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보스턴 에드워드 M. 케네디 연구소에서 열린 평생공로상 수상식에서 미국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국민들에게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그가 공격적인 전립선암 치료를 마친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자리였다. 바이든은 연설에서 현재 미국이 맞이한 시기를 “어두운 시기(dark days)”로 규정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행정권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건국 이래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부 이념을 상징해왔다”며 “이 이념은 어떤 군대보다 강하고, 어떤 독재자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제한된 권한의 대통령직, 제대로 기능하는 의회, 자율적인 사법부 위에서 나라를 운영해왔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권력 분립의 가치를 재차 상기시켰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정부 셧다운 위기를 새로운 권한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바이든은 연설 도중 “동지 여러분, 이 모든 것을 달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암울한 시기입니다”라고 말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더 강하고, 더 현명하며, 더 정의로운 나라로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다시 일어나라(Get back up)”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하며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언급하며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과 항의로 사임한 공직자들을 예로 들었다. 또한 트럼프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대학과 코미디언들을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와 비판 정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은 동화가 아니다. 250년 동안 우리는 위험과 가능성 사이의 갈등을 끊임없이 겪어왔다”고 덧붙이며 민주주의가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지속적인 투쟁의 결과임을 상기시켰다.
이번 연설은 바이든이 건강 회복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공격적인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으며 의사들은 그의 글리슨 점수가 9점에 이르고 암이 뼈까지 전이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방사선 치료와 호르몬 요법을 병행했으며 이달 초 치료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다음 치료 단계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연설이 단순한 복귀 선언을 넘어 현 정권의 방향성을 경고하는 정치적 메시지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은 바이든의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권력 확장과 민주주의 제도 훼손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은 백악관을 떠난 후에도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지키는 목소리를 내며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1월 83세 생일을 맞는 바이든은 다음 달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열리는 민주당 행사에서 헤드라이너로 참석할 예정이며 이번 연설을 계기로 그의 정치적 복귀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관측통들은 그가 단순한 원로 정치인을 넘어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의 연설은 개인적인 투병의 경험과 국가적 위기라는 두 축을 교차시키며 미국이 다시 한 번 “자신의 나침반을 찾아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병마와 싸워온 노정치인의 목소리로 분열과 냉소가 짙게 드리운 미국 사회에 “믿음을 지킨다면 우리는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단호한 희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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