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TO 회원국들에게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전제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해당 요구는 전례 없는 방식의 조건부 제재 제안으로, 향후 유럽의 대러시아 정책뿐만 아니라 미국과 NATO의 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NATO가 함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NAT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모든 NATO 국가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하고 동일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제재를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NATO의 승리 의지는 100%에 훨씬 못 미치며 일부 회원국의 러시아 석유 구매는 충격적이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을 약화시킨다”며 비판했다. 그는 “동맹국들이 준비되면 나 역시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인도에 대한 고율 관세도 촉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NATO 동맹국들에게 집단적으로 중국에 50~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해당 조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빠르게 끝낼 것”이라며 전쟁 종식 이후에는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트럼프의 요구는 무역과 안보 전략을 결합한 ‘경제적 압박을 통한 외교 해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인도에 대해서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거론하며 이미 50%의 관세를 부과했음을 언급했으나 이번 서한에서는 인도에 대한 언급은 제외됐다.
유럽의 입장은 신중
그러나 유럽 내에서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해상 원유와 정제유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LNG 수입도 감소세에 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들은 무역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에는 소극적이다.
익명의 유럽 외교관은 “EU는 일반적으로 경제 문제에 있어 집단적 무역 보복보다는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며 “트럼프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특히 EU는 현재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막바지 단계에 있어, 인도에 대한 고관세 부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터키 포함 여부로 NATO 내 긴장 고조
트럼프가 서한을 보낸 대상은 EU가 아닌 NATO로, 이는 EU에 속하지 않은 터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터키는 러시아산 석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남아 있으며, 이번 요구가 사실상 터키에도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 중단을 강요하는 형태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NATO 내부의 에너지 이해관계 충돌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일부 EU 회원국들도 제한적으로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 중이기 때문에 동맹 내 분열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 고조
한편, 트럼프의 제재 요구와 병행하여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며칠 전 폴란드 영공에 러시아 무인기가 대거 침투한 사건에 이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는 NATO 영공에서 약 50분간 드론을 비행시켰으며 이는 명백한 전쟁 확대"라고 비판했다. NATO는 동유럽 방어 작전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이러한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회담 이후 침묵
지난 8월 15일,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알래스카 회동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외교적 움직임은 거의 멈춘 상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서한이 외교적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NATO의 집단적 합의가 어렵다면 오히려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러시아는 여전히 협상보다는 장기전에 대비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으며 점령 지역 통제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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