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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탄소를 빼내다... 영국 시큐어(SeaCURE) 프로젝트가 여는 해양 탄소 포집의 미래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1.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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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시큐어(SeaCURE) 프로젝트가 여는 해양 탄소 포집의 미래로 탄소를 제가하는 실험의 일부분 [사진=university of exeter 영상 캡쳐,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영국 남부 해안에서 새로운 형태의 탄소 제거 기술이 시험 운영에 들어가면서 해양을 활용한 탄소 포집이 기후 대응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큐어(SeaCURE)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해양 탄소 제거(Marine Carbon Dioxide Removal)’ 기술의 실효성과 확장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파일럿 실험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다는 이미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약 25%를 흡수하는 지구 최대의 탄소 저장고이며 대기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용존 탄소를 포함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바닷물 속 탄소를 제거하면 바다가 다시 대기 중 CO₂를 흡수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일종의 “스펀지를 짜고 다시 물에 넣는” 효과이다.


시큐어(SeaCURE) 파일럿 플랜트는 웨이머스 해안에 위치한 해양생물센터 내에서 가동되고 있다. 이 시설은 분당 약 3,000리터의 해수를 처리해 연간 약 100톤의 CO₂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었다. 


해수를 끌어온 뒤 산도를 조절해 용존 탄소를 이산화탄소 형태로 변환시키고 이를 다시 포집하는 방식이다. 이후 정제된 CO₂는 고체 흡착재 형태로 저장하거나 확장된 미래 시스템에서는 지하의 지질학적 저장소에 주입하는 방식이 고려된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인 방식이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바닷물의 화학적 조성을 변화시킨 뒤 바다로 되돌릴 때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초기 실험 결과에서는 일부 플랑크톤이나 홍합과 같은 생물 종이 저탄소 해수에 노출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결과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배출수의 ‘사전 희석’ 등 완화 전략을 제안하지만 민감한 생태 서식지 인근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한 이 기술의 에너지 효율성과 경제성 그리고 저장 인프라 구축 문제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다. CO₂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압축하고 운반해 안전하게 저장하는 과정 역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재생 에너지 공급 확대와 인프라 정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상당하다. 바다는 대기보다 약 50배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이 탄소가 장기간 해수에 머물며 산성화를 유발하고 해양 생태계에 부담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다에서 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은 장기적 기후 전략의 중요한 일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뿐 아니라 미국 하와이, 네덜란드 등에서도 유사한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이 시범 운영 중이라는 사실은 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해양 탄소 제거는 기후 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라 “보완책”이라는 점이다.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우선이며 이러한 기술은 그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큐어(SeaCURE) 같은 파일럿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단계일 뿐 앞으로 수년간의 실증 연구와 환경 평가, 기술 개선이 이 기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기후 대응 전략이 점점 다양해지는 가운데 바다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지 여부는 이제 시작된 실험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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