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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밋 트레이스(Climate TRACE), 화석 연료 연소가 16억 명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 유서희 기자
  • 입력 2025.10.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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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특히 파키스탄의 카라치, 중국의 광저우, 대한민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10개 도시를 슈퍼 배출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 지목했다. 서울의 경우, 수도권에 밀집된 산업 시설과 화력 발전소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도시 전역으로 확산되며 약 1,800만 명이 잠재적인 노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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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연료를 통해 탄소를 발생하고 있는 공장모습 [사진=Саша Круглая]

 

화석 연료의 연소가 단지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16억 명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된 데이터로 드러났다. 기후 및 오염 감시 연합체인 ‘클라이밋 트레이스(Climate TRACE)’는 전 세계 2,500개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한 대화형 지도를 발표하며 발전소와 정유소, 항만, 광산 등 주요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2.5)와 독성 물질이 인근 지역의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오염 물질은 최소 16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중 약 9억 명은 ‘슈퍼 배출처(super emitters)’라 불리는 대규모 산업시설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은 전체의 극히 일부임에도 전 세계 대기 오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염 물질은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어 심각한 건강 피해를 유발한다.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특히 파키스탄의 카라치, 중국의 광저우, 대한민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10개 도시를 슈퍼 배출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 지목했다. 서울의 경우, 수도권에 밀집된 산업 시설과 화력 발전소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도시 전역으로 확산되며 약 1,800만 명이 잠재적인 노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 역시 대도시권 내 120개 이상의 주요 배출 시설이 약 1,600만 명에게 유해한 공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석연료의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는 직접적인 독성은 없지만 그 과정에서 방출되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₂), 블랙카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은 미세먼지를 생성하며 인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폐암, 뇌졸중, 조산과 같은 임신 합병증 등이 이와 관련된 주요 질환으로 꼽힌다.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이러한 오염이 매년 약 87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닌 정치적 쟁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기후 대응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지시키는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기후 과학을 “사기”라고 비난했으나 전문가들은 즉각 반박하며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태가 오히려 공중보건의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의 환경 고문 에드 루소는 최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기후 주간’ 행사에서 “오염의 영향은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있다”며 폐기물과 매립지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환경 단체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구조조정과 규제 완화 속에서 깨끗한 공기와 물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클라이밋 트레이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 미국 부통령인 앨 고어는 “화석 연료를 태우는 시설은 하늘을 마치 개방된 하수구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배출하는 미립자 오염은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이자, 매년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공중보건의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오염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볼 수 있다. 이제 지도자들이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대화형 지도는 위성 관측과 지상 센서 및 대기 확산 모델을 결합해 주요 배출원의 오염 확산 경로를 시각화한 것이다. 사용자는 특정 도시나 시설을 클릭해 오염 플룸의 범위와 인구 노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이 도구가 “기후 위기와 공중보건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데이터는 발전소·정유소·광산 등 주요 배출원에 집중돼 있으며 교통이나 가정 난방 등 생활 부문 배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일별·시간대별 노출 변화,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결합 등 더 정교한 분석을 제공할 계획이다.


화석 연료의 연소는 단지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위기’라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이번 데이터는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더 이상 기후 위기와 대기 오염을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기후 정책은 곧 건강 정책이며 깨끗한 공기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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