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일 13% 넘게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기록했다. 해외 주요 외신과 투자업계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메모리 경쟁력을 미국 시장 기준으로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보다 약 13.1% 상승한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77달러까지 오르며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이번 ADR 종가는 한국 유가증권시장(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를 환산한 가격보다 약 16% 높은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왔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미국 시장에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메모리 리더십 인정받았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지배력과 AI 서버 투자 확대를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AJ벨(AJ Bell)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댄 코츠워스(Dan Coatsworth)는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나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한 HBM 시장 성장세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해외 언론 "엔비디아 핵심 공급사"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경제매체들도 SK하이닉스를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업체로 소개하며 AI 산업 성장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와 HBM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가 HBM3E와 차세대 HBM4 시장에서도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메모리 업황 역시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 직접 진출 의미"
이번 ADR 상장은 단순한 해외 상장을 넘어 미국 자본시장과의 연결성을 크게 강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총 265억 달러 규모로 진행된 이번 ADR 상장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거래시간에 직접 SK하이닉스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으며,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편입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ETF와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I 투자 확대 기대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반도체 공정 투자,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는 등 AI 메모리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이번 ADR 흥행은 단순히 상장 첫날 주가 상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미국 메모리 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업가치 재평가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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