있는가
과거에는 어떤 이미지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주체가 편집자와 미디어 기관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그 권한이 점차 알고리즘으로 이동했다. Facebook과 Instagram의 피드, TikTok의 추천 시스템은 클릭 수, 체류 시간,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정렬한다. 그 결과,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거나 자극적인 이미지일수록 더 넓게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알고리즘은 ‘사실’보다는 ‘반응’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이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필터로 작동하며,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재구성한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설계한 경로를 따라 정보를 소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지의 ‘진실성’은 재구성되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우리가 무엇을 보게 되는지를 결정한다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제 이미지 자체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있다. Midjourney와 DALL·E와 같은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과 유사한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해낸다. 이러한 기술은 창작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이미지의 진실성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알고리즘은 결코 완전히 객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데이터에 내재된 사회적 편향을 반영하고 이를 재생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특정 직업을 입력했을 때 성별이나 인종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생성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결합해 만들어낸 산물이다.
더 주목할 점은, 이러한 AI 생성 이미지가 뉴스, 광고, 학술적 맥락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복적으로 유통되는 이미지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신뢰를 획득하게 될 경우 허구는 점차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
숨겨진 규칙과 권력
기술은 흔히 중립적인 도구로 인식되지만 알고리즘은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그 내부에는 설계자의 의도, 데이터의 편향, 그리고 플랫폼의 경제적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서로 얽혀 우리가 마주하는 시각 환경을 구성한다.
사용자가 화면을 스크롤하는 행위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특정한 구조에 대한 지속적인 반응 과정이다. 이때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보는 것을 결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알고리즘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질서가 아니라 인간이 설계하고 조정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더욱 구조적이다.
다시 ‘보는 권리’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알고리즘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의심하며 능동적으로 해석하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미지를 접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할 필요가 있다. 이 이미지는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가,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가 그리고 과장되거나 왜곡된 요소는 없는가.
이미지의 미래는 알고리즘에 의해 일방적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역시 특정한 논리에 종속되기보다 다양한 시각과 해석 속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Leaver, T., Highfield, T., & Abidin, C. (2020). Instagram: Visual social media cultures. Polity Press.
2.Abidin, C. (2021). Mapping internet celebrity on TikTok: Exploring attention economies and visibility. Cultural Science Journal, 12(1), 77–103.
3.Mehrabi, N., Morstatter, F., Saxena, N., Lerman, K., & Galstyan, A. (2021). A survey on bias and fairness in machine learning. ACM Computing Surveys, 54(6), 1–35.
4.Mirzoeff, N. (2023). An introduction to visual culture(3rd ed.). Routledge.
5.Mitchell, W. J. T. (2015). Image science: Iconology, visual culture, and media aesthetic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진문/秦雯/ QIN WEN
진문(秦雯)은 중국 루쉰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예술디자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시각디자인과 시각문화를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으며, 재학 기간 동안 중국 예술대학의 인공지능 및 디지털 활용 커리큘럼 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KCI에 게재하는 등 학문적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아울러 한국이에스지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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