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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바다에서 회복의 바다로... 유엔 세계 복원 플래그십이 보여준 해양 거버넌스의 전환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2.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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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류들이 강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Trip in Mexico]

 

유엔이 동아프리카, 멕시코, 스페인의 해양 생태계 복원 사업을 올해 첫 세계 복원 플래그십(World Restoration Flagship)으로 선정한 것은 단순한 환경 분야 시상이 아니라 해양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해외 주요 보고서와 국제 언론은 이번 결정을 “보호 중심의 환경 정책에서 복원 중심의 해양 거버넌스로 이동하는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세 지역은 서로 다른 대륙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오염, 과도한 자원 이용, 침입종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겪어왔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들 지역이 단순히 자연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이미 훼손된 해양 생태계를 되살리고 이를 지역 사회의 삶과 연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복원이 더 이상 비용이나 부담이 아니라 기후 대응과 경제 회복 그리고 사회적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오는 투자라는 인식이 분명해진 것이다.


북부 모잠비크 해협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지역은 인도양 전체 산호초의 약 35%가 집중된 생물다양성의 핵심 지역이지만 농업 유출수와 남획 그리고 기후 변화로 심각한 위협을 받아왔다. 코모로,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탄자니아 네 나라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며 육지와 바다를 하나의 연결된 생태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맹그로브와 산호초, 연안 숲을 함께 복원하고 지속 가능한 어업 관리를 도입한 결과, 자연 회복과 동시에 지역 주민의 소득과 고용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 모델을 개발과 보전이 대립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멕시코의 바닷새 섬 복원 사업은 침입종 제거가 생태계 전체에 어떤 연쇄적 회복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2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쥐와 같은 침입종을 제거하고 바닷새의 서식지를 되살리는 데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한때 사라졌던 바닷새 집단의 대부분이 섬으로 돌아왔고 새들이 남긴 영양분은 토양과 식생을 회복시키며 연안 어장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제 언론은 이 사례를 강력한 보호 조치가 아닌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생물보안을 달성한 모범적인 복원 모델로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의 마르 메노르 석호는 이번 플래그십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사례로 평가된다. 이곳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법적 인격을 부여받은 자연 생태계다. 집중 농업으로 인한 질산염 유출과 오염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던 석호는 5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참여로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인정받으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스페인 정부는 습지 조성, 지속 가능한 농업 전환, 녹지대 확대 등 근본적인 복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언론은 이를 환경 문제 해결 방식이 행정 중심에서 시민 참여와 법적 책임 강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한다.


이 세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복원을 자연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삶과 미래를 함께 바꾸는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 생태계 복원 10년이 강조하는 방향 역시 훼손을 막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미 손상된 생태계를 되돌리고 이를 기후 대응과 지역 발전 전략에 통합하는 데 있다. 보호구역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다.


세계 복원 플래그십으로 선정된 세 바다는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바다를 단순히 관리하고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가. 유엔이 제시한 이 복원의 사례들은 미래 환경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기준선이 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각 나라와 지역 사회가 얼마나 진지하게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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