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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이후 결속 다지는 쿠바–베네수엘라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6.01.0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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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카스트로의 혁명’ 소환한 하바나, 새로운 냉전의 서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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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속 다지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사진=Matthias Oben, 그래픽=ESG코리아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 특수작전에 의해 전격 체포된 이후, 카리브해와 중남미 정세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특히 수십 년간 베네수엘라에 정치·경제적으로 의존해온 쿠바는 이번 사태를 체제 생존의 중대 분수령으로 받아들이며, 미국과의 긴장이 냉전 이후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라틴아메리카에서 새로운 냉전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 무대였던 중남미가, 다시 한 번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의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마두로 체포, 쿠바에는 ‘전략적 재앙’


마두로의 체포는 단순히 베네수엘라 정권의 붕괴를 넘어 쿠바 공산 정부에 결정적인 타격으로 평가된다. 쿠바는 소련 붕괴 이후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졌으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으며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 대가로 쿠바는 정보요원, 군사·경제 고문, 의료 인력을 대규모로 파견하며 사실상 운명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해외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마두로의 최측근 경호 인력 상당수가 쿠바인이었고, 쿠바 정보기관은 베네수엘라 국가 운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마두로 체포 과정에서 쿠바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쿠바 정부의 공식 발표는, 양국 연대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하바나의 선택: 체·카스트로의 혁명으로 회귀


마두로 체포 이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하나의 조국”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과거 차베스가 선언했던 ‘라 그란 파트리아(위대한 조국)’를 다시 소환한 표현이다.


쿠바 관영 매체와 정치 담론은 자연스럽게 과거 혁명의 기억으로 회귀하고 있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이끌었던 1959년 쿠바 혁명, 그리고 미국의 봉쇄와 침공 위협 속에서도 체제를 지켜냈다는 서사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일부 해외 언론은 이를 두고 “하바나가 의도적으로 냉전 혁명 서사를 재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의 상징일 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체를 무대로 한 반미 혁명의 아이콘이었다. 쿠바 정부가 지금 이 시점에 체와 카스트로의 유산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을 단순한 외교 갈등이 아닌 ‘역사적 투쟁’으로 규정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독트린’과 새로운 냉전 구도


해외 언론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남미 정책을 지목한다. 이른바 ‘신(新) 먼로 독트린’을 내세운 워싱턴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정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마두로 축출이 단기간에 성공하면서,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은 하바나 내부에서도 공공연하다. 쿠바 시민들 사이에서 “다음은 우리인가”라는 질문이 퍼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는, 섬 전체가 느끼는 위기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미국 내 전문가들은 쿠바에 대한 직접 군사 개입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극심한 경제 압박과 외교적 고립을 통해 체제 변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립 속 결속, 그러나 커지는 불안


문제는 시점이다. 쿠바는 현재 극심한 연료 부족과 잦은 정전,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쿠바가 수십 년 만에 가장 취약한 상태”라고 평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와의 동맹이 흔들릴 경우, 쿠바는 소련 붕괴 이후 ‘특별시기’라 불렸던 대규모 경제 붕괴를 다시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쿠바 지도부는 오히려 베네수엘라와의 연대를 더욱 공개적으로 과시하며, 미국과의 정면 대결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체제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내부 불만을 외부의 적으로 전환하려는 전통적인 전략으로도 읽힌다.


다시 중남미로 돌아온 냉전의 그림자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단기적 위기가 아닌, 장기적인 국제 질서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마두로 체포를 기점으로 미국, 쿠바, 그리고 중남미 좌파 정권들 사이의 대립이 격화될 경우, 중남미는 다시 한 번 강대국 정치의 전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으로 시작된 반미 투쟁의 기억이 21세기 국제정치 속에서 다시 소환되는 지금,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선택은 단지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냉전 시대의 성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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