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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이사 리사 쿡 ‘해임 시도’…연준, 법원 판단 따를 것, 해임엔 ‘사유’ 필요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08.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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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해임을 통보한 연준 이사 리사 쿡 [사진=연방준비제도이사회+the white house, 그래픽=ESG코리아뉴스]

 

8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 리사 쿡을 즉각 해임한다고 발표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둘러싼 전례 없는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진술’ 의혹을 이유로 들며 연준법의 ‘정당한 사유’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같은 날 쿡 이사는 “대통령에게 해임 권한이 없고 법적 사유도 없다”며 사임을 거부했고, 변호인을 통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서한은 “즉시 해임”을 통보하며 연방주택금융청(FHFA) 윌리엄(빌) 풀트 국장이 법무부에 제출했다는 형사 고발(referral)을 인용했다. 


서한은 2021년 쿡 이사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 주택의 대출 서류에서 각각 ‘주거지(primary residence)’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들어 “허위 진술의 개연성”을 주장했다. 이 문건은 대통령 기록 아카이브 사이트에도 게재됐다. 


연준의 첫 공식 반응은 신중했지만 핵심은 명확했다. 연준 대변인은 “연준은 언제나처럼 법원의 모든 결정을 준수할 것”이라며, 이사회 위원의 장기 임기와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한 해임 규정이 통화 정책의 독립성과 공익을 지키는 안전장치임을 재확인했다. 


즉, 대통령의 즉각 해임 통보에도 쿡의 지위는 법원의 판단 전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다. 연준은 최대 고용, 물가안정, 금융시스템 원활화라는 법정 책무를 “법이 정한 대로 계속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쿡 이사는 사임을 거부했다. 그의 법률대리인 애비 로웰은 “대통령에게 쿡을 파면할 권한이 없다. 고발장만으로 한 해임 시도는 사실적·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불법 행위에 대한 소송 제기를 예고했다. 쿡 본인도 “대통령이 ‘사유’를 내세워 나를 해임한다고 했지만, 법에 따른 사유는 존재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반대로 연준법 제10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연준 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 연준법은 이사 임기를 14년의 장기로 보장하면서도 대통령이 ‘사유가 있을 때’ 해임할 수 있음을 명시한다. 


다만 이 조항이 현대의 연준 독립성 원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그리고 ‘사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특히 임명 이전의 사적 행위를 근거로 현직 해임이 가능한지는 법원이 가려야 할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조계와 학계는 이번 사안이 연준 111년 역사에서 유례가 없다고 평가한다. 다수 전문가는 ‘원인 때문에(for cause)’의 의미를 공직 수행과 직무상 비위에 한정해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일부는 쿡의 주택 대출 거래가 2022년 연준 입성 이전의 일이며 상원 인준 당시 공개 검증을 거친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사후적으로 이를 파면 사유로 삼는 해석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과적으로 이 분쟁은 하급심을 거쳐 대법원 판단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정책적 파장은 적지 않다. 쿡이 물러나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지명권이 커지고 이사회의 과반을 자신의 인사로 채울 가능성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의 후임에 대해 “여러 명의 좋은 사람”을 거론했으며, 임시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런을 포함해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등의 이름이 언급된다.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회의(FOMC)는 9월 16~17일로 예정돼 있어 그전까지 법원이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쿡은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FHFA 풀트 국장이 8월 15일자로 법무부에 보냈다는 형사 고발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즉시 해임’을 통보했지만 쿡은 “법적 근거 없는 정치적 압박”이라며 결사항전을 예고했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대통령의 해임 재량과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 그리고 ‘사유’의 법적 의미를 둘러싼 미국 헌정·금융사적 분수령이 될 판결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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