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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 땅속에만 있지 않다”…유엔환경계획, 자원 재활용·책임 있는 채굴 강조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11.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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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정에너지·디지털 전환에 구리·리튬 등 수요 급증, 2040년까지 핵심 광물 수요 약 2배 전망
  • 건물·자동차·전자제품 속 금속 재활용 주목, 광물 확보 경쟁 속 환경·인권 보호 과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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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환경계획, 자원 재활용·책임 있는 채굴 강조 [사진=UNEP X]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산업이 확대되면서 구리와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의 확보가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광산 개발만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환경 훼손과 공급망 불안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이에 이미 사용된 제품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자원순환이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청정에너지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핵심 광물 수요 증가를 지적하며, 재활용과 책임 있는 채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NEP는 “핵심 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광물들은 어디에서 확보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해답의 일부는 이미 우리 주변의 건물과 자동차, 전자제품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광물 공급 문제를 새로운 자원 채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제품에 포함된 금속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순환경제 체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UNEP가 소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청정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전자제품 산업의 성장으로 핵심 광물 수요는 2040년까지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수요가 최대 여섯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핵심 광물 가운데 구리는 전력망과 전기자동차, 건물 배선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금속이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의 배터리 생산에 활용되며, 일부 희토류는 전기모터와 풍력발전기 등에 사용된다.


특히 전기화가 확대될수록 구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UNEP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최대 네 배 많은 구리가 사용될 수 있다.


문제는 광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신규 광산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광물 생산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이 지정학적 갈등이나 수출 규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광산 개발에 따른 산림 훼손과 생물다양성 감소, 수질오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생산 지역에서는 노동자의 안전과 아동노동, 원주민 권리 침해 등 사회적 문제도 제기돼 왔다.


UNEP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물의 생산부터 사용과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자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리 재활용이다.


UNEP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생산된 구리의 약 3분의 2는 현재도 전선과 배관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리는 적절한 공정을 거치면 물성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순환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평가된다.


스페인에 기반을 둔 구리 재활용 기업 라 파르가(La Farga)는 스페인과 미국의 시설에서 연간 약 20만 톤의 구리를 처리해 철도와 자동차, 전력 산업에 공급하는 재활용 구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건물 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전선과 배관, 사용이 끝난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새로운 광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급원이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광물 재활용 확대가 신규 광산 개발 수요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EA의 ‘핵심 광물 재활용(Recycling of Critical Minerals)’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기후 공약이 이행되는 시나리오에서 재활용 확대는 2050년 신규 광산 개발 필요량을 광물별로 약 25~4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적 효과도 크다. IEA는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니켈과 코발트, 리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신규 채굴을 통해 생산된 광물보다 평균 약 80% 적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활용만으로 모든 광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정에너지 설비와 전력망의 확대로 광물 사용량 자체가 증가하고 있고, 이미 건물과 자동차 등에 사용 중인 금속은 제품의 수명이 끝나기 전까지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UNEP는 재활용 확대와 함께 책임 있는 광물 채굴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 있는 채굴은 광산 개발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며, 광물이 생산되는 지역사회에도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접근이다.


광물 생산과 가공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기업이 사용하는 광물이 어디에서 생산됐고 어떤 환경·사회적 영향을 거쳐 공급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엔은 2025년 12월 핵심 에너지 전환 광물 관련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으며, 2026년 7월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위급 회의를 개최해 투명하고 공정한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협력을 논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핵심 광물 문제가 단순한 자원 확보 경쟁을 넘어 환경 보호와 인권, 산업 경쟁력, 국제협력이 결합된 과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광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폐배터리와 전자폐기물, 산업용 금속의 회수·재활용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재활용 역시 처리 과정에서 유해물질과 폐수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환경관리와 안전기준이 필요하다. 자원을 다시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활용 공정이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UNEP가 이번에 강조한 핵심은 분명하다.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에너지 확대가 또 다른 환경 파괴와 사회적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광물을 확보하는 노력과 함께 이미 사용 중인 자원을 더 오래 활용하고,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가치 있는 금속을 회수하며, 불가피한 채굴은 환경과 인권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에너지 전환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광물을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책임 있게 생산하고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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