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END 이니셔티브’를 공식 제안하며 한반도 평화 구상의 큰 틀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로, 한반도의 냉전 구도를 종식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하며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교류를 평화의 출발점으로 강조했다. 남북의 오랜 갈등과 화해의 역사에서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임이 이미 증명됐다는 점을 들어 단계적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도 남북 간의 관계 발전뿐 아니라 북미 관계와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까지 지지하며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비핵화 문제는 단기간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을 토대로 ‘중단-축소-폐기’라는 3단계 접근법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남북 간 신뢰 회복이 첫걸음”이라며 상호존중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대한민국은 상대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연설에서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의 내란 위기를 ‘빛의 혁명’으로 표현하며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염원을 꺾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강조하며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저력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갈등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다자주의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포함해 다자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변화된 국제 환경을 반영한 국제 협력의 진화를 촉구했다.
또한 한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동등하게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건 등과 맞물려 국경 간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한편 그는 인공지능 시대의 안보 과제를 언급하며,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인류가 함께하는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모두를 위한 AI”를 국제사회의 새로운 규범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연설의 마지막에서 이 대통령은 “K컬처가 국경과 언어 그리고 문화를 넘어 전 세계인을 하나로 잇고 있다”며, 이는 인류의 보편적 공감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희망의 등불을 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반도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 구상이 남북 교착 상태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단계적 비핵화 접근이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이번 연설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다자주의적 국제 협력의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역사적 선언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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