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하반기, 이탈리아 나폴리에 세계 고고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새로운 문화 공간이 문을 연다. 바로 뮤제오 아르케올로지코 나치오날레 디 나폴리(Museo Archeologico Nazionale di Napoli, MANN)의 확장 프로젝트 ‘MANN 2’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대 유물 컬렉션을 보유한 이 박물관은 오랜 기간 전시 공간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약 40만 점에 달하는 소장품 중 상당수가 수장고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확장은 단순한 공간 증축이 아니라 고전 고고학의 지형을 다시 그리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18세기 건축 유산 속으로 들어가는 고대의 시간
MANN 2는 나폴리 중심부에 자리한 레알 알베르고 데이 포베리(Real Albergo dei Poveri) 내부에 조성된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건립된 이 거대한 복합 건물은 약 400미터에 이르는 파사드를 자랑하며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지녔다. 오랫동안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던 이 역사적 공간은 이제 고대 유물을 품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
약 1만㎡에 달하는 전시 공간이 추가되면 그동안 공개되지 못했던 주요 컬렉션이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된다. 특히 폼페이(Pompeii)와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에서 발굴된 유물 상당수가 새롭게 조명될 예정이다.
폼페이의 기억을 다시 보다
MANN은 폼페이(Pompeii) 유물 최대 소장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멈춰선 고대 도시의 일상은 도자기, 벽화, 조각, 생활용품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전체 발굴 유물 약 40만 점 가운데 4만 점가량이 MANN에 소장돼 있지만, 공간 제약으로 상당수가 공개되지 못했다. MANN 2는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며, 단순한 ‘전시 확대’를 넘어 고대 도시의 사회·경제·문화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재구성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고학의 개척자들을 기리다
새 전시관에서는 ‘산탄젤로 컬렉션(Santangelo Collection)’과 더불어 이탈리아 고고학의 선구자들을 조명하는 섹션도 마련된다.
체계적인 발굴·기록 방식을 도입한 주세페 피오렐리(Giuseppe Fiorelli), 폼페이 거리 발굴을 주도한 비토리오 스피나촐라(Vittorio Spinazzola), 20세기 대규모 복원 사업을 이끈 아메데오 마이우리(Amedeo Maiuri) 등은 고고학을 ‘수집’에서 ‘학문’으로 발전시킨 인물들이다.
이들의 연구와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고대 로마 사회를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MANN 2는 유물뿐 아니라 발굴의 역사 자체를 서사로 풀어내며, 고고학이 만들어온 지식의 층위를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박물관을 넘어선 복합 문화 허브
MANN 2의 일부 공간은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University of Naples Federico II)의 교육 시설로 활용되며, 나폴리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Naples)의 추가 공간도 마련된다.
이는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지식 생산과 공유의 거점’으로 재정의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물은 과거의 흔적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연구하는 현재의 활동은 살아 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도시 전략
이탈리아 문화부와 나폴리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도시 재생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 증가로 이미 세계적 문화 도시로 자리 잡은 나폴리는, MANN 2를 통해 체류형 문화 관광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대 로마의 유산과 18세기 건축, 그리고 21세기 전시 기술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장면은 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으로 만든다.
MANN 2는 단순히 더 많은 유물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저장된 역사’를 ‘공유된 기억’으로 전환하는 시도다.
고대의 시간은 더 넓은 공간에서 다시 숨을 쉬게 되고, 관람객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긴 복도를 따라 걸으며 문명의 연속성을 체험하게 된다.
2026년 나폴리에서 열릴 이 새로운 장면은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역사를 아직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가.
BEST 뉴스
-
2026 제4회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시상식 성료... ESG 우수사례 27건 선정
▲ 2026 제4회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전체 수상자와 시상자 및 관계자 단체 사진 [사진=ESG코리아뉴스] (사)한국ESG위원회와 ESG코리아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2026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시상식이 오늘 5일,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자회견장 19층에서 열렸다. ... -
유럽의 품격을 담다… 마포 '밤섬강변연가' 아파트에 들어선 철 단조 예술 게이트
▲ 서울 마포구 밤섬강변연가아파트의 정문 앞에 설치된 철 단조 게이트 [사진=ESG 코리아뉴스] 서울 마포구 밤섬강변연가아파트의 정문 앞에 서면 국내 공동주택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진다. 검푸른 철재 위에 금빛 장식이 더해진 웅장한 철 단조(Forged Iron) 게... -
세계혈기도연맹, ‘2026년 여름 공동단식’ 성료…몸을 비우고 마음을 채운 2박 3일
▲ 세계혈기도연맹이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송천동에 위치한 혈기도 야외수련장에서 행공 수련을 하고 있다. [사진=세계혈기도연맹] 세계혈기도연맹이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송천동에 위치한 혈기도 야외수련장에서 ‘2026년 여름 세계혈기도연맹 공동단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8... -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체험형 프로그램 강화…108배·명상·사찰음식으로 불교문화 체험
▲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공식 포스터 [사진=부산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오는 8월 부산에서 열리는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가 108배와 명상, 사찰음식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며 불교문화를 보다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
오종민 성지고등학교 교육행정실장, 학교급식 자원순환 혁신 공로 인정... 한국ESG경영대상 개인 부문 '특별상' 수상
▲2026 제4회 한국ESG경영대상 'THE BEST ESG' 특별상 개인 부문 오종민 성지고등학교 행정실장 [사진=ESG코리아뉴스] 오종민 성지고등학교 교육행정실장이 학교급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사용 급식(예비식)을 디지털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과 연계해 취약계층에게 안전하게 제공하... -
오바마 전 미 대통령, ‘2026 여름 추천 도서’ 공개… “여러분이 즐겨 읽은 책도 추천해 주세요”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여름 휴가철 읽기 좋은 추천 도서 목록 [사진= 버락 오바마 X]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추천 도서 목록을 공개하며 대중과의 소통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X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
방사능 연구에 바친 삶… 과학계의 거장 ‘마리 퀴리’를 기리며
과학 계정 ‘월드 오브 사이언스(World of Science)’가 7일 공식 X를 통해 19... -
스크린 넘어 세계를 보살피는 연기파 배우, ‘UN 평화대사’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의 삶과 헌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샤를리즈 테론(Cha...
오피니언
more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⑪] 폭염의 시대, 가장 낮은 곳에 시원한 희망을 전하다
올여름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불쾌한 더위...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㉕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서 '사전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사고가 터진 후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은 오랜 기간 ...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㉔ 산업별 공정거래법 위반 TOP 8: 우리 업종의 급소는 어디인가
공정거래법은 대한민국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기본 규범이지만, 실제 현장...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⑩] 기후가 휘두른 채찍, 복합재난에 대응해야 한다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위기의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고 있다. 유...
기획 / 탐방
more +-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 홋카이도서 ESG 탐방 프로그램 진행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이 지난 14일부터 17일... -
[인공지능 문명 리포트 ⑥] 기계는 왜 거짓말을 할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대...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⑩] 24시간 멈추지 않는 무인 생산라인…공장은 잠들지 않는다
공장은 오랫동안 인간 노동의 상징이었다. 거대한 기계 소리, 반복되는 조립 ... -
[ESG탐방]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전시하다…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이 보여주는 도시 운영의 방향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Shanghai Urban Planning Exhibition Center)은 상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