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rge Mario Jáuregui, 도시 빈민가의 변화를 위한 사회건축프로젝트
세계도시의 미래를 위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가난한 시민들에 의한 인구의 과밀현상과 비공식 정착지의 빠른 확산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도시의 비공식 정착지의 확장에 대한 사회적 움직임은 1976년 벤쿠버에서 개최된 유엔 인간 정착 프로그램(United Nations Conference on Human Settlements)의 첫 번째 주거 회의를 통해 정치적인 이슈로 관심을 나타내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은 ‘인권’이 결여된 삶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UN 회원국은 해당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이 더욱더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다.
해당 회의의 결과로 ‘적절한 주거(adequate shelter)’에 대한 최초의 정의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 국가의 권장 사항을 마련함으로써 도시의 비공식 정착지의 개선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제시되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UN회원국 정부들은 도시의 비공식적 정착지에 대해 무차별적 제거의 대상이 아닌 확립된 사회적 사실로 인식하여 점차 더 큰 도시적 맥락에 통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가장 큰 나라인 브라질에서는 제도적 허용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립된 사회 구조를 보존하면서 빈민가를 개선하기 위한 건축 방법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는 세계에서 주거환경이 취약한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해당 도시에 구성된 빈민가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한 다수의 비공식 거주지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브라질과 같은 저개발국가의 중심 기능을 하는 다수의 도시에는 주로 급속한 인구 증가로 인해 주택문제가 발생하는데, 도시화는 계획되지 않은 주거시설에 대한 무차별적 생산을 시작으로, 폐기물처리 시설, 상하수도 시설, 그리고 공공 서비스 시설 등의 드러나지 않는 복합적인 문제를 포함한다. 더욱이 이러한 저개발국가의 도시로 이주하는 많은 시민 또는 이민자들은 대부분 주택을 구입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으며, 그들은 주거를 위해 무단 거주지역 내에서 자발적인 정착지를 마련하는 현실에 놓여있다.
브라질 정부와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은 리우 시 빈민가의 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Favela-Bairro’라고 불리는 9년 프로그램을 설립했으며, 이것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비공식 거주지 개선 프로젝트다.
그들은 ‘Favela-Bairro’ 프로젝트를 위한 공개경쟁을 통해 선정된 브라질의 사회주택 건축가 Jorge Mario Jáuregui(이하: Jáuregui)가 운영하는 Jorge Mario Jáuregui Architects(이하: JMJA)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도시 및 건축 설계를 의뢰했다.
JMJA는 리우 시에 기반을 두고, 도시의 '공식' 및 '비공식' 지역 모두에서 공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리우의 빈민가 업그레이드 및 도시의 나머지 지역과의 통합에 대한 도시 및 건축 이니셔티브로 잘 알려져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1978년에 정치적인 이유로 브라질로 이주한 Jáuregui는 1980년대부터 리우 시의 도시계획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저소득 빈민 집단과 공식적인 시민 집단 사이에 자리한 사회적·경제적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공간적 개선을 고민했다.

‘Favela-Bairro’ 프로젝트 이름에서 예상했듯, 건축가와 정부는 도시 내 황폐한 빈민가를 의미하는 Favela를, 건축적 변화를 통해 주민 거주지를 의미하는 Bairro로 바꾸는 것을 추구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공식적인 도시공간과 비공식적인 도시공간을 연결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JMJA은 1996년 Vidigal 지역의 Favela-Bairro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괄 계획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JMJA가 수행하는 Favela-Bairro 프로젝트에는 주택 이외에도, 레크레이션 활동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어린이 교육시설, 공유 주방 등의 건설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또한, 물, 배수 및 전기공급의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폐기물 수집 및 긴급 서비스를 위한 이동권을 위한 도로 및 인도의 개선 프로그램도 포함하고 있다.
Vidigal 지역은 리우 시 남부 해변에 공식적인 도시와 약 1Km 떨어진 비공식 정착지로, JMJA가 목표하는 공식과 비공식을 연결하기 위한 도시계획 모델이었다.
건축가는 빈민가 개선 프로젝트에서 무엇보다 공공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Vidigal 마을 진입에 시작 위치에 해당하는 Articulation Square는 총괄 계획 제1구역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로, 공동체의 자유로운 문화활동 및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를 부여한다.
또한 마을 중간에 직업 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주민의 직업 교육 및 알선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프로젝트 이후 마을 좌측 전경 이미지에 나타나듯, Vidigal 지역 주민을 위한 Sports Court와 Olympic Village를 새롭게 구성하였고, 각 세대에 접근할 수 있는 인도 및 차도를 개선하였다.
이외에도 공동체가 이용할 수 있는 세탁시설과 어린이집, 시니어 센터, 환경 공원 등 소규모의 건축적 전략을 통해 신속하고 필수적인 지역의 생활을 개선하여 지속가능한 공간의 혁신적인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거주가 불가능한 판잣집의 대안으로 주변 지역의 대체 주택을 제공하여 거주민의 이동을 최소화하였고, 지역 폐기물 관리센터 구축하여 위생을 위한 공공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했다. 이처럼 건축가는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주민의 제도적인 권리를 부여하여 거주자들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필요를 제시했다.
Favela-Bairro 프로젝트는 리우 시의 다수 비공식 거주지에 같은 목적으로 수행되었으며, 공공 인프라 구축 및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정착지의 점진적인 합법화와 조성 등 추가적인 사회 복지 프로그램과 같은 다른 조치들을 수반하며 진행되었다.
전체적으로 Favela 개선 프로젝트는 지역 단체에 충분한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MJA의 도시계획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 방식은 빈민가 내의 이동을 원할하게 하고, 도심과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연결 가능성을 높이고 위생 및 소방시설의 개선을 통한 건강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며 무엇보다 빈민가의 공간적 권리의 지위를 개선하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리우 시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5개 빈민가의 약 45만명의 주민에게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Favela-Bairro 프로그램의 자금지원이 종료된 2008년, 건축가는 범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11개의 빈민가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에 위치한 리우의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 대한 의뢰를 받았다. Favela-Bairro 프로젝트가 작은 개입을 통한 개선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반면,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는 큰 도시부지를 완전히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훨씬 더 광범위한 프로젝트이다.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는 단지를 구성하는 비공식 빈민가와 도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철도의 고가화를 통해 이동 관계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장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안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지상 공간을 활용한 시민회관과 중학교, 영화관, 도서관, 법률 지원센터, 보행 보건실 등 공공 복지시설과 기차역을 연결하는 2Km의 공원을 마련하여 커뮤니티를 위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JMJA는 빈민가와 같은 비공식 지역을 위한 네 가지 과정을 통해 도시계획을 수립한다.
첫 번째, 해당 장소를 직접 걷고 공간을 경험하며 커뮤니티에 필요한 정보의 파편들을 수집하는 작업이다.
두 번째, 정부의 공모 또는 제안사업과 같은 공식적인 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현장 정보를 수집할 컨설턴트를 고용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간다.
세 번째, 프로젝트 입찰 후 공사가 시작되면 건설 회사가 최소 현지 인력의 40%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 교육 및 협동조합 등의 노동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프로젝트 기간 또는 이후에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효과를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공사 종료 이후 정부에서 해당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해당 장치를 통해 건축가, 엔지니어, 사회복지사, 시청 공무원 등 모두가 지역사회의 갈등을 중재하거나 완화하는 것을 목적한다.
이처럼 JMJA의 방식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도시계획을 위한 건축가와 기획자 및 정책결정자 등의 이해관계자가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한 창구를 마련하여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공간 전략은 형태적인 재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 및 공식적 환경 사이의 관계에 ‘건축적 개입’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커뮤니티의 가치를 생산한다.
덧붙이는 글 I 민경훈 (Min Kyeong Hoon)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 미술학사, 동대학원 실내설계 석사, 건축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참여건축과 공간정의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연구했으며,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공간정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및 사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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