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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폐골프장 13만 평, 습지와 숲으로 되살린다…280만 달러 생태복원 추진

  • 유서희 기자
  • 입력 2026.11.0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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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시, 옛 파인그로브 골프장에 나무·관목 7,000그루 이상 식재 계획
  • 인공 제방 철거·하천 자연 흐름 회복,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 야생동물 서식지 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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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폐골프장 13만 평, 습지와 숲으로 되살려진 모습. [사진=Nature is Amazing X]

 

미국에서 운영이 중단된 골프장을 습지와 숲으로 되돌리는 대규모 생태복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잔디밭과 인공 수로로 조성됐던 골프장에 자연 하천과 습지를 되살리고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자연·환경 정보를 소개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Nature is Amazing’은 3일 X를 통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옛 골프장을 습지와 숲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약 28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7,000그루 이상의 나무와 관목을 심어 야생동물 서식지를 회복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사업은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Northampton)시에 위치한 옛 파인그로브 골프장(Pine Grove Golf Course)에서 진행되고 있다.


복원 대상지는 약 105에이커(42.5헥타르)로, 국내 면적 기준 약 12만 9,000평에 해당한다. 이 골프장은 1960년대부터 운영되다가 2020년 문을 닫았으며, 같은 해 노샘프턴시가 부지를 매입해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과거 골프장이 조성되면서 이 지역을 흐르던 내셔워넉 하천(Nashawannuck Brook)은 자연적인 굴곡을 잃고 직선 형태의 배수로로 바뀌었다. 주변 습지도 잔디밭과 인공 시설로 전환됐다.


이러한 변화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땅속으로 스며드는 기능을 약화시켰다. 하천을 따라 물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하류 지역의 급격한 수위 변화와 침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노샘프턴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천의 자연적인 흐름과 주변 습지의 기능을 회복하는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여름 완료된 1단계 사업에서는 노후 배수관을 철거하고 하천 주변의 인공 구조물을 제거했다. 하천을 가로지르던 도로 일부를 보행로로 전환하고, 물의 흐름을 방해하던 시설도 정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비버가 만드는 댐의 구조를 모방한 인공 시설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비버는 나뭇가지와 진흙 등을 이용해 하천에 댐을 만들고 물의 흐름을 늦추는 동물이다. 이러한 댐은 주변에 물이 머무는 공간을 형성하고 습지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복원사업에서는 이 원리를 활용한 '비버 댐 유사 구조물(Beaver Dam Analogues)'을 설치해 물의 흐름을 늦추고, 하천 주변의 수분 유지와 홍수 시 물 저장 기능을 높이도록 했다.


사업의 다음 단계에는 더 큰 규모의 생태복원이 예정돼 있다.


매사추세츠주 정부는 지난 8월 노샘프턴시에 약 281만 8,000달러의 기후회복력 지원금을 배정했다. 이는 주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정부 기후취약성 대비 프로그램(Municipal Vulnerability Preparedness·MVP)'의 일환이다.


지원금은 기존 골프장 관개용 연못을 형성하던 흙댐과 배수관 2개 등 남아 있는 인공 구조물을 철거하고,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중심으로 나무와 관목 7,000그루 이상을 심어 숲을 회복할 계획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숲은 그늘을 제공해 주변 온도를 낮추고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천 주변 식생이 회복되면 수온 상승을 완화하고 어류와 수서생물의 서식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복원된 습지는 폭우가 내릴 때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자연적인 완충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하류 지역으로 한꺼번에 흘러가는 물의 양과 속도를 줄여 홍수와 하천 침식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 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자연 접근성을 높이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장애인 등 다양한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산책로와 데크길을 조성해 시민들이 복원된 자연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미국 지역 공영라디오 WAMC는 지난 5월 이 사업을 보도하며 매사추세츠주에서 폐골프장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선도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사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기존 골프장의 인공 배수체계를 자연적인 하천과 습지로 전환하는 방식이 다른 폐골프장 복원사업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태계 복원은 시설을 철거하거나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하천의 자연적인 흐름과 습지의 수문 환경이 안정되고, 식생과 야생동물 서식지가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노샘프턴시 역시 복원 대상지의 습지와 숲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새로운 방재시설을 건설하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 개발 과정에서 훼손된 하천과 습지를 되살리는 것만으로도 홍수 위험을 줄이고 생물다양성을 높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폐골프장 생태복원 사례는 개발된 토지를 자연의 기능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토지 이용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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