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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이제는 경고를 넘어… 아시아를 뒤흔든 대재앙의 한가운데서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2.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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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클론 세냐르로 인해 아시아를 뒤흔든 대재앙의 한가운데서 [사진=the white house]

  

최근 아시아 곳곳이 잇따른 폭우와 홍수, 산사태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스리랑카, 말레이시아에 걸쳐 형성된 폭풍과 기록적인 비는 순식간에 대지를 뒤덮었고 그 여파로 70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이번 사건은 기후위기가 더 이상 ‘다가올 위험’이 아닌 바로 지금 현실에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재난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일상들


폭풍의 중심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이 있었다. 말라카 해협에서 드물게 형성된 사이클론 세냐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홍수와 산사태를 몰고 왔다. 구조대가 닿지 못한 마을들에서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눈에 띄게 늘었고 삶의 흔적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아체주의 한 주민은 “홍수가 모든 것을 가져갔다”고 담담히 말했다. 집은 무너졌고 옷 한 벌도 지키지 못했다. 물자 공급이 늦어지자 생존을 위해 음식을 찾아 헤매는 이들도 있었다.


태국 남부 핫야이도 이번 폭우를 피해 가지 못했다. 3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록적인 폭우가 도시를 잠기게 했고 주민들은 이틀 동안 2층과 가구 위에서 간신히 물을 피해 지내야 했다. 생필품은 물론 신생아 병동까지 고립되며 도시 전체가 마비에 가까운 정지 상태에 놓였다.


스리랑카에서는 사이클론 디트와가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 수십만 명이 집을 잃고 학교와 대피소로 피신했으며, 일부 지역은 강물이 불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주민들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집을 떠나야 했다. “10분이면 충분했다”는 한 주민의 말은 당시의 긴박함을 그대로 전해준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밤사이 상륙한 폭풍 이후 일부 주민은 들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렸고 물이 바다처럼 넘실거리는 풍경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었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낸 ‘이상하고도 익숙해지는 풍경’


기상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운이 나쁜 폭풍의 연속이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 한층 강화되고 변칙적으로 변한 기후 패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리핀 인근의 태풍과 말라카 해협에서 발생한 사이클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폭우의 강도와 범위를 키운 것이다.


올여름 동남아는 유난히 뜨겁고 습했다. 전문가들은 그 ‘이상 고온’이 폭풍과 홍수를 더욱 극단적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도 같은 이유로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하는 등 아시아 전역이 기후 재난으로 연속 타격을 받고 있다.


깨닫게 되는 현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기후위기가 더 이상 ‘언젠가 올 재난’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분명해졌다. 이번 폭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그리고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스리랑카의 한 자원봉사자는 “사람들은 이제 미래가 아니라 오늘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도, 집도, 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후 재난은 삶의 모든 기반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강타한 이번 대재앙은 기후위기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피해 지역의 물이 빠지고 나면, 사람들은 다시 삶을 이어가기 위한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재난은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고, 지금 이 순간 현실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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