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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코칭언어] ④ 질문이란 살아있다는 증거

  • 강윤영
  • 입력 2026.04.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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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속에서 잃어버린 질문, 다시 삶을 움직이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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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이해를 돕는 이미지 사진 [사진=Ai]

 

우리는 얼마나 자주 질문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모르면 물어서라도 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오랫동안 혼자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이었다. 크고 작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묻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으려 애썼다.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몰라도 아는 척해야 했던 순간들, 어떻게든 해내는 척이라도 해야 했던 시간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종종 더 큰 시행착오로 돌아오기도 했다. 스스로의 판단과 단정,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결국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어린 시절이었다. 나는 호기심이 많아 자주 질문을 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어른들은 내 질문을 끝까지 들어줄 여유가 없었고, 때로는 말을 막거나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저 소통하고 싶어 던졌던 질문은 점점 마음속에 쌓였고, 나는 어느새 묻지 않는 사람이 되어갔다. 질문이 막힌 자리에는 대신 침묵이 들어앉았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 법을 익혔고, 스스로에게도 묻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오랫동안 믿었다. 그렇게 질문도 소통도 하지 않는 침묵의 시간이 오래 이어졌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길을 안내해 준다. 그렇다면 마음의 길을 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은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게 하고,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비추는 내면의 네비게이션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왜 가야 하는지 이유만 묻고 정작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한 채 멈춰 서 있기도 한다. 방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질문을 잃은 것일 수도 있다.


좋은 소통에는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열린 질문이어야 한다. 코칭을 배우며 나는 질문이 가진 힘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코칭에서 질문은 답을 끌어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상대가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신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답을 발견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때로 오래 걸리기도 한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것,

침묵조차 하나의 대화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 역시 코칭의 질문이 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에 있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다. 코치는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믿고 의식을 확장시키는 질문을 건넨다. 그 질문은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마중물을 붓듯 말이 흘러나오도록 돕는다. 그래서 코칭의 대화에서는 정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질문의 힘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소통이 일상이 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질문을 주고받는 경험 또한 부족해지고 있다. 특히 대면 소통이 줄어든 세대에게 질문은 더욱 낯선 언어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일수록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의 능력이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얻어지는 답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AI는 질문을 받아 답을 줄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는 결국 사람이 알아야 한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은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길러진다. 그 연습 없이는 어떤 도구도 제 힘을 내지 못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질문이 불편한 옷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딱 맞지 않는 사이즈처럼, 상대의 의도와 무관하게 내 몸 어딘가를 조여오는 느낌. 그럴 때 돌아보면 질문 자체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상태, 그 말 뒤에 담긴 시선이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상태의 내가 필요하다.

상대를 향한 진심,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여유 있는 시선.


그 위에서 던지는 질문만이 상대를 열게 한다. 의도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오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그래서 더더욱 조심스럽고 따뜻한 질문이 필요하다.


누군가 내게 질문을 건네고 있다면, 그것은 관심의 표현일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그 한마디를 먼저 건넬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이 필요할 때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묻는 것은 결코 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살아 있기에 궁금하고, 궁금하기에 묻고, 묻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 나는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그리고, 누군가에게 어떤 질문을 건네고 있는가.


소통은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 거울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좋은 질문을 꺼내 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ㅣ강윤영 (Kang Yoon Young)


'꿈글'로 활동하며 사람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설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4년간 글쓰기와 북마케팅 활동을 이어오며 정신건강문화사, DID드림코칭센터 등 브랜드 및 프로젝트의 콘텐츠 기획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출판 브랜드 ‘달별담’을 통해 글과 코칭을 기반으로 출판 프로젝트와 글쓰기 커뮤니티, 북살롱을 운영하며 개인의 서사가 삶과 브랜드로 확장되는 과정을 돕고 있다.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는 철학 아래 사람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콘텐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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