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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런던 집, 400년 만에 정확한 위치 확인…말년 삶 재해석 단서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4.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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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68년 블랙프라이어스 지구 지도에서 확인된 셰익스피어의 런던 집, [사진=런던 시청 산하 런던 기록 보관소]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런던에서 소유했던 주택의 정확한 위치와 구조가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 오랜 기간 추정에 머물렀던 그의 런던 생활의 실체가 새롭게 드러나면서, 말년 활동에 대한 기존 인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연구자 루시 먼로(Lucy Munro) 교수가 런던 기록 보관소에서 17세기 지역 도면을 확인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도면은 1668년에 제작된 것으로 런던 블랙프라이어스 일대 건물 배치와 구조를 상세히 담고 있다.


기존에도 셰익스피어가 런던 블랙프라이어스(Blackfriars) 지역에 주택을 소유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위치와 건물 형태는 불확실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해당 주택이 블랙프라이어스 수도원 인근 정문 부근에 자리한 L자형 구조의 건물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이 주택은 단층 규모를 넘어 인접 건물 위로 일부가 확장된 형태였으며 ‘사인 오브 더 콕 태번(Sign of the Cock Tavern)’ 등 주변 상업시설과 밀접하게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규모는 대저택 수준은 아니지만 두 개의 독립 주택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비교적 넓은 공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의 성격 또한 주목된다. 17세기 초 블랙프라이어스는 상류층이 거주하는 비교적 명망 있는 지역이었지만 점차 장인과 기술자 계층이 유입되며 다양한 사회 계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이는 셰익스피어가 단순한 귀족 문화권이 아닌 보다 복합적인 도시 환경 속에서 활동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특히 셰익스피어의 말년 행보에 대한 기존 통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1613년 글로브 극장(Globe Theatre) 화재 이후 고향으로 은퇴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블랙프라이어스 주택 매입 사실과 위치를 고려할 때 런던에서의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그는 이후에도 극작 활동을 이어갔으며 존 플레처(John Fletcher)와 공동 집필한 『두 명의 고귀한 친척』 등 후기 작품이 존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셰익스피어가 런던 연극계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해당 부동산이 단순한 투자 목적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구한다. 연구자는 글로브 극장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위치에 주택을 구입한 점을 근거로 그가 여전히 런던 중심의 직업 활동에 관여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Shakespeare's Globe) 교육 책임자 윌 토시(Will Tosh)는 이번 발견이 “셰익스피어를 런던이라는 도시와 다시 연결해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문학 전문지 타임스 문학 부록(Times Literary Supplement)에 게재될 예정이며 학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셰익스피어의 도시적 삶과 협업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견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열린 영역’임을 보여준다. 그의 생애가 이미 충분히 규명됐다는 통념과 달리 여전히 새로운 사료와 해석을 통해 재구성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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