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벽을 허물고 다시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
나의 삶은 코칭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 돌이켜보면, 나의 어린 시절에 가족 간의 사랑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것을 표현할 여유가 없었다. 늘 바쁜 생계에 치여 소소한 마음을 나누는 소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음을 꺼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였던 시절이었다.
부러진 나뭇가지는 반드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고 한다. 나누지 못하고 표현되지 못한 마음은 결국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관계 안에서 소통의 벽은 날로 높아지고, 그렇게 쌓인 벽은 스스로 깨부술 용기를 내지 않는 한 오히려 더 단단해질 뿐이다. 절대로 저절로 허물어지지 않는다.
코칭을 만나기 이전의 나는 늘 막막했다. 아무리 애써 살아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고, 관계는 자꾸 부딪히고 어긋났다. 표현되지 못한 마음은 결국 다른 방식으로 터져 나왔다. 술이나 쇼핑, 폭식으로 감정을 달래려 했고, 사람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엇갈렸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장 아픈 언어를 건네고 있었다. 엄마에게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며 큰소리를 쳤고, 퇴근 후 남편을 마주하는 시간조차 버거웠다. 얼굴을 보기 싫어 방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만의 시간을 택했지만, 그럴수록 갈등은 더 깊어졌다. 쌓여 있던 마음의 화는 결국 말싸움을 넘어 몸싸움으로 번졌고,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더 가슴 아팠던 건, 그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어느 날, 아이들이 어른들의 싸움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나는 나대로의 방식으로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 모습을 그대로 배우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그 절박함 끝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코칭을 만나게 되었다.
수년 전, 동네 엄마들과 함께 그룹홈 아이들을 돕는 봉사를 한 적이 있다. 가정의 여러 사정으로 부모와 떨어져 살아가는 아이들이었다. 주말에만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때는 코칭을 전혀 모르던 시기였지만, 그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오래 머물렀다.
'조금 더 다르게 사랑할 수는 없었을까? 조금 더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었을까? 조금 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없었을까?'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부모의 품을 떠나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물론 나는 그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돌보지 못한 마음으로, 만약 내 아이들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까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날 이후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코칭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코칭을 배우기 전까지의 나는 그 질문 안에서 혼자 부딪히고, 깨지고, 상처받으며 살았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고, 이해받고 싶어 하면서도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자식을 기른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아니다. 그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갈 수 있도록 부모 또한 함께 길러져 가는 과정이다. 아이를 키운다고 믿었지만, 돌아보면 아이를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은 부모였다. 사랑하는 법도, 기다리는 법도, 상처 주지 않는 언어도 결국 아이를 통해 다시 배워가게 된다.
그래서 양육은 한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면서, 동시에 부모 자신의 삶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여정이다.
코칭은 그런 나를 깨우는 성장의 과정이었다. 굳어버린 마음에 다시 물길을 내어, 감정이 흐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가는 대화. 나는 코칭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코칭은 마음을 살리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결국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사람의 표정이 달라지고, 관계의 공기가 달라지며, 삶의 방향까지 달라진다. 나는 그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그래서 지금도 매주 코칭을 배우고 있다. 코치로 성장하는 이 시간은 내 삶에서 가장 감사한 순간들로 채워지고 있다.
코칭 공부의 시작에는 늘 '감사'가 있다. 한 주 동안 감사했던 일을 나누는 시간. 예전에는 한 번도 감사하다고 느껴본 적 없던 나의 삶이, 어느 순간 온통 감사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 변화가 참 놀랍고, 또 깊이 감사하다.
나에게 코칭은 구명조끼 같은 존재다. 숨 막히던 마음에 다시 숨을 쉬게 해준 고마운 친구다.
2년 전 시작한 이 공부는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모습까지 바꾸어 놓았다. 딸의 얼굴이 밝아지고 말의 표현이 달라졌고, 그 변화를 지켜본 친정엄마까지 함께 코칭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 가족 안에서 오가는 언어가 달라졌고, 그로 인해 관계의 온도도 달라졌다.
사람은 쉽게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바꿀 수 있다. 마음이 바뀌면 말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면 관계가 달라진다. 그 변화는 결국 나를 살리고, 내 가족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힘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코칭을 공부한다. 주말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 내 마음의 언어를 배우는 시간.
그 언어로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시간.
"다들 그러고 살잖아"라고 단정짓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배우는 것을 시도해보았으면 한다. 익숙한 체념을 내려놓고, 낯선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그 한 걸음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언어가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언어를 배우는 일이기에.,,
덧붙이는 글 ㅣ강윤영 (Kang Yoon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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