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석탄발전소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노후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정책을 잇달아 강행하며 거센 논란을 낳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를 “시대착오적 에너지 역주행”이라 평가하며 전기요금 인상과 환경 악화를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콜로라도주 북서부에 위치한 크레이그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를 폐쇄 예정일 하루 전날 긴급 명령을 통해 계속 가동하도록 지시했다. 약 50년 된 이 발전소는 이미 주요 설비 고장으로 멈춰 선 상태였으며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수백만 달러의 수리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콜로라도 주정부와 전력 당국,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번 조치가 “필요하지도 않고 고장 난 석탄발전소를 살리기 위해 수천만 달러의 비용을 주민들에게 떠넘기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전력 부문 컨설팅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크레이그 1호기를 90일 가동하는 데만 최소 2천만 달러로 1년 가동 시 최대 1억5천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언론들은 이러한 비용 부담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발전소를 소유한 비영리 전력 협동조합조차 “조합원들이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콜로라도 에너지 당국은 이미 가스와 재생에너지 설비가 해당 발전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으며, 북미전력신뢰성기구(NERC) 역시 전력 공급 불안정 가능성을 경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여섯 번째로 인디애나·미시간·워싱턴·펜실베이니아 등 여러 주에서 수명이 다한 석탄 또는 석유 발전소가 같은 방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미시간주의 한 석탄발전소 사례에서는 단 몇 달간의 연장 가동에만 8천만 달러가 소요됐고 이는 10개 주에 걸친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정책이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자체를 후퇴시키는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시에라 클럽을 비롯한 단체들은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탈석탄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정부가 오히려 가장 비싸고 오염적인 발전원을 붙잡고 있다”고 비판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는 물론 개발도상국들까지 석탄발전 신규 건설 중단과 기존 발전소 조기 폐쇄를 선언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 회귀 정책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이념에 기반한 결정”이라며 “결국 비용은 국민이, 환경 피해는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가 현실이 된 시대에 석탄발전소를 붙들려는 미국의 선택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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