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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극해 항로 개척… 기후 변화가 연 무역의 새 길 그러나 위험은 여전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0.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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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북극해 항로 개척 [사진= Michael Freienstein]

 

중국이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해상 루트를 개척하면서 국제 해운과 지정학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중국 닝보-저우산항을 출발한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리지(Istanbul Bridge) 호가 수에즈 운하 대신 북극해 항로를 택해 영국 펠릭스토우로 향한 것이다. 배터리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화물을 실은 이 항해는 중국이 추진하는 ‘북극 실크로드’ 전략의 상징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항로 선택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빙 가속화 덕분에 가능해졌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여름과 가을 동안 선박이 얼음 없는 해역을 통과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말테 훔페르트 북극연구소 설립자는 “기후 변화가 실제로 세계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극해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전통적인 남쪽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대폭 단축시킨다. 전문가들은 이 경로를 이용하면 운항 시간이 절반가량 줄어들고, 홍해에서 발생하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나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인한 병목 현상도 피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닝보 세관은 이번 항해를 “중국-유럽 북극 특급 항로의 공식 개통”으로 선언하며, 크리스마스 시즌 유럽 물류 수요에 맞춘 ‘게임 체인저’라고 자평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엘리자베스 뷰캐넌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세계 경제 회랑이 열리고 있다”며, 북극항로가 향후 글로벌 무역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경적 리스크를 강하게 경고한다. 클린 북극 연합의 자문위원 앤드류 덤브릴은 “북극 해빙이 단순히 깨끗한 항로를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정하고 위험한 환경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해빙 충돌, 혹한과 안개, 인명 구조의 어려움은 작은 사고도 대형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선박이 중유를 사용할 경우, 기름 유출과 블랙 카본 배출이 심각한 생태 파괴를 유발할 수 있다. 블랙 카본은 얼음을 어둡게 해 해빙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또한 소음 증가는 고래 등 해양 생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극항로는 아직 세계 무역의 극히 일부를 차지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90척이 북극항로를 통과한 반면, 수에즈 운하를 지난 선박은 13,000척에 달했다. 하지만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기존 해상 루트를 감안할 때, 북극은 전략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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