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해 항일 독립투쟁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 공공기관 수장으로서 이념이나 개인적 성향을 떠나 올바른 역사 인식이 필수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 관장은 지난해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뉴라이트 성향 인사다. 그는 취임 직후, 개관 37년 만에 처음으로 독립기념관의 광복절 경축식을 전격 취소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부 행사 참석을 이유로 들었지만 역사적 의미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올해 정권 교체 후 그는 다시 경축식을 열고 직접 단상에 올라 축사를 전했다. 그러나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는 발언은 일제강점기 전 민족이 목숨 걸고 이어온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무시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학계와 시민사회는 “세계사적 관점에서도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찾아온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관장은 과거에도 “1945년 8월 15일 광복되었다는 것은 역사를 정확히 모르는 것”이라거나 “억울하게 친일 인사로 매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친일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태도는 독립기념관장으로서의 책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전국비상시국회의 등 시민단체들은 광복절 행사장 앞에서 김 관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광복을 부정하는 자가 독립기념관장을 맡고 있는 나라는 독립국가가 아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직자는 국민을 대신해 공익을 수호하는 책무를 지닌다. 특히 역사와 관련된 국가기관의 책임자는 어떤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떠나 역사적 사실과 그 의미를 올바르게 전하는 의무가 있다. 왜곡된 역사 인식은 단지 과거를 훼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의 정체성을 흐리고 미래 세대의 정신적 토대를 약화시키는 ‘좀벌레적 역사인식’으로 국가의 미래를 서서히 갉아먹는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 교육과 기념사업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 있는 이들의 발언과 행동은 그 무게만큼이나 신중해야 한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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