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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포루스의 진주, 메이든 타워... 2,500년 역사를 품은 이스탄불의 전설적인 섬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0.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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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포루스의 진주, 메이든 타워 [사진=Istanbul Tourist Pass]

 

이스탄불을 여행하다 보면 두 대륙을 잇는 바다 위에 홀로 서 있는 우아한 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보스포루스 해협 남쪽 끝, 유럽과 아시아가 손을 뻗어 닿을 듯 마주한 수로 한가운데 솟아 있는 작은 바위섬. 바로 메이든 타워(터키어:Kız Kulesi)이다.


이 탑은 2,500년 동안 도시의 역사와 운명을 함께해 왔다. 기원전 410년 세관소로 세워진 이래 방어탑, 성채, 등대, 콜레라 검역소, 심지어는 시안 화물 저장 시설까지 수많은 역할을 거쳤다. 


한때는 시인들이 모여 “시의 공화국”을 선언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CNN과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은 이 탑을 두고 “보스포루스 해협 한가운데 서 있는 미스터리”라고 표현하며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문화·역사 명소로 소개했다.


전설과 신화가 깃든 섬


메이든 타워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수많은 전설의 무대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한 왕이 점쟁이로부터 “딸이 뱀에 물려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이 섬에 가두었으나 결국 과일 바구니 속에 숨어든 뱀에 의해 비극이 현실이 된 이야기다. 이는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교훈으로 전해진다.


또한 고대 로마시인 오비디우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레안드로스의 전설과도 연결된다. 매일 밤 연인을 만나기 위해 이곳까지 헤엄쳐 오던 레안드로스가 폭풍 속에서 익사하자 그의 연인도 뒤따라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메이든 타워와 갈라타 타워가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낭만적인 전설까지 덧붙여져 이 섬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신화적 상징성을 지닌다.


복원과 재탄생


오랜 세월 지진과 화재 그리고 전쟁을 견뎌온 메이든 타워는 20세기 이후 여러 차례 복원을 거쳤다. 가장 최근에는 2022년부터 2년에 걸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돼 구조물이 보강되고 원형에 가까운 초기 건축 양식이 되살아났다. 2024년 3월 마침내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시 문을 열었다.


이제 관광객들은 유럽 쪽 카라쾨이 부두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10분 남짓한 항해 끝에 섬에 도착할 수 있다. 내부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서 보스포루스 해협과 이스탄불의 전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으며 작은 카페에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해협 위의 랜드마크


보스포루스 해협은 매년 약 3만 척의 선박이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수로 중 하나다. 과거 그리스인들은 이 길을 따라 조지아 산맥에서 금과 은, 구리를 싣고 돌아왔으며, 오늘날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송로로서 지정학적 가치를 지닌다. 이런 전략적 요충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메이든 타워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유라시아를 잇는 도시의 상징이자 시대의 흐름을 지켜본 증인이다.


여행 팁


위치: 보스포루스 해협 남쪽 끝, 아시아 측 위스퀴다르(Uskudar) 지구 인근

이용 요금: 입장료 약 27유로, 왕복 유람선 요금 5유로

추천 체류 시간: 약 1시간

관람 포인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갈라타 다리, 뤼스템 파샤 모스크, 유럽과 아시아를 동시에 담은 풍경


오늘날 메이든 타워는 고요한 카페와 전설이 깃든 전망대가 어우러진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작은 피난처다. 하지만 그 속에는 2,500년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이스탄불에 도착하는 이들에게 메이든 타워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보스포루스의 진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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