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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열정이 사라진 월드컵... 축제가 아닌 ‘수익 이벤트’로 변질된 세계 최대 스포츠 대회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2.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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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월드컵 홍보 이미지 [사진=FIFA homepage]

 


2026년 여름 북미에서 열리는 남자 FIFA 월드컵을 약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전 세계 축구팬들은 기대보다는 깊은 좌절을 느끼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공개한 티켓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면서 월드컵이 더 이상 팬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아니라 고가의 상업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주 FIFA는 참가국 축구협회에 경기 티켓을 배정하는 ‘참가회원협회(PMA) 배정’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각 협회가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티켓을 판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정작 그 가격은 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예를 들어 결승전 티켓의 최저 가격은 4,000달러(약 ₩5,900,000)를 넘는다. 그룹 스테이지 최저가도 265달러(약 ₩390,000)이며, 잉글랜드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가장 저렴한 결승전 티켓은 4,185달러(약 ₩6,180,000), 최고급 좌석은 8,680달러(약 ₩12,800,000)에 달한다. 이러한 가격은 단순 입장권 비용을 훨씬 넘으며, 교통비·숙박비 등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경기장을 찾는 데 드는 총비용은 더욱 커진다.


이로 인해 팬들은 “인생을 걸고 응원하는 팀을 따라가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축구 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유럽 축구 서포터즈(FSE)는 “FIFA가 가장 헌신적인 팬들에게 부과하는 티켓 가격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하며 티켓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열성적인 한 팬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자신의 대표팀을 직접 관람하려면 최소 6,900달러(약 ₩10,180,000)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보다 거의 5배 이상 상승한 금액이라고 외신은 밝혔다.


문제는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경기 티켓 가격이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수요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 방식이 도입됐다. 같은 조의 경기라 해도 나라별로 가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어떤 팬은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구조는 월드컵이 추구해왔던 평등성과 보편성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팬들을 대표하는 서포터즈 협회는 “많은 팬들에게 이번 가격 구조는 지나친 수준이며, FIFA가 팬들의 충성심을 오직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티켓 구매를 포기하거나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한편 FIFA는 이번 월드컵이 “팬들에게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가장 저렴하게 책정된 조별리그 경기 티켓은 60달러(약 ₩88,000)부터라고 밝혔으나, 이러한 저렴한 티켓은 각국 협회에 주어지지 않아 대부분의 열성 팬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일부 팬 단체들은 “월드컵의 전통, 보편성, 문화적 중요성을 존중하는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티켓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단지 가격에 대한 불만을 넘어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월드컵은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축제였다. 그러나 점점 더 돈과 수익을 앞세운 이벤트로 변해가면서 팬들 스스로 대회 현장을 떠나고 있다. 2026년 월드컵이 과연 팬들이 다시 돌아오고 축제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상업화의 상징으로 남을지는 FIFA의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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