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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공 폐쇄’ 경고…미·베 관계 다시 긴장 고조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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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the white house]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베네수엘라 영공을 “전면 폐쇄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항공사와 조종사, 그리고 범죄 조직까지 폭넓게 언급하며 베네수엘라 상공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가장 최신의 조치다.


미국 정부는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으로는 마두로 정부를 흔드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CIA가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시인했으며, 마두로와 측근들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넓혀 놓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식민주의적 위협”이라 규정했고, 마두로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군부에 국가 수호 준비를 갖추라고 당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베네수엘라는 “무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이 실제로 다른 나라의 영공을 폐쇄할 수는 없지만, 미국 연방항공청은 이미 베네수엘라 상공 비행이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며 항공사들에 주의를 요청했다. 2019년부터 미국의 베네수엘라 직항편은 모두 중단된 상태지만 일부 항공사는 남미 노선을 위해 여전히 해당 영공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사우던 스피어’ 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12척 이상의 군함과 1만 5천 명의 병력을 지역에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 장병들과의 통화에서 해상과 육상의 마약 밀매 경로를 모두 차단할 것이라며 지상 작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강경한 조치 속에서도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마두로 정부는 여러 비공식 채널을 통해 백악관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두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필요하다면 마두로와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며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내부 분위기는 복잡하다. 오랜 경제 위기와 정치적 혼란을 겪어온 국민들은 이번 상황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새어 나오지만, 사람들은 공개적으로는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감시가 강해지면서 단순한 메시지를 공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체포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음악과 할인 광고가 흐르고, 그 사이로 마두로 대통령의 연설이 반복되며 묘한 대비를 만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압박과 군사적 움직임이 언제든 현실적인 위협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양국의 긴장은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압박과 베네수엘라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삶은 다시 한 번 외교적 긴장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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