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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영구동토층·이탄지대 해동, ‘숨은 기후 시한폭탄’ 실제 신호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2.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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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이르쿠츠크 [사진= Simon Berger] 


북극의 영구동토층과 이탄지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녹고 있으며, 이 변화는 단순히 지역 생태계의 변화를 넘어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스웨덴,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등지에서는 집과 마을 전체가 땅속으로 가라앉거나 기반을 잃어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도로와 송유관 같은 필수 기반시설도 변형과 침하로 안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이는 영구동토층 아래 수천 년 동안 얼어 있던 얼음과 유기물이 예측보다 빠르게 해동되면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결과다.


영구동토층은 수천~수만 년에 걸쳐 얼어 있던 토양으로, 그 속에는 콩팥 모양의 이탄층이 두껍게 쌓여 있다. 이 이탄층에는 약 1조 7천억 톤의 탄소가 저장돼 있는데, 이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배출한 총량의 몇 배에 달하는 규모다. 


즉, 북극이 안정적으로 얼어 있는 자체가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자 자연적 ‘기후 안전장치’로 기능해 온 셈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북극 영구동토층의 온도가 최근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해동이 기존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70년이나 앞당겨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동토층이 녹으면 그 안에 갇혀 있던 유기물이 미생물 활동을 통해 분해되며 이산화탄소와 메탄 그리고 질소 산화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지니고, 질소산화물은 그 영향력이 단위 질량당 CO₂의 수백 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북극의 해동은 단순한 지역적 변화가 아니라 전 지구 기후를 가속하는 ‘양의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연구들은 토양 해동과 물길 변화로 인해 금속과 유기물이 대량 용출되면서 북극 하천과 연안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 모델링에도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든다. 북극은 지난 70여 년간 지구 평균보다 약 3~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돼 왔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수천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탄소 저장 기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으며, 일부 최신 기후 모델은 북극 해동이 앞으로의 온난화 속도를 기존 전망보다 훨씬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과거 빙하기 이후 해동된 이탄지대가 주변 해양 순환과 탄소 흐름에 영향을 준 사례는 현재의 북극 해동이 미래 해수면 상승과 기후 시스템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변화의 영향은 북극 원주민 공동체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전통적인 사냥·채집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식수 오염과 생태계 변화가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건물 침하와 기반시설 붕괴는 생존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으며, 여러 공동체가 강제로 이주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그들은 영구동토층과 이탄 지대가 단순한 땅이 아니라 생태·문화·정신적 토대임을 강조하며, 이 ‘기후 전선’이 자신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 깊이 체감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전문가들은 현재 속도대로 해동이 이어질 경우 전 세계적 탄소 감소 노력과 기후 목표 달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들은 영구동토층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C 이하로 제한하는 데 핵심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뿐 아니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역 교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도로 건설, 자원 개발, 산불 증가, 인프라 확장과 같은 활동은 표면 토양을 교란해 해동을 촉진하고 이로 인해 악순환이 가속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극 영구동토층과 이탄 지대가 ‘기후 변화 대응의 최전선’임을 강조하며, 생태계 보호·기후 완화·지역 사회 적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탄소 밀도가 높은 북부 생태계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기후 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협력과 정책적 대응의 긴급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북극의 해동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곳의 변화는 지구의 기온, 해수면 상승, 탄소 순환, 생태계 안정성을 모두 직접적으로 흔들어 놓는 핵심 변수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속도는 기후 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이고 냉혹한 지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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