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력 수요가 산업과 냉방, 전기차, 데이터 센터 확대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 원자력, 천연가스가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전기 중기 업데이트(Electricity Mid-Year Update)’ 보고서에서 2025년과 2026년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율이 각각 3.3%,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율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냉방 수요 증가와 가전제품 사용 확대, 전기차 운행, 데이터 센터 운영 증가 등이 전력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이 전력 소비 증가를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는 2025년과 2026년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년 전력 수요 증가율이 5.7%, 인도는 6.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는 2025년 혹은 2026년 중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기후에 민감한 태양광·풍력의 출력과 연료 시장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성장세는 확고하다. 동시에 일본 원전 재가동, 프랑스와 미국의 원전 운영 정상화, 아시아의 신규 원전 가동 확대 등으로 원자력 발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역시 석탄과 석유 발전을 대체하며 점진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발전의 결과로 전력 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은 2025년에 정점을 찍고 2026년에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날씨와 경제 여건은 향후 경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IEA 에너지 시장 및 안보 담당 이사인 케이스케 사다모리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전력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확대가 전력 시장의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늘어나는 수요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전력망 강화, 저장 장치 확대, 유연한 전력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데이터 센터의 폭발적 증가가 전력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2025~2026년 전력 소비 증가율은 연 2% 이상으로 지난 10년 평균(1% 미만)의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유럽 연합은 2024년 약 1%의 낮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6년에야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한편, 전기 가격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도매 전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40% 상승했으며, 이는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결과다. 평균 전기 가격은 2023년 대비 하락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집약 산업의 전기 가격이 미국의 두 배, 중국보다도 훨씬 높아 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수요 반응 및 에너지 저장 강화 등 전력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정비와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각국의 전력 시스템이 이러한 변화에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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