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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수족관 ‘지하 펭귄 전시’ 논란 확산…영국 의원·환경단체 “즉각 이전해야”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1.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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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gpackham2 인스타그램 운영자가 영국 수족관에 있는 젠투펭귄 15마리에 대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chrisgpackham2 instagram]

 

영국 런던 수족관에 전시된 젠투펭귄 15마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차단된 ‘지하 전시 공간’에 수년째 갇혀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영국 국회의원들과 환경단체가 펭귄들의 즉각적인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국 PA 미디어 등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런던 템스강 인근에 위치한 런던시 라이프(London Sea Life) 수족관에는 2011년 5월 첫 전시 이후 15마리의 젠투펭귄이 동일한 공간에서 생활해왔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공간이 “매우 협소하며 자연 행동을 전혀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자연광도 없고, 신선한 공기도 없는 공간…영국적이지 않다


환경단체가 공개한 청원서에는 3만7천 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들은 “전시 구역의 수조 깊이는 고작 6~7피트(약 1.8~2.1m)로 야생에서 젠투펭귄이 잠수하는 평균 깊이인 600피트(약 183m)에 크게 못 미친다”며 동물 복지 기준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70명 이상의 영국 국회의원은 환경식품농촌부(DEFRA)에 공동 서한을 보내 “펭귄들을 행동적·생태적·생리적 요구에 부합하는 더 나은 시설로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서한을 주도한 노동당 의원 데이비드 테일러는 “햇빛도, 신선한 공기도 없는 지하 공간에 펭귄을 가둬두는 것은 영국적이지 않다”며 “어떤 동물도 돈벌이를 위해 이런 방식으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자유민주당 의원 대니 챔버스 역시 “현재 환경은 전혀 용납할 수 없다”며 “펭귄들이 번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 방송인도 합류…완전히 음란한 수준의 환경


최근 몇 달간 수족관 앞에서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영국의 유명 생태 방송인 크리스 팩햄(Chris Packham)도 현장을 찾아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그는 “펭귄 15마리가 햇빛도 신선한 공기도 없는 곳에 갇혀 산 지 14년이 넘었다”며 “이런 조건은 완전히 음란할 정도로 비정상적이며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수족관 측, 전문가 협업해 설계…지하는 사실 아니라고 반박


논란이 커지자 런던 수족관을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Merlin Entertainments)는 성명을 내어 반박했다. 수족관 측은 “전문 수의사와 펭귄 전문가들과 협력해 시설을 설계했으며, 펭귄들이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전문 팀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펭귄 전시 공간이 “지하가 아니라 1층”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환경단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오랜 기간 인간의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펭귄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며 “동물 복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새 기준 마련…동물 복지 수준 강화 중


영국 환경식품농촌부(DEFRA)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정부 역시 동물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DEFRA 대변인은 “최근 동물원 복지 기준을 전면 개정해 보호 수준을 강화했다”며 “젠투펭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국제 기준에 맞춰 관리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어 수족관 측이 펭귄 전시장 환경을 개선하거나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수족관 측은 현재까지 펭귄 이전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동물 복지와 전시 산업의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런던 수족관 펭귄 논란은 영국 내 동물 전시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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