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훈칼럼] 삶을 개선하기 위한 건축, 방글라데시의 ‘METI Handmade School’
- 민경훈
- 입력 2023.02.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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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훈의 건축과 공간정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저개발 국가의 공공건축
유니세프(UNICEF: the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10명 중 1명의 아동이 노동현장에 투입된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아동노동의 사례는 특히 사회적 빈곤의 문제를 안고 있는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아동노동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체적 장애에 대한 위험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초 교육에 대한 결핍을 이유로 방글라데시가 높은 문맹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에 있다. 이는 오랜 과거부터 많은 국민이, 소년기 때부터 노동 시간에 소비되는 시간에 비례해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 노출된 반복된 사회적 문제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어린이의 기초교육을 위해 정부 및 다수의 NGO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며 아동 인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방글라데시의 교육 NGO 딥시카(Dipshikha Society for Village Development)의 지원으로 북부 지역에 건설된 Modern Education and Training Institute-Handmade School(이하: METI 학교)은, 지역사회의 기초교육과 커뮤니티의 노동기회를 제공한 사회적 건축의 사례로 방글라데시 정부와 세계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북부 루드라푸르(Rudrafur)지역에 건설된 METI 학교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애나 에이링거(Anna Heringer)와 아이크 로스웍(Eike Roswag)이 개발한 자연 소재의 친환경 건축 구조법을 중심으로 시공되었다.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도시의 건설 인프라 및 에너지가 부족한 조건에 놓여있다. 이러한 조건으로 콘크리트, 강철, 유리 등의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 보다 오히려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욱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19세때 해당 지역 개선을 위한 NGO지원 봉사활동을 경험한 에이링거는 마을에서 전통적으로 건축을 위해 사용해 온 진흙과 짚의 혼합물에 집중했다.
건축가는 지역의 높은 강수량으로 인한 반복적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건축이 자리하는 기초에 고비용 콘크리트 구조를 활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고려하여 안정적인 내구성과 방수장벽을 제공하는 가마벽돌을 활용한 구조를 선택하였다. 또한, 기초에 방습역할을 위한 가벼운 방수 필름으로 덮어 물이 흙벽으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해 주었다. 특히 건축가는 건축 벽체를 위해 일반 진흙에 내구성을 보완할 수 있는 석회질 점토를 활용한 혼합물을 배합하여 개선된 재료를 개발했다.
METI 학교 건축에서 미학적인 요소를 강조한 표현 요소는 선재구조를 활용한 2층에 나타나는데, 건축가는 마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대나무를 활용한 구조를 적용했다. 새로 개발한 대나무 구조는 수제 삼베 끈과 대나무 가지를 활용해 결합하는 방법으로 강한 내구성을 발휘하며, 매듭을 묶는 수단과 가림막 천으로 사용된 사리(인도 전통 의복)는 지역에 축적된 시간의 역사와 관련 있는 마을의 언어적 과거를 표현한다.
건축가의 아이디어는 이전의 산업재료로 계획하던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건축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소재와 공법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건축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시공에 필요한 인력은 지역 노동자와 마을 주민의 참여로 이뤄졌으며, 그들의 건설교육을 위해 독일의 동료 건축가와 기술자, 그리고 학생들이 현지에서 건축 교육과 동시에 시공에 큰 도움을 주었다.
METI 학교에 담긴 건축가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지역 빈민의 아동교육을 위해 건설되었다. 또한, 목적의 일부는 마을 주민과 아이들이 그들의 문화에 담겨있는 정체성을 깨우는데 있으며, 지역 재료와 지역 문화의 사회적 자원을 활용한 건축을 실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마을 사람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나타낸다. 특히 건물1층 출입구에 새겨진 아이들의 이름에서 공동체의 발전을 엿볼 수 있다. 해가 더할수록 이름 장식은 증가할 것이며, 이는 학교의 사명과 소속감을 반영하는 내재적인 힘을 전달한다.
건축가의 사회적 책임에서 실천된 사회참여건축은, 마을과 주변 지역사회의 성장을 위한 공간생산의 미래에 청사진을 제시했다. 건축가는 학교의 건설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가용할 수 있는 공간 생산의 기술과 지식을 제공하였고, 무엇보다 빈곤과 무력함에 노출되어 있는 마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했다. 특히 어린이의 교육권과 지역 주민의 노동권은 미래를 위한 사회적 자원으로 성장 잠재성을 부여한다.
2005년 학교가 완성되고, NGO와 지역사회는 동일한 방법의 건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건축기술을 제공하는 전문가의 부재와, 장비 및 자원이 부족할 것이라는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2017년에 계획하고 2020년에 준공한 장애인 센터 및 직물 스튜디오 아난달로이(Anandaloy) 프로젝트가 완성되었고, 그들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아난달로이는 건축가가 설계에만 참여하고, 시공에 대한 부분은 지역 노동자들 스스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건축의 결과에 나타나듯 해당 지역은 상대적으로 주변지역에 비해 많은 사회적 혁신을 스스로 이루고 있다. 거대하고 튼튼한 지역재료 건축의 재발견과 공동체의 결속을 통한 공간생산에서 마을은 스스로 문제를 개선하고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무엇보다 마을 어린이의 건강한 교육권을 위해 시작된 건축은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는 방식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의 성장을 유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합리적인 방법의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덧붙이는 글 I 민경훈 (Min Kyeong Hoon)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 미술학사, 동대학원 실내설계 석사, 동대학원 건축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참여건축과 공간정의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연구했으며,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공간정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및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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