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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외 태피스트리 영국행 논란…보존 위험 속 문화교류 시험대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6.01.1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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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작품 [사진=바이외 박물관]

 

11세기 유럽의 역사를 생생하게 담아낸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를 둘러싸고 국제 문화계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약 1000년 전 제작된 이 유물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바이외에 보관돼 온 대표적인 중세 섬유 유산으로, 1066년 노르만 정복과 헤이스팅스 전투 과정을 약 70미터 길이의 자수로 묘사한 세계적 걸작이다.


논란의 발단은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2026년 런던에서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간 문화 교류의 상징적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지만, 작품의 극도로 취약한 상태를 고려할 때 이동 자체가 심각한 보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이번 이동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천과 자수 실이 수세기에 걸쳐 약해진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런 유물을 옮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사실상 무모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호크니는 전시가 문화적 성과나 관람객 증가라는 명분에 치우쳐, 돌이킬 수 없는 손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존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섬유 유물은 온도와 습도 변화, 진동, 장력 등에 특히 민감해 이동 과정에서 미세한 손상만 발생해도 복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현지에서는 태피스트리의 해외 반출을 반대하는 청원 운동이 확산됐고, 수만 명이 서명에 참여하며 전시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박물관과 양국 정부는 충분한 보존 조치가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측은 프랑스 보존 전문가들이 이동과 설치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국제 최고 수준의 보존 기준과 보험 체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양국 간 역사적 관계를 재조명하고 문화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은 문화재 이동의 윤리와 위험 관리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한 번의 손상으로도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 영구히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영국 전시는 예술적·외교적 의미와 보존 책임 사이의 긴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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