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 해양 생물 보호 강화… CITES 중심 글로벌 생물다양성 정책 전환 가속
국제사회가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 보호를 강화하는 가운데, 오션릭 화이트팁 상어(Oceanic Whitetip Shark)에 대한 국제 상업 거래가 전면 금지됐다.
한때 전 세계 열대·아열대 해역에서 가장 흔한 대형 상어로 꼽혔던 이 종은 과도한 포획과 불법 지느러미 거래로 개체 수가 급감하며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왔다.
이번 조치는 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CITES)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다. 파나마가 주도한 제안에 따라 오션릭 화이트팁 상어는 CITES 최고 보호 등급인 부속서 I(Appendix I)에 등재됐다. 이는 국제 상업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가장 강력한 보호 조치로 상어 종이 이 등급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외신에 따르면 오션릭 화이트팁 상어는 상어 지느러미 수요 증가의 직격탄을 맞아 불법 포획이 지속돼 왔다. DNA 분석 결과, 홍콩 등 주요 거래 시장에서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기존 규제 체계만으로는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상어와 가오리류의 약 3분의 1 이상이 멸종 위협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일 종 보호를 넘어 국제 해양 생물다양성 정책의 흐름을 상징한다. CITES는 그간 코끼리 상아, 바다거북 등 육상·해양 종의 상업 거래를 규제해 왔으며, 최근에는 상어·가오리류 보호를 협약의 핵심 의제로 다루고 있다.
실제로 고래상어와 만타가오리 등 다른 대형 해양 생물 역시 단계적으로 보호 등급이 상향돼 왔다.
파나마는 이번 조치의 핵심 국가로 자국 해역 내 상어·가오리 제품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절반 이상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강도 높은 해양 보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는 유엔이 제시한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30% 보호’ 목표를 앞서 달성한 사례로 꼽힌다.
국제 정책 맥락에서 이번 조치는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와도 맞닿아 있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고,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근절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흡수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멸종위기 해양 생물 보호는 기후·환경 정책과도 직결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션릭 화이트팁 상어의 상업 거래 금지가 단기간 내 개체 수 회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국제적 불법 거래를 차단하고 보호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녹색바다거북이 상업 거래 금지 이후 개체 수 회복 국면에 들어선 사례처럼 장기적인 관리와 국제 공조가 병행될 경우 해양 생태계 회복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결정은 멸종위기 해양 생물 보호가 선언적 목표를 넘어, 국제 규범과 시장 질서를 통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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