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 미국 농가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구제금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농산물인 대두(soybean)는 오랫동안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었지만 중국이 지난 5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서 농가들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일부 농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자국 농업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CNN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최근 백악관과의 회의에서 대공황 시절의 농업 기금을 활용하고 남은 예산을 재편성해 2,100개의 농무부(USDA) 카운티 사무소를 다시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약 3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금이 농민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며 작물 보험과 재난 지원금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러한 일시적 지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농업 부문을 위한 대규모 구제금융 패키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구제 금융 규모는 100억 달러에서 최대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정부 셧다운으로 정책 결정이 지연되면서 실제로 지원금이 지급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셧다운으로 핵심 인력이 업무에서 배제되었고 행정부가 재무부와 농무부를 통해 다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대두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이 상당한 양의 미국산 대두를 다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협정을 발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와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5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대두를 일부 구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교착 상태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농가의 불만은 여전히 크다. 미 농민단체 ‘유나이티드 위 잇(United We Eat)’의 설립자 데이브 머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게 세 번이나 투표한 농부들조차 이제 분노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면서 자국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최근 아르헨티나에 대한 금융 지원과 동시에 아르헨티나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점도 이러한 반발을 키웠다.
정치권에서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노스다코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케빈 크레이머는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거래를 성사시킨다면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캐나다와의 협상 결렬과 관세 인상으로 오히려 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농업의 핵심 과제는 ‘시장 회복’과 ‘직접 지원’ 사이의 균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수출시장을 되살리려 하지만 협상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 동시에 농민들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수출시장 다변화와 구조 개선 같은 실질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경제문제를 넘어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농촌 지역의 핵심 지지층을 시험대에 올려놓았고, 행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농업 구제를 실행할지에 따라 농가의 여론과 향후 정치 지형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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