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PWR 시행 앞두고 재사용·추적 의무 강화…비용·ESG 리스크 현실화
글로벌 수출입 물류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일회용 팔레트’ 구조가 규제와 비용 부담, ESG 요구 확대로 전환 압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제품 적재를 위해 팔레트를 구매한 뒤 해외 운송 이후 이를 회수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폐기하는 방식을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다. 이 같은 구조는 장기간 유지돼 왔지만, 폐기 비용과 자원 낭비, 환경 부담 측면에서 비효율성이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국가별로 상이한 팔레트 규격은 재사용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일본은 1100×1100mm, 유럽은 1200×800mm 및 1200×1000mm, 북미는 40×48인치 규격을 사용하는 등 표준이 달라 동일 팔레트를 국가 간 순환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한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6년 시행 예정인 유럽연합의 포장재 규제인 PPWR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이 물류 구조 변화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PPWR은 포장재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로, 기존에는 박스나 플라스틱 포장재 중심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물류 단위인 팔레트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팔레트는 단순 운송 도구가 아닌 관리 대상 포장재로 재정의되고 있다.
특히 규제의 핵심은 책임 구조 변화다. PPWR 체계에서는 포장재의 폐기 및 재활용 책임이 유럽 내 수입자에게 부과된다. 이는 수입기업이 팔레트 폐기 비용과 재활용 처리, 규정 준수 여부까지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비용 요소들이 현실적인 부담으로 부상하고 있다. 팔레트 폐기 처리 비용, 재활용 분리 비용, 행정 신고 비용, 규정 미준수 시 벌금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비용은 향후 거래 조건이나 납품 단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PPWR은 포장재의 이동과 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추적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일회용 팔레트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는 이러한 추적이 어려워, 향후 ESG 공시 및 규제 대응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유럽 수입기업들은 공급업체에 대해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여부, 폐기 책임 구조, 관련 데이터 제공 가능성 등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물류 자재 선택이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거래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물류 개선이 아닌 ‘공급망 구조 변화’로 보고 있다. 일회용 중심의 기존 시스템이 규제와 비용, ESG 요구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면서 재사용 기반 구조로의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물류에서 재사용 가능성, 추적 체계, 환경 영향 등이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류 운영 방식 전반의 재설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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