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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기 총선과 ‘식품 소비세 인하’ 카드…한국이 주목해야 할 이유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1.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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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 재정 실험, 엔화·국채·아시아 금융시장까지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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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조기 총선을 발표한 다카이치 총리 [사진=Prime Minister’s Office of Japan,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단행하면서 ‘식품 소비세 2년 유예’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급등한 물가로 불만이 커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지만 이 결정은 일본 국내를 넘어 아시아 금융시장과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 ‘식품 소비세’인가


일본은 2019년부터 일반 소비세율 10%, 식품에는 경감세율 8%를 적용해 왔다. 식료품은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역이다. 최근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4년 동안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는데 상승의 상당 부분이 식품 가격에서 비롯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8% 식품 소비세를 2년간 면제해 가계 부담을 즉각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부가가치세 중 생필품 세율을 한시적으로 없애겠다는 공약에 해당한다.


재정 건전성 우려…시장 반응은 즉각적


문제는 일본의 재정 상황이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50%를 넘는 수준으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세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연금·의료비를 떠받치는 핵심 세원이다.


일본 정부 추산에 따르면 식품 소비세 8%를 폐지하면 연간 약 5조 엔(약 317억 달러)의 세수가 사라진다. 이는 일본의 연간 교육 예산에 맞먹는 규모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채 발행으로 이를 충당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발표 직후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75%까지 치솟아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일본이 결국 빚을 더 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베노믹스 시즌2’인가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노선을 계승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대규모 재정 지출과 완화적 통화 정책이었다. 이번 소비세 인하 공약과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 편성은 ‘아베노믹스 시즌2’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키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이미 충분한 경기 부양책을 시행한 상황에서 추가 감세는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물가가 오르면 일본은행은 통화 정책 정상화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이는 다시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한국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금리와 환율이다.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글로벌 자금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엔화 약세가 완화되거나 반대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데 이는 원·엔 환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원·엔 환율은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직결된다. 특히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또한 일본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아시아 전반의 채권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총선 결과가 관건


결국 관건은 조기 총선 결과다. 다카이치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할 경우 소비세 인하를 넘어 보다 본격적인 확장 재정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선거에서 고전할 경우, 감세 공약은 후퇴하거나 축소될 수 있다.


일본의 선택은 단순한 국내 정치 이벤트를 넘어 고령화·재정 적자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된다. 일본의 ‘감세 실험’이 경기 회복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재정 불안의 신호탄이 될지, 한국 경제 역시 그 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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