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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 흔들기…정치권 넘어 ‘민주주의 거버넌스’의 문제로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8.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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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와 정치 거버넌스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오전 6시33분 자신의 X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 책임당원 약 3,000여 명이 이진숙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최고 수준의 징계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당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제명 또는 최소한 활동정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이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에서 비롯됐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는 등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성격을 부정하거나 전두환 정권의 책임을 축소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책임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지난 17일에는 약 3,700명의 책임당원이 이 의원에 대한 제소장을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출하고 제명이나 탈당 권고를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해당 행사가 당 공식 행사가 아닌 학술행사였고,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이 의원 본인의 입장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현재로서는 징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행사 개최 전 취소를 요청했으며,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화운동 계승에 대한 당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논쟁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나 역사에 대한 학술적 토론의 범위를 넘어선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떤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형성됐는지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반복될 경우 민주주의 제도의 정당성과 사회적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5·18은 군부 권위주의에 맞서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의 회복을 요구했던 역사적 사건이다. 이후 대한민국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선거와 의회, 사법제도, 시민사회가 상호 견제하고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발전시켜 왔다.


따라서 5·18의 역사적 의미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과거사 논쟁으로만 볼 수 없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국가권력에 대한 시민의 통제, 헌정질서의 존중, 인권과 책임,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공적 검증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와 직결된 문제다.


김민석 대표가 “김영삼 대통령 이래 우리나라 보수정당도 민주적 지향을 갖게 됐다”며 보수정당의 민주주의 수용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보수정당이 민주주의를, 진보정당이 성장을 포용하는 것이 국가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국민의힘이 5·18 문제를 계기로 국민 곁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정치권에 중요한 거버넌스 과제도 던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는 다양한 의견을 허용해야 하지만, 동시에 헌정질서와 인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공적 기준도 유지해야 한다. 정당 역시 단순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직을 넘어 민주적 가치와 헌정질서를 책임지는 정치적 기관이라는 점에서 내부 구성원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책임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5·18 논란의 핵심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징계 여부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군부독재와 국가폭력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민주화 과정에서 형성된 시민의 권리와 헌정질서를 어떻게 다음 세대에 계승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5·18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가 정치적 진영 논리의 도구로 소비되기보다, 민주주의의 가치와 제도적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들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 거버넌스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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