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2월 의회에 영구 금지 법안 제출 예정…통과하면 상업적 포경국 일본·노르웨이만 남아
- 올해 긴수염고래 80마리 포획…연간 한도 150마리, IUCN 전 세계 평가에서는 ‘취약’ 종
- 1986년 국제 상업포경 모라토리엄 이후에도 포경 이어온 아이슬란드…정책 전환 기로
아이슬란드가 상업적 고래잡이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최근까지 상업적 포경을 이어온 국가 가운데 일본과 노르웨이만 남게 된다.
국제포경위원회(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IWC) 등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정부는 상업적 포경을 영구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2027년 2월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 정부가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법안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이슬란드는 올해 2년 만에 상업적 포경을 재개했다. 6월부터 9월 말까지 이어지는 올해 포경 기간 동안 9월 9일 기준 긴수염고래(fin whale) 80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긴수염고래 포획 한도는 150마리다.
아이슬란드 해양담수연구소(Marine and Freshwater Research Institute)와 북대서양해양포유류위원회(North Atlantic Marine Mammal Commission·NAMMCO)는 2026년 긴수염고래의 연간 포획량을 최대 150마리로 권고했다. 이는 이전 권고량보다 28% 줄어든 수치다.
150마리 가운데 116마리는 동그린란드·서아이슬란드 관리구역, 34마리는 동아이슬란드·페로제도 관리구역에 배정됐다. 밍크고래는 연간 최대 168마리로 권고됐다.
이번 권고는 NAMMCO와 IWC 과학위원회의 평가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최신 개체수 추정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포획량에 20%의 예방적 감축도 적용됐다.
아이슬란드 상업 포경의 주요 대상인 긴수염고래는 흰긴수염고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동물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IUCN)은 전 세계 종 단위 평가에서 긴수염고래를 ‘취약(Vulnerable·VU)’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 종 단위 평가와 아이슬란드 주변 개체군의 상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아이슬란드는 북대서양 고래 개체군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토대로 일정 범위의 포경은 지속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국제사회의 상업적 포경 제한은 40여 년 전 본격화됐다.
IWC는 상업적 포경으로 감소한 고래 개체군을 보호하기 위해 1982년 상업적 포경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이른바 ‘상업적 포경 모라토리엄’은 1985~1986년 포경 시즌부터 시행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모라토리엄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다.
노르웨이는 모라토리엄 결정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으며 1993년 상업적 포경을 재개했다. 아이슬란드는 1992년 IWC를 탈퇴했다가 2002년 재가입하면서 상업적 포경 모라토리엄에 유보(reservation)를 설정했고, 2006년 상업적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은 2019년 IWC에서 탈퇴한 뒤 같은 해 자국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상업적 포경을 다시 시작했다.
IWC에 따르면 최근 상업적 포경을 실시해온 국가는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일본이다. 아이슬란드의 영구 금지 법안이 통과돼 시행될 경우 상업적 포경을 지속하는 국가는 노르웨이와 일본만 남게 된다.
상업적 포경과 원주민의 생계형 포경도 구분된다. IWC는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 원주민 공동체가 영양 공급과 문화적 필요를 위해 실시하는 ‘원주민 생계형 포경(Aboriginal Subsistence Whaling)’을 상업적 포경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이번 정책 전환은 불과 2년 전 결정과도 대비된다.
아이슬란드 과도정부는 2024년 자국에서 유일하게 상업적 포경을 하고 있는 업체에 5년간의 포경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포경을 둘러싼 동물복지와 고래 보전 문제에 대한 논쟁은 계속돼 왔다.
동물복지단체들은 고래 포획 과정에서 동물이 즉시 죽지 않는 사례 등을 문제로 제기해왔다. 반면 포경업계와 포경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북대서양 고래 개체군의 상태와 과학적으로 산출된 포획량을 근거로 제한적인 포경은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고래를 바라보는 아이슬란드 사회의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고래관광(whale watching)이 주요 관광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고래는 포획 대상인 해양자원뿐 아니라 보전과 관광의 대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이번 영구 금지법 추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아이슬란드가 실제로 상업적 포경을 영구 금지할지는 향후 의회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 결정된다.
아이슬란드는 2006년 상업적 포경을 재개한 이후 국제적으로 상업적 포경을 실시하는 소수 국가 가운데 하나로 남아왔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상업적 포경을 지속하는 국가가 일본과 노르웨이만 남게 된다는 점에서 국제 포경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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