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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레이레이의 AI시대 인간심리 ⑤] 자기통제력, AI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인가?

  • 주레이레이 周蕾蕾
  • 입력 2026.04.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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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통제력, AI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인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과거의 교육은 ‘얼마나 많이 아는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지식을 축적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AI의 등장으로 지식은 더 이상 희소한 자원이 아니다. 이제 누구나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되었고, 이는 교육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지식의 양이 아니라, 언제 어떤 정보를 활용할지 판단하고 조절하는 능력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자기통제력(Self-control)이며, 이는 자기조절학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기통제력은 흔히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으로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합적인 개념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주의를 관리하며,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단기적인 유혹을 조절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자기통제력은 단순한 인내심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스스로 조율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는 인간의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스스로 사고할 필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분명 강력한 학습 도구다.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고, 개인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며, 학습 과정 전반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은 또 다른 형태의 유혹을 만들어낸다. 노력하지 않아도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은 학습자의 선택을 시험한다.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AI에 의존해 빠르게 답을 얻을 것인가.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기통제력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자기통제력이 높은 학습자는 AI를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이들은 단순히 답을 요구하기보다 문제 해결 과정에 주목하고, AI의 응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자신의 이해를 점검한다. 예를 들어 “정답을 알려줘”가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줘”라고 질문한다. 이러한 접근은 학습자의 메타인지 능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더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어진다.


반면 자기통제력이 낮은 경우, AI는 ‘지름길’로 기능한다. 학습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결과를 얻는 데 집중하며, 과정은 점점 생략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편의로 시작되지만, 이러한 방식이 반복될수록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은 약화된다. 결국 AI는 학습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대신하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개인의 습관 문제가 아니라 교육적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같은 AI를 사용하면서도 어떤 학생은 더 깊이 사고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다른 학생은 점점 더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학습자로 변해간다. 즉, AI는 교육을 평등하게 만드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이 지점에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AI를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방식이다. 질문을 설계하는 능력, 답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그리고 학습 과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의 핵심 역량이다.


교육 현장 또한 변화해야 한다. 더 이상 정답을 맞히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생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과정을 점검하며, 자신의 이해를 평가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학습 기술을 넘어 평생에 걸쳐 필요한 자기조절 능력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결국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자기통제력은 AI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단순하다. 자기통제력은 여러 능력 중 하나가 아니라, 다른 모든 능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무엇을 배울지 결정하지 않는다. AI는 답을 줄 수 있지만, 그 답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선택하지 않는다. 이 모든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인간에게 남아 있다.


AI는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통제력이 부족한 인간은 AI에 쉽게 의존하거나 대체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능력이다.

주레이레이 / ZHOU LEILEI / 周蕾蕾 


중국 출신으로 국민대학교에서 교육학 및 교육심리 분야의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육심리를 중심으로 한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서울특별시와 국민대학교가 공동으로 추진한 2022년 중등 자기주도학습 ‘점점캠프 운영’ 용역에 참여했으며, 성북구청의 2020년 하반기 중등 자기주도학습 점점캠프 프로그램 위탁 용역과 서울시·국민대학교가 함께한 2021년 중등 자기주도학습 점점캠프 운영 용역에도 참여하는 등 교육 현장 기반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기여해왔다. 또한 교육부와 국민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한 ‘학습디자인’ 연구 용역에 참여하며 교육 정책과 현장을 아우르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한국ESG위원회 평생교육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지속가능한 교육과 평생학습 분야의 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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