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 시절 강화된 멸종위기종 보호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핵심 조항을 철회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 환경 보호 법률인 멸종위기종보호법(Endangered Species Act, ESA) 적용 기준을 다시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환경단체들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제적 요인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트럼프 정부 시절 규칙 부활
미 내무부 산하 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 과 상무부 산하 국립해양어업국(NMFS) 은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보호 기준을 변경해 어떤 종이 보호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결정할 때 경제적 영향을 주요 고려 요소로 삼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규칙을 복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포괄 규칙(Blanket Rule)’이라 불리며, ‘위기종(threatened species)’에게도 멸종 직전 등급인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과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제공해온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칙은 재산권 단체들의 반발과 소송을 불러왔으나 이번 행정부의 개정 시도와 함께 절차가 다시 재개되며 3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 “상식적 개혁…과도한 규제 바로잡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산업계에 부과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을 본래 취지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멸종위기종보호법을 명확하고 합법적인 기준 아래 복원함으로써 종 보호와 미국인의 생계를 균형 있게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광산·개발 업계를 포함한 산업계는 그동안 ESA가 주요 프로젝트를 지나치게 제한해왔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환경단체 “미국 야생 동물, 멸종 속도 더 빨라질 것”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멸종 위기 동식물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생동물보호단체(Defenders of Wildlife)의 제인 데이븐포트 수석 변호사는 “시추, 채굴, 벌목, 개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서식지 보호를 희생시키는 것은 종 보전 노력을 수십 년 전으로 돌리는 일”이라며, “플로리다 매너티와 같은 종은 회복 단계에서 다시 멸종 위기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법률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크리스틴 보일스 변호사 역시 “이번 공격적 완화 조치는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든다”며 “대다수 미국인은 기업 이익을 위해 자연이 희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호 체계의 향방, 미국 환경 정책의 분수령
멸종위기종보호법은 1973년 제정된 이후 미국의 주요 보전 정책의 근간으로 회색늑대·불곰 등 수많은 종을 멸종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산업계는 ESA가 경제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규칙 복원 시도는 환경 보호와 경제 개발 간의 충돌이라는 오래된 논쟁이 다시 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오는 30일간의 의견 수렴 이후 규정이 공식 확정될 경우 미국의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은 향후 수년간 큰 방향 전환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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