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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②
ESG경영을 실천하거나 준비하는 기업 중 대기업은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경영전략이 세분되어있지 않은 공공기관이나 중견기업은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ESG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더러 기획은 경영전략 부서에서 실행은 인사 담당 부서나 총무 담당 부서에서 시행하고 있는 경우로 나뉜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의 경우에는 ESG경영을 ‘환경(Environmental)’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적용하여 우려와는 반대로 매출·영업이익·주가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어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시행하는 반면, 관리조직의 규모가 크지 않은 공공기관이나 중견기업의 경우 그 포커스가 인사 및 총무업무에 집중된 경향이 강하여 기존에 해오던 업무들을 명칭 변경하는데 집중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021년 금융위원회가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이어서 한국거래소가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발표하면서 ESG 정보공개 6원칙(➀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그 정보가 정확할 것 ➁ 이해관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가 제공될 것 ➂ 기업의 목표와 성과를 비교할 수 있고, 이를 다른 기업의 성과와도 비교할 수 있을 것 ➃ 기업의 유리한 정보뿐만 아니라 불리한 정보도 보고서에 포함하여 정보의 완전성을 보장할 것 ➄ 정보는 검증이 가능하도록 정의, 수집 및 기록될 것 ➅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것을 제시하였고 이것을 통해 ESG경영의 핵심은 적확(的確)한 정보와 수치화이며 이는 인사 노무의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됨을 알 수 있다. 특히 해당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사회(Social)’ 항목에 임직원 현황(평등 및 다양성, 신규고용 및 이직, 청년인턴 채용, 육아휴직)을 통해 인사 노무 분야에서 검토 되어야 할 주요 이슈를 제시하였는데 지표를 그대로 받아들여 단순화할 것이 아니라 인사업무 전반에 걸쳐 핵심 가치인 고용과 채용, 유지 관리에 대한 이슈를 정리하고 그에 맞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 인사쟁이들은 인사 노무 분야에서 어떤 것을 먼저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ESG경영을 뒷받침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적확(的確)한 정보와 수치화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답은 평가제도의 고도화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도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실제 그 기능이 근무성적평정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그 지표들 또한 객관적 데이터 보다는 주관적인 내용들이 많아 평가제도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수기 평가를 통해 후작업이 가능(관리부서의 평가는 모든 평가가 끝난 후 그 결괏값을 보고 입력)한 구조로 되어 있는 기관들이 허다하고 그것으로 인해 평가제도에 대한 근본적 회의감을 가지게 된다. 신뢰받지 못하는 평가제도는 조직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경영 전반의 리스크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고, ESG경영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인사 노무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공정한 평가제도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가제도는 크게 성과 평가(경영전략부서에서 담당)와 역량평가(인사 부서에서 담당)로 구성되는데 평가제도 고도화를 위해 조직성과평가를 시행하되, 수치화될 수 있는 성과에 대해서는 경영전략부서에서 그 목표를 TOP-DOWN 방식으로 제시하고 협의를 통해 확정해 나가야 한다. 다만 여기에서도 피평가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여 성과평가는 모두 S라는 것이 당연시된다면 그것은 결국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으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등급별 비중을 설정했다면 결과치에 따라 강제 할당하여 점수를 확정하고 그 점수가 팀의 성과점수를 거쳐 개인의 성과평가 점수가 산출되는 형식을 띠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관대화 경향으로 D등급 부서나 C등급 부서의 직원 일부를 구제하기 위해 두 등급을 없애고 모두 B등급을 부여하게 되면 결국 B등급 부서가 C나 D등급이 되어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인사 담당 부서에서 시행하는 역량평가의 경우에도 뜬구름 잡는 지표를 제시할 게 아니라 정량화할 수 있는 지표들은 최대한 수치화하여 주관적 평가를 배제해야 한다. 또한 평가의 후작업을 방지하기 위해 평가시스템의 전산화를 서둘러야 한다. 평가제도가 확립되어야 ESG 가이던스에서 제시하는 평등 및 다양성, 신규고용 및 이직, 청년인턴 채용, 육아휴직 등의 지표가 비로소 바로 설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게 된다. ESG경영을 위한 인사노무관리의 대응은 결국 평가제도를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그것이 갖춰진 후 고용과 채용·유지 관리에 있어 좋은 조건(급여, 복리후생, 산업안전)의 제공, 노동인권의 존중이 다루어질 수 있다. 초연결 사회에서 공정한 평가제도가 갖추어져야 조직의 평판과 가치가 오르고 그래야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으며, 기존 인력에 대한 동기부여 및 유지 관리에도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음은 자명하다. 덧붙이는 글 : 김경수(Kyoung-Soo, Kim) 현재 지역산업육성기관인 테크노파크에서 정책기획단 혁신사업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충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법학석사,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기업 및 기관에서 20년 넘게 인사(HRM), 교육(HRD), 경영기획, 사업기획 업무등을 담당하며 ESG 도입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지속적으로 연구 및 관련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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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ESG 논평] 후쿠시마 ‘오염수’와 ‘처리수’ 용어 논쟁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고 8일이 지나고 있다. 24일은 ‘12월의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날이다. 비록 12월의 크리스마스이브는 아니지만 이날도 인류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하루’이다. 하지만 일본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해양 님비방류’를 시작해 버렸다. 해양 님비방류란! 자기 거주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지는 행위를 반대하는 태도로, 일본이 ‘자신들의 나라에서 일어난 재해를 인류 공동의 바다에 쓰레기나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내 뒷마당은 안돼! (Not In My Backyard!) 그러나, 너희 마당에! But, in Your Yard! 8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용어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핵 ‘오염수’ 대신에 ‘처리수’라는 용어를 쓰겠다는 것이다. 생업에 종사하는 어민을 보호하고 과도한 공포 여론을 막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은 ‘오염수’와 ‘처리수’라는 용어에 있지 않다. 본질은 ‘인류가 가장 무서워하는 핵 원전 사고의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이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용어의 선택으로 국론을 분열하거나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신시킬 수는 없다. 문제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이 아무리 과학을 이용하고 ‘알프스’ 처리기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물은 핵물질에 오염된 물질이다. 이 물질이 수십 년간 바다에 버려지면 이로 인해 발생할 사태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아무리 발달된 과학이라도 자연의 세세한 부분과 섭리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류가 맹신하는 과학에도 한계가 있다. 만약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처럼 나비의 작은 날갯짓에 반대편의 나라에서 폭풍우가 몰아쳐 인류의 재앙이 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수 있단 말인가? 문제의 본질은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렸다’.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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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칼럼] ESG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E(환경)·S(사회)·G(거버넌스)는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이다. E(환경)는 지구에 대 한 모든 것이고, S(사회적 책무)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고, G(거버넌스)는 회 사·조직에 대한 모든 것이다. 글로벌지속가능경영보고서(GRI)와 지속가능성회계 기준위원회(SASB),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ESG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기업들은 ESG 경영을, 금융기관들은 ESG 투자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아직 체감되지 않는 영역이 많다.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공 무원 조직에서는 아직 관심이 적다. 110만 공무원 인사와 투명하고 깨끗한 일 잘하는 공직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식과 행태 변화를 유도해 국민 중심의 생산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하여 힘쓰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ESG 정책은 없다. ESG를 사회적 기업으로 생각하거나 '진보 집단이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국가 전체 행정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행 정안전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ESG에 대해 잘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어 보인다. 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ESG를 재촉했을까. 유엔(SDGs)과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도 다 뛰어들었다. '기후위기·우크라이나 전쟁·코로나19 감염병 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이에 관한 해법으로 ESG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ESG는 돈(금융)에 대한 것이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 (TCFD)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 시장 규모 를 크게 하자는 것이고, 돈(금융·경제)에 대한 것으로 보수의 가치이기도 하다. 실제 주식·채권·대체자산 시장에 ESG는 이미 깊숙이 스며들었다. 돈(금융·자본 주의)은 어디에 많은가. 자본시장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는 연기금이다. 국내 국민연금 규모는 800조원, 미국 사회보장신탁펀드(SSTF)는 3000조원, 일본 정부 연금투자펀드(GPIF)는 1800조원에 달한다. 국부펀드(노르웨이 정부연금펀드글로 - 59 - 벌(GPFG) 1400조원·중국투자회사(CIC) 1100조원)도 있다. 또한 보험(중국 핑안 보험 1500조원·알리안츠보험 1200조원)이 있다. 공모펀드운용 자산운용사(블랙 록 8000조원·뱅가드 6500조원)와 사모펀드운용사(블랙스톤 200조원) 등도 여기 에 포함된다. 더불어 뮤추얼펀드와 투자은행, 공제회, 은행, 비영리재단(대학기 금·종교재단 등)도 있다. 신탁 형태의 돈으로 ESG가 가장 빨리 전파된 곳들이다. 생물인 기업은 살아남는 법을 본능적으로 안다. 애플의 공급망보고서와 ESG보 고서는 2030 탄소 제로를, 마이크로소프트 ESG보고서는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표방한다. 삼성전자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스코프3(Scope3·공급망 과 협력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 제로)을 언급한다. 자본주의는 ESG를 선택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ESG는 금융 중심지인 미국에서 가속화되고 촉진됐다. 이제 ESG는 초격차가 될 것이다. 한국은 이 절호의 기회 를 잡아야 한다. 최근 ESG에서 E뿐 아니라 S와 G에도 관심이 점점 늘고 있다. S는 공정한 보상 과 훈련·교육 지원, 다양성, 포용, 존엄, 존중,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기대한 다. 사람에 관한 것이고 직장생활에 관한 것이며, 자본주의와 돈(금융)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ESG는 새로운 시대의 리더와 리더십으로 귀결된다. 지금 ESG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세상은 바뀌었다.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 는 시대가 아니다. 설명하고 겸손한 질문으로 태도와 자세를 바꾸어 함께 가야 하는 시대다. 낡은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덧붙이는 글 I 박희정 (Park Hee Jeong) 국회 사무처 산하 법인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으로 ESG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사회문화복지에 정책제언을 했으며,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ESG자문과 입법 및 미국법ㆍ국제통상을 자문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실ㆍ행안위원장실을 총괄하며 선임정책비서관으로 다양한 입법ㆍ정책에 관여하였다. 또한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고문으로 ESG전략ㆍ대응한 바 있다. 유엔협회세계연맹에서는 회장실을 총괄하며 전략담당관으로 국제적 이슈와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사회혁신 기업가정신 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레고리 디즈(Gregory Dees)교수에게 사회혁신기업가정신을 사사받았다. 워싱턴대 로스쿨에서는 미국법과 국제통상을 전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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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칼럼] 뉴노멀시대 게임의 법칙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책임(CSR)을 넘어 환경·사회·지배 구조(ESG)로 향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사회에 대한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 수준이 아닌 더욱더 적극적으로 사회를 변혁하자(ESG)는 것이다. 그래야 다 같이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시민 의식으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ESG는 이미 각국 정부나 국제연합(UN)에서 강조해오긴 했지만 세계 1위 자 산운용사 블랙록의 목소리로 최근 뜨거운 이슈로 부각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블랙록은 2021년 9월 말 기준으로 약 512조원 규모의 지속가능 투자상품 을 운용하고 있다. 추가로 약 700조원을 ESG 상품 자금으로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 환경(Environment)을 뜻하는 E는 그나마 구체적으로 틀을 잡아가고 있다. 다른 것은 어떨까. 금융투자회사들 특히 기관투자자는 믿고 자금을 위탁 운용하기에 수탁자 책임이 더욱 중요하다. G에 해당하는 지배구조(Governance)의 핵심은 건강한 이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사회의 합리적 의사결정구조와 통제체계 마련, 이사의 충실의무·주의의무와 수탁자 의무책임 부과 등이 중요하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G는 '법률경영·투명경영·기업인권·이사회경영'를 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에서 2021년 6월 하원에서 통과한 ESG 공시 단순화법(ESG Disclosure Simplification Act of 2021)은 '지배구조 향상과 투자자 보호'라는 목적을 내 세우고 있다. 물론 내부자거래 규제와 회사 기회 유용금지 법리로 일감 몰아 주기 같은 불공정 관행을 막고, 내부통제체계도 적절히 수립해 건강한 G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근 말이 많았던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이나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언급된 내부통제체계 부재를 보면 미국 케어마크 사건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것이 크다. 미국 의료회사인 케어마크 주주들은 회사 이사들이 의무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이사들이 경영판단의 원칙과 주의·감시·신인의무를 기준에 따라 지켰다며 주주 패소 판결을 내렸다. 회사에 내부통제체계가 잘 마련·운 영되고 있다면 임직원 잘못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더라도 이사진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가치 기준이 크게 바뀌었다. 기업은 이같은 G는 기본이고, 사회(Social)를 일 컫는 S로도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다. 기업도 생물이라 시대에 따라 진화해 야 살아갈 수 있다. 자본시장 즉 금융산업이 국가 근간이 된 시대에 기업 존재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이냐는 '이해관계자' 범주를 어디까지 잡느냐 와도 일맥상통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은 직원·고객·투자자·파트너·협력회사·지역사회를 이해관계 자에 포함해 상생협력의 경영가치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도 이해관 계자와 관련해 다양성·공정성·형평성·포용성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같은 운동이 이런 차원의 요구다. 유럽연합(EU)이 내놓은 기업 대상 인권실사도 기업 이해관계자 범주를 확대 하자는 차원이다. 우리나라가 마련한 여성이사할당제나 중견회사와 가맹점주 간 상생협력도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 이제 기업은 인권경영도 함께 해나가야 하는 시대다. 덧붙이는 글 I 박희정 (Park Hee Jeong) 국회 사무처 산하 법인 한국조정협회 ESG위원장으로 ESG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사회문화복지에 정책제언을 했으며,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ESG자문과 입법 및 미국법ㆍ국제통상을 자문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실ㆍ행안위원장실을 총괄하며 선임정책비서관으로 다양한 입법ㆍ정책에 관여하였다. 또한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고문으로 ESG전략ㆍ대응한 바 있다. 유엔협회세계연맹에서는 회장실을 총괄하며 전략담당관으로 국제적 이슈와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사회혁신 기업가정신 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레고리 디즈(Gregory Dees)교수에게 사회혁신기업가정신을 사사받았다. 워싱턴대 로스쿨에서는 미국법과 국제통상을 전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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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래리 핑크(Larry Fink),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자본주의의 역할
지구온난화로 기후 위기를 맞이한 국제사회는 자본주의의 중심축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이상기온은 무분별한 탄소배출로 촉발된 자연현상이다. 이제 기후 위기는 단순히 기후변화의 단계를 넘어 ‘인류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기후 위기의 주범은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이산화탄소는 기체 상태일 때 무색, 무취하며 대기에 머물게 되는데 원인은 화산 가스, 유기물 연소, 생물의 호흡, 미생물의 발효 등이다. 그중에서도 기후 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산업화로 인해 생성된 이산화탄소이다. 지구상 이산화탄소는 원시 사회 때부터 존재해 왔다. 산업화 시대 이전까지 지구는 자정 가능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산업사회를 맞이하면서 이산화탄소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과 운송을 위한 증기기관차, 비행기의 발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인류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계의 발명을 통해 급속한 산업사회를 맞이하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견인했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기반은 ‘기업’으로부터 시작된다. 기업은 산업사회의 기초를 다지고 인류를 풍요로운 세상으로 만들었다. 대량생산이 가져온 물질의 풍요는 인간에게 ‘무한 행복’을 보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세상의 물리적 상태가 임계점이 있듯 자연 상태의 유지도 임계점이 있다. 이제 ‘풍요의 시대는 위협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 인류는 초산업화 사회에 도달하면서 물질적 풍요를 넘어 ‘과잉’으로 이어졌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는 그것을 소모한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은 쓰레기’는 산업화가 가져온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물질적 풍요 뒤에 남은 검은 그림자’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기업가가 있다. 그는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 회장이다. 그는 2021년 기준 약 9,500조 원에 달하는 자본을 기반으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연금의 총자산이 850조이고, 애플의 시가총액이 1,953조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투자회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가치가 ‘이윤추구’에 국한된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제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그 가치에 ESG가 있다. 래리 핑크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리스크’이며, 국제사회와 기업은 이러한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일관성 있는 양질의 주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1월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선언은 전 세계 기업인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으며, 기업들은 이에 대해 준비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힘이다. 힘 있는 사람이 힘을 쓰겠다고 하는데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만약 이를 거부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도태 될 수 밖에 없다. 이제 기업은 이윤추구만을 통해 경영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물론 기업의 이윤은 기업이 존재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과 함께 기업이 갖춰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그 중심에 ESG가 있다. 이제 기업은 E(Environmental)를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청정기술을 개발하고 재활용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S(Social)를 위해 고용 평등과 다양성을 인정하며,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G(Governance)를 위해 투명한 기업운영과 고용 평등을 준수하고 법과 윤리를 통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이사회구조의 투명성을 통해 반부패와 공정성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ESG는 기업의 운명뿐 아니라 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UN, 환경단체, 국제기구, 투자회사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블랙록 래피 핑크 회장의 투자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가 자신의 투자자와 투자회사에 보낸 서한은 다음과 같다. CEO 님께, 블랙록은 고객들에 대한 신탁 의무를 지니며, 고객의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를 도와드립니다. 블랙록에서 운용되는 대부분의 자산은 은퇴 준비 자금으로, 교사, 소방관, 의사, 사업가 등 연금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의 자금입니다. 운용되는 자금은 블랙록의 것이 아닌 투자자의 것입니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신뢰, 그리고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은 저희가 고객을 대변한다는 큰 책임을 부여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매년 CEO님께 서한을 전하며,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산 운용, 장기 전략, 목적, 그리고 기후변화 등 각종 이슈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귀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귀사의 주주이기도 한 당사의 고객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저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서한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우리 모두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전 세계를 뒤덮고 영구적인 변화를 남긴 팬데믹입니다.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했으며,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진료를 받는 등의 전반적인 생활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은 결코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폭의 경제 긴축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주식시장은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급격한 폭락을 겪기도 했습니다. 일부 산업, 특히 대면 서비스에 집중된 산업은 큰 손실을 입었지만, 또 다른 산업은 번성하기도 했습니다. 팬데믹이 누그러지는 듯하며, 주식시장의 회복세는 성장에 좋은 징조이지만, 경제는 여전히 난관에 빠진 상태입니다. 실업률은 매우 높고, 중소기업은 연이어 문을 닫고, 전 세계의 많은 가정들이 집세와 식비 충당의 어려움으로 위태롭습니다. 또한, 팬데믹은 추세적 변화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은퇴 위기의 심화에서부터 구조적 불평등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 들어 몇 달 간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종 평등을 향한 역사적인 시위의 물결이 팬데믹 가운데서도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이번 달 미국에서는 거짓과 정치적 기회주의로 불붙은 정치적 소외가 폭력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는 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취약하면서도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지난 12개월간의 깊은 어둠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신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용기와 확신을 갖고 이해관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급격한 혁신을 거듭하며 사회적 격리 기간 동안에도 식품과 상품 수급을 가능케 했습니다. 기업들은 취약 계층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백신이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되었는데, 이는 현대 과학의 위대한 승리 중 하나입니다. 많은 기업이 인종 평등에 대한 호소에도 응답했습니다. 아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많은 일이 남아 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20년의 그 모든 혼란 속에서도 기업들은 ‘기후변화 리스크’에 맞서기 위해 단호하게 움직였습니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뚜렷이 상기시키는 실존적 위기를 느끼게 하며, 우리로 하여금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위협에 더 강력히 맞서게 만들었고, 팬데믹 위기가 그리했듯, 기후변화 위기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건 위기이나 환경 위기를 불문하고, 이와 같이 같은 위기에는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화재, 가뭄, 홍수, 허리케인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물리적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이는 금융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너지 기업들이 기후 관련 이슈로 좌초된 자산에 대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감가상각을 경험했고, 규제당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등 재정적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사회적 변화가 창출할 상당 규모의 경제적 기회와 그 기회를 공정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당사 고객의 최우선 순위이며, 거의 매일 관련된 질문이 들려옵니다. 구조적 변화의 가속화 작년 1월, 저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증권 가치에 기후변화 리스크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자본 배분의 근본적인 재편을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3월에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자본 배분의 재편은 제 예상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 1월에서 11월까지, 뮤추얼펀드 및 ETF 투자자들은 전 세계 지속가능성 자산에 2,88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2019년 전체 규모 대비 96%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 변화는 장기적이면서도 빠르게 진행될 전환의 시작이라고 확신합니다.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고 모든 자산의 가격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이제 모두가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라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이 역사적으로 손꼽힐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러한 전환의 핵심은 지속가능성 투자 옵션의 가용성과 경제성 확대에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정말 대형투자자에게나 가능한 수고로운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지수가 만들어지면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충실히 대비한 기업을 향한 대규모 자본 유입이 물살을 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변화의 정점에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는 기술의 발전과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훨씬 더 광범위한 투자자에게, 한때는 자산가들에게만 제공되었던, 맞춤형 인덱스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기업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 변화는 한층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는, 자본 배분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든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는 자사 주식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행동의 변화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대응도 한 획을 그었습니다. 2020년에는 유럽연합,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국이 모두 배출량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역사적 선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주 미국이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면서, 127개 국가(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에서 넷 제로를 향한 약속을 고려하거나 이미 이행하고 있습니다. 모멘텀은 계속 형성되고 있으며, 2021년에는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으며 글로벌경제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블랙록 래리 핑크 - 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래리 핑크 회장이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는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려는 최소한의 행동이다. 이제 국제사회는 실천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도태될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이것은 기업의 선택에 달렸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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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태원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참사’와 ‘사고’, ‘희생자’와 ‘사망자’
156명의 희생자와 15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사건에 대해 ‘사고’와 ‘참사’라는 단어를 놓고 논란(論難)이 일고 있다. 사전적으로 ‘참사(慘事)’란, ‘비참하고 끔찍한 일을 말하며,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 때’ 쓰는 단어이다. 이에 비해 ‘사고(事故)’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 어떤 일이 일어난 까닭’ 등으로 사용된다. 영어의 경우 사고, 사건을 incident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참사는 Disaster로 표현한다. ‘참사’와 ‘사고’의 논쟁에 이어 ‘희생자’와 ‘사망자’의 단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희생자(犧牲者)란, ‘희생을 당한 사람, 사고나 자연재해 따위로 애석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의 뜻을 담고 있고, ‘사망자(死亡者)’란 ‘죽은 사람, 고인, 망인, 망자의 뜻’을 담고 있다. 영어로 사망자의 경우 Dead로 표현하고, 희생자의 경우 Victim으로 표현한다. 해외 언론이 이태원 희생자를 바라보는 단어의 선택은 명확하다. CNN, BBC, 뉴욕타임즈 등해외 언론은 Victims, Disaster라는 단어를 통해 이태원 사태를 ‘참사’와 ‘희생자’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이태원 참사가 일반적인 사건, 사고와 달리 대형 참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태원 참사 다음 날 ‘참사’ 대신 ‘사고’로, ‘희생자’ 대신 ‘사망자’로 통일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가해자와 책임 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에서 보듯이 ‘사고’는 작은 사건이나 불행한 일에 대해 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참사’는 애석하게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사고보다는 큰 희생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이태원 사태에서 ‘참사’와 ‘사고’의 의미가 명확히 이루어져야, ‘희생자’와 ‘사망자’의 단어도 적절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참사의 경우 정부가 공식적으로 마련한 추모 장소에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표기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분향소가 이렇게 꾸며진 것은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고로 보는 시각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해외 언론과 일부 국민들은 사건의 규모나 형식으로 보아 ‘참사’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명칭을 공식화하고 있는 것은 행안부가 행정부 시, 도 부단체장과의 회의에서 10월 30일 중대본 회의의 주요 내용이라고 전하며, 사고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진도 해상에서 304명의 사망자를 낸 세월호 경우 ‘참사’와 ‘희생자’로 부른 것에 비하면 차이가 난다. 이번 이태원 참사로 모든 국민이 마음 아파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단어의 선정에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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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⑧] 독일의 ESG 주간: 평화 행진, 금 보유고 논쟁, 전기차 정책 개편
- 이번 주 독일에서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여러 가지 중요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사회 부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재무장 반대 평화 시위였습니다. 독일 주요 언론에서는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 보유고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도 발표했습니다. 2025년 독일 부활절 평화 행진: 군비 강화 반대와 군축 촉구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전역에서는 전통적인 ‘부활절 평화 행진(Ostermärsche)’이 부활하며 시민들이 새 정부의 재무장 계획에 반대하고 세계적인 군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평화 시위는 전후 독일의 평화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시위는 성목요일인 4월 17일에 시작되어 에어푸르트, 포츠담, 프라이부르크, 레겐스부르크 등 여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에어푸르트에서는 약 400명이 “전쟁 논리보다 평화 논리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였으며, 정부의 군비 확대와 "전쟁 대비" 논의에 항의했습니다. 시위는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으로 조직되었으며, 평화로운 분쟁 해결과 독일 내 미 중거리 무기 배치 반대를 강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평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미국 무기의 독일 배치를 중단할 것과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평화 협력 네트워크의 크리스티안 골라는 유럽과 세계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진행 중인 수많은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어푸르트 시위 중, 주최 측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또 다른 집회와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후자의 집회에는 AfD(독일을 위한 대안) 지지자와 음모론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화 행진 조직자들은 자신들의 시위가 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것이며 극단주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MDR) 부활절 주말 동안 시위는 계속될 예정이며, 특히 성토요일에 많은 활동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 시위는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 국가의 안보 정책을 재검토하고 세계 평화에 더 헌신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독일의 재정 논쟁: 예산 부족 해결을 위한 금 보유고 활용 여부 독일은 현재 2028년까지 약 1,3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재정 적자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독일이 보유한 막대한 금 보유고를 부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MDR) 2024년 말 기준 독일은 3,300톤 이상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700억 유로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금의 가치는 유로화 도입 이후 크게 상승했으며, 금 재평가 준비금은 약 13배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금 매각은 예산 적자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권고합니다. (출처: MDR)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부총재 자비네 마우더러는 금 보유고가 위기 시 국가 재정의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한다며, 이를 매각할 경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 경제연구소(DIW)의 거시경제학자 알렉산더 크리볼루츠키도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각이 국제 금값을 하락시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논쟁은 단기적인 재정 문제 해결과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합니다. 독일 정부는 금 보유고 활용의 잠재적 이점과 그로 인한 신용도 저하 및 시장 혼란의 위험 사이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독일의 전기차 인센티브 개편: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로의 전략적 전환 독일 정부는 전기차(EV) 보급을 촉진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은 전면적인 보조금보다는 목표 중심의 인센티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화된 구매 보조금: 전기차 구매자에게 더 높은 보조금 지급, 특히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차량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혜택 강화 (출처: Bundesregierung.de) 기업 대상 세제 혜택: 전기차를 구매하는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 제공 차량세 면제 기간 연장: 일반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차량세 면제 기간을 확대 정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에 공공 충전소를 50,0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의 일환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충전 인프라에 대한 동반 투자와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정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비율을 대폭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기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목표 지향형 인센티브와 기반 인프라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자생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전략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독일의 ESG 주간은 군비에 대한 시민 반대, 재정 건전성과 금 보유고 활용에 대한 논쟁, 지속 가능한 교통을 위한 정책 전환이라는 세 가지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는 독일이 사회적, 재정적,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본 기사는 ESG코리아뉴스 독일 학생기자 마그달레나 카르벤크 (Magdalena Karbenk)의 영문 오피니언으로 원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Germany’s ESG Week: Peace Marches, Gold Reserve Debates, and Electric Vehicle Policy Reform by Magdalena Karbenk (GERMANY) This week in Germany, there were a number of important ESG-related developments. Most importantly for the social sector, there were a range of peaceful protests against rearmament in major cities across the country. In German news sites, economists debated whether the use of gold reserves to cover the budget gap is a reasonable solution to current economic challenges. Furthermore, the government introduced new policies to support the electric vehicle industry. Germany's Easter Peace Marches 2025: Public Opposition to Militarization and Advocacy for Disarmament This year between the 17th and 21st of April, Germany is witnessing a resurgence of the traditional Easter Peace Marches (called ‘Ostermärsche’), in which citizens voice their opposition to the rearmament plans proposed by the new government and advocate for global disarmament. These demonstrations, rooted in the nation's post-war pacifist tradition, have gained renewed significance amidst contemporary geopolitical tensions. The peaceful marches began on Maundy Thursday, April 17, with gatherings in multiple German cities including Erfurt, Potsdam, Freiburg, and Regensburg. Approximately 400 participants assembled in Erfurt under the banner "Peace logic instead of war logic," protesting against the government's increased military spending and the discussions surrounding "war readiness." The demonstrations were organized by a coalition of trade unions, political parties, and civil society organizations. They all emphasized the need for peaceful conflict resolution and criticizing the deployment of U.S. intermediate-range weapons in Germany. The protesters called for concrete peace initiatives to address ongoing conflicts in Ukraine and the Middle East. They also demanded a halt to the stationing of U.S. weapons in Germany and advocated for a world free of nuclear arms. Kristian Golla from the Network for Peace Cooperation emphasized the urgency of establishing a new peace order for Europe and the world, highlighting the need to end the numerous ongoing wars. During the Erfurt demonstration, organizers made a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ir peaceful protest and a concurrent gathering at the same location, which included participants identified as supporters of the Alternative for Germany (AfD) party and conspiracy theorists. The peace march organizers emphasized their commitment to democratic values and distanced themselves from extremist ideologies. (MDR) The Easter Peace Marches are set to continue throughout the Easter weekend, with numerous actions planned, particularly on Holy Saturday. These demonstrations reflect a growing public sentiment in Germany advocating for a reevaluation of the nation's defense policies and a stronger commitment to global peace initiatives. As Germany navigates its role on the international stage, these peace marches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public discourse in shaping the country's approach to security and diplomacy. Germany's Fiscal Debate: The Role of Gold Reserves in Addressing Budget Shortfalls Germany is currently facing a significant fiscal challenge, with projections indicating a potential budget shortfall of €130 billion by 2028. This financial strain has prompted discussions about unconventional solutions, including the possibility of selling portions of the country's substantial gold reserves. (MDR) As of the end of 2024, Germany holds over 3,300 tonnes of gold, valued at more than €270 billion. These reserves have appreciated significantly since the inception of the euro in 1999, with the revaluation reserve for gold increasing nearly thirteenfold. While the sale of gold might appear as a viable option to mitigate the budget deficit, experts caution against such a move. (MDR) Sabine Mauderer, Vice President of the Bundesbank, emphasizes that these gold reserves serve as a critical financial buffer during crises. Selling them could undermine this safety net and potentially destabilize financial markets. Moreover, Alexander Kriwoluzky, a macroeconomist at the German Institute for Economic Research, warns that large-scale sales by central banks could depress global gold prices, leading to broader economic repercussions. (MDR) The debate over utilizing gold reserves to address fiscal shortfalls highlights the tension between immediate financial needs and long-term economic stability. As Germany navigates this complex issue, the government must weigh the potential benefits of such a sale against the risks to its financial credibility and market confidence. Germany's Revised Electric Vehicle Incentives: A Strategic Shift Towards Sustainable Mobility Germany has introduced a comprehensive overhaul of its electric vehicle (EV) incentive program, aiming to promote sustainable mobility and align with climate objectives. The new strategy moves away from broad-based subsidies, focusing on targeted incentives to encourage the adoption of electric vehicles. Key measures include: · Enhanced Purchase Bonuses: Increased rebates for purchasers of electric cars, with higher bonuses for vehicles with extended ranges and plug-in hybrid vehicles. (Bundesregierung.de) · Tax Advantages for Companies: Tax discounts for companies purchasing electric vehicles, aiming to promote the use of EVs in the corporate sector. · Extended Vehicle Tax Exemptions: Exemptions from vehicle taxes for electric vehicles, encouraging private individuals to opt for EVs. The government is committed to expanding the EV charging infrastructure, with plans to increase the number of public charging stations to 50,000 over the next two years. This initiative aims to support the growing number of electric vehicles on the road and facilitate their widespread adoption. While the automotive industry has expressed support for the revised incentives, industry representatives emphasize the need for accompanying investments in charging infrastructure and a clear commitment to long-term policy stability. They highlight that a comprehensive approach, including financial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is essential to foster a robust and sustainable EV market. The government's long-term objective is to significantly increase the number of electric vehicles on the road, contributing to the reduction of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the achievement of climate neutrality targets. By focusing on targeted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the government aims to create a sustainable and resilient EV market that can thrive independently of short-term subsidies. In summary, Germany's revised EV incentive program represents a strategic shift towards fostering a sustainable and resilient electric mobility ecosystem. While the automotive industry remains cautious, the government's focus on targeted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indicates a commitment to achieving climate goals and promoting sustainable transportation solutions. Bibliography: “Bundesregierung Erhöht Kaufprämie Für E-Autos.” Website of the Federal Government | Bundesregierung, 5 Nov. 2019, www.bundesregierung.de/breg-en/service/archive/bundesregierung-foedert-e-autos-1688910. Accessed 18 Apr. 2025. mdr.de. “Friedensbewegung Startet Ostermärsche: Wo Demonstriert Wird | MDR.DE.” Www.mdr.de, 17 Apr. 2025, www.mdr.de/nachrichten/deutschland/gesellschaft/ostern-ostermarsch-frieden-aufruestung-protest100.html. Accessed 18 Apr. 2025. ---. “Haushaltslöcher Und Schulden: Kann Deutschland Sein Gold Verkaufen? | MDR.DE.” Www.mdr.de, 16 Apr. 2025, www.mdr.de/nachrichten/deutschland/wirtschaft/schulden-finanzloch-gold-reserven-verkaufen-100.html. Accessed 18 Apr. 2025. Siegel, Fabian. “Was Bringen Die Neu Geplanten E-Auto-Kaufanreize?” Tagesschau.de, 17 Apr. 2025, www.tagesschau.de/wirtschaft/energie/e-auto-praemie-102.html. Accessed 18 Ap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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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⑧] 독일의 ESG 주간: 평화 행진, 금 보유고 논쟁, 전기차 정책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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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⑦] 독일의 ESG 평가: 그린워싱 벌금부터 규정 준수 문제까지
- 도이치뱅크 자산운용사 DWS(Deutsche Asset & Wealth Management), 그린워싱 혐의로 2,500만 유로 벌금 독일 금융 규제 환경에서 중대한 이정표가 마련되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자산운용 부문인 DWS(Deutsche Asset & Wealth Management)는 ESG 기준을 충족한다고 광고한 투자 상품이 실제로는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시스템이 없었다는 혐의로 프랑크푸르트 검찰과의 조사를 마무리하고 2,500만 유로의 벌금을 지불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로이터, 2025). 이 사례는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책임성 강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벌금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ESG를 잘못 표기한 행위에 대해 EU 내 규제 당국이 점점 더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유럽 전역에서 ESG 라벨이 붙은 펀드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고 있으며, DWS 사례는 독일의 국가 규제 당국이 EU의 정책 방향에 발맞추어 실제로 집행에 나설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금융기관들은 ESG 검증 및 내부 거버넌스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ESG 규제에 따른 우려 표명 독일 부동산 업계는 EU 택소노미 규제에 따른 '그린 자산 비율(GAR)' 지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GAR는 은행 포트폴리오 중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는 보고 지표입니다. 지속 가능한 금융을 장려하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이 지표가 오히려 녹색 리트로핏(친환경 개보수)이 필요한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S&P 글로벌, 2025).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 지표가 이미 친환경 기준을 충족한 신규 건물에 유리하며, 개보수가 필요한 노후건물에는 불리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개보수 자금 확보를 어렵게 하여 기후 전환 목표 달성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건물이 CO₂ 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GAR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속 가능 금융 규칙이 단순한 '친환경 성과'가 아닌 '전환 금융'을 지원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경영진 내 여성 비율 25% 돌파…진전과 한계 공존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DAX 40 상장 기업의 경영진 중 여성 비율이 25%를 넘어섰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2025). 이 진전은 2020년 도입된 성별 할당제의 결과로, 3명 이상의 경영진을 보유한 대형 상장사는 최소 1명의 여성을 포함해야 합니다. 이는 기업 내 다양성의 이정표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서구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독일은 경영진 수준에서 성평등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영진 후보군 형성에서의 접근성 부족과 문화적 편견이 여전히 여성 리더십 확대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진 수준에서의 할당제 성과가 중간 및 고위 관리직 수준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채용 방식 및 직장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할당제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평등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과는 전진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공공의 감시는 앞으로도 기업의 성별 다양성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일, EU 기업 지속가능성 규제와의 정합성 강화 정책적으로, 독일 정부는 자국의 공급망 실사법(LkSG)을 철회하고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과 정합성을 맞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SG 투데이, 2025). 이는 중복된 규제가 중소기업에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초래한다는 기업들의 비판에 대한 대응입니다. 새 정책하에서 독일은 지속가능성과 인권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 입법이 경제 경쟁력을 해치지 않도록 하려는 EU 전반의 논의 흐름을 반영한 것입니다. 찬성론자들은 EU 법률과의 조화가 법적 확실성과 간소화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독일의 기업 책임 선도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규제의 의도와 비용 효율성 간의 긴장은 향후 독일 ESG 정책의 방향에 계속 영향을 줄 것입니다. 중소기업, ESG 보고 기준 대응에 어려움 독일의 중소기업(SME)들은 최근 금융 및 신용 평가 과정에서 요구되는 ESG 정보 수집 및 보고 기준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CLG, 2025). 특히 전담 지속가능성 부서가 없는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데이터의 수집, 해석, 보고에 필요한 리소스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2026년부터 다수의 기업에 적용될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같은 신속한 규제 시행 속도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독일 중소기업들은 준비가 미비하다고 느끼며, 명확한 지침과 자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업계 협회들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소기업 친화적 프레임워크와 디지털 교육 및 인프라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ESG 대응 격차가 더욱 벌어질 위험이 있으며, 이는 독일 경제의 포용적인 지속 가능성 전환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이 격차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ESG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 본 기사는 ESG코리아뉴스 독일 학생기자 피오나 데네(Fiona Dähne)의 영문 오피니언으로 원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Germany’s ESG Reckoning: From Greenwashing Fines to Compliance Struggles by Fiona Dähne (GERMANY) Deutsche Bank’s DWS Fined €25 Million for Greenwashing The financial regulatory environment of Germany marked a pivotal moment as Deutsche Bank’s asset management arm, DWS, agreed to settle allegations of greenwashing for a €25 million fee. The Frankfurt prosecutors concluded their investigation that DWS advertised investment products as compliant to ESG without sufficient systems to back the claims (Reuters, 2025). The case has become symbolic for the increasing pressures for accountability within the finance industry. The agreement displays more than just a corporate penalty—it reflects a general shift of how the regulators within the EU are responding to the misrepresentation of ESG. Regulators have been ramping up efforts to ensure that financial sector claims are credible and verifiable. The oversight of ESG-labelled funds has been intensified across Europe by regulatory authorities, and moreover the DWS settlement signals that national regulators in Germany are ready to back EU efforts with enforcement. Moving forward, financial firms may possibly face harsher compliance expectations in relation to ESG verification and internal governance groundwork. Real Estate Sector Expresses Concern Over ESG-Linked Regulation German real estate industry leaders are expressing growing concern about the implications of the EU’s Green Asset Ratio (GAR), a reporting metric under the EU taxonomy regulation that banks must disclose. The GAR measures how much of a bank’s portfolio consists of environmentally sustainable assets. Although the goal may be to encourage sustainable financing, critics have been arguing that the framework, without meaning to, disincentivizes lending to properties that are in need of green retrofitting, which undermines the climate transition goals (S&P Global, 2025). Warnings from real estate stakeholders state that the metric prefers newer properties that are already in compliance rather than older buildings that are in need of upgrades. This limits access to credit for renovation projects. In a sector where buildings account for a significant fraction of CO₂ emissions, this concern is particularly urgent. The complexity of creating financial rules that truly support transition finance rather than simple green performance is highlighted by the calls for reforms to the GAR. Report Shows Limited Progress on Gender Diversity in Executive Leadership Germany has reached a milestone in corporate diversity: Women now hold more than 25% of executive board positions in DAX 40 companies, according to recent figures (Financial Times, 2025). This progress follows the implementation of mandatory gender quotas in 2020, which require large publicly listed firms with more than three executive board members to include at least one woman. A milestone in corporate diversity: In Germany, women currently hold over 25% of the executive board positions in DAX 40 companies, based on newer figures (Financial Times, 2025). This progress follows the mandatory gender quota implementation of 2020, which necessitates larger publicly recorded firms which have more than three executive board members, including a minimum of one woman. Although this accomplishment is positive as of now, the report also highlights that Germany, compared to other Western countries, is not at the executive level in gender parity. Limited access to leadership in pipelines and cultural biases are some examples of structural challenges that continuously limit broader representation of females in leading roles. Additionally, while quotas are increasing representation at the board level, similar progress still has to be seen in the middle as well as upper management levels. Critics argue that with the absence of bigger changes in hiring and workplace culture, quotas alone may not lead to maintained gender equity. Yet, the increase depicts a step forward, and continuing public scrutiny is expected to keep the diversity of genders on the corporate agenda. Germany Seeks to Align with EU on Corporate Sustainability Rules In policy change, the German government declared that it would undo its nation-specific Supply Chain Due Diligence Act (LkSG) and move towards more harmonization with the forthcoming EU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 (ESG Today, 2025). The action follows increasing business complaints of administrative costs from redundant national and EU regulations. Under the new policy, Germany will seek to reduce bureaucratic burdens for companies, especially medium-sized businesses, without sacrificing rigorous sustainability and human rights standards. The move reflects broader EU-wide discussion about whether it's possible to enforce sustainability legislation without constraining economic competitiveness. Supporters of the change claim that alignment with EU legislation simplifies adherence and adds certainty to the law. However, critics are concerned it will dilute German leadership on company accountability. This tension between regulative intent and cost-effectiveness will continue to shape the path of ESG policy in Germany. SMEs Struggle to Keep Up with ESG Reporting Requirements German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SMEs) are seemingly finding it more difficult to adjust to the emerging ESG reporting standards, especially in the context of financing and creditworthy assessments. Many SMEs, especially those without dedicated sustainability teams, struggle to gather, follow, and present the necessary information as banks and investors start requesting ESG-related data (ICLG, 2025). The challenge is made up of the increasingly fast rollout of the EU regulations, for example, the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 which will be applied to numerous companies across Europe by 2026. Lots of German SMEs feel that they are not sufficiently prepared, citing resource constraints and a lack of clear guidance. Policymakers are being urged by Industry associations to create simplified frameworks that are SME friendly and provide funding for digital training and infrastructure. This risks the widening of the gap between larger corporations, which are equipped more suitably for compliance, and the smaller businesses that play a vital role in the economy of Germany. Emphasizing this imbalance is essential for inclusive sustainability transformation. Bibliography: ESG Today. (2025, April 4). New German coalition government eliminates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law. https://www.esgtoday.com/new-german-coalition-government-eliminates-sustainability-due-diligence-law/ Financial Times. (2025, March 8). Women now hold more than 25% of executive board roles in Germany’s top companies. https://www.ft.com/content/041af5e3-ec2e-4204-beaf-101642f07ba4 Financial News London. (2025, April 2). DWS settles German ESG probe with €25m fine. https://www.fnlondon.com/articles/dws-settles-german-esg-probe-with-25m-fine-40d132a3 International Comparative Legal Guides (ICLG). (2025). Environmental, social & governance law: Germany 2025. https://iclg.com/practice-areas/environmental-social-and-governance-law/germany KPMG. (2025, February). Update on sustainability reporting: Germany calls for delay in CSRD implementation. https://kpmg.com/de/en/home/events/2025/02/update-on-sustainability-reporting.html Landesbank Baden-Württemberg. (2025). ESG trends 2025: Challenges for SMEs. https://www.lbbw.de/artikel/pressemitteilung/esg-trends-2025_ajitmg1h94_d.html Linklaters. (2025, April 1). Monthly ESG update from Germany – 1 April 2025. https://www.linklaters.com/en/knowledge/publications/alerts-newsletters-and-guides/2025/april/01/monthly-esg-update-from-germany--1-april-2025 Reuters. (2025, April 2). Deutsche Bank’s DWS to pay €25 million to settle German greenwashing probe. https://www.reuters.com/business/sustainable-business/deutsche-banks-dws-pay-25-mln-euros-settle-german-greenwashing-probe-2025-04-02/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2025, April 7). Germany’s real estate sector raises concerns over EU’s Green Asset Ratio. https://www.spglobal.com/marketintelligence/en/news-insights/latest-news-headlines/germany-s-real-estate-sector-raises-concerns-over-eu-s-green-asset-ratio-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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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⑦] 독일의 ESG 평가: 그린워싱 벌금부터 규정 준수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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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张敏)의 디자인스펙트럼 ①]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
-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과 지속 가능한 사회 디자인은 미적 완성이나 기능적 문제 해결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통합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오늘날 디자인 교육에서는 단순히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통해 실질적인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은 환경을 고려한 설계를 넘어 사회적 형평성과 커뮤니티의 회복력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 교육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실제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해결책을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다.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은 종종 가상의 과제나 이상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디자인은 예상치 못한 문제와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자원의 제약, 사회적 맥락 등 다양한 복합적인 요소 속에서 이루어진다. 커뮤니티 참여형 프로젝트는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장을 마련해 주며 학생들이 ‘현장감’과 ‘사회적 감수성’을 갖춘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지역 커뮤니티의 쓰레기 문제, 유휴 공간 활용, 고령화 대응, 청년 창업 지원, 어린이 놀이터 개선 등 지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은 모두 디자인을 통해 해결 가능한 주제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디자인이 단순한 조형 활동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도구임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의 협력 과정 자체가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들과의 인터뷰, 워크숍, 피드백 세션을 통해 디자인의 결과물이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만든’ 결과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디자인의 결과뿐만 아니라, 교육의 과정에서도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남긴다.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은 지속 가능한 사고방식과 순환적 디자인 개념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재료의 재사용, 지역 자원의 활용, 로컬 문화의 재해석 등을 통해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지역 정체성을 동시에 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에게 기술적 역량과 더불어 공감 능력, 사회적 책임감, 윤리적 사고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커뮤니티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비로소 현실적인 감각을 얻고, ‘디자인을 통한 변화’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된다. 디자인 교육은 바우하우스(Bauhaus)로 대표되는 근대 디자인 운동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동안 주로 ‘전문 디자이너의 양성’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해왔다.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공예, 산업 기술을 통합한 혁신적인 교육 철학으로, 디자이너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기능성과 심미성을 조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디자인 교육은 여러 산업적 요구에 발맞추며 점차 기술적 완성도와 창의성을 갖춘 '전문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자인이 다루는 문제 영역이 산업 중심에서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맥락으로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디자이너의 역할도 단순한 문제 해결자를 넘어 공동체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해외 디자인 교육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community-based design education)’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Design for Extreme Affordability'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교육과정에 구조적으로 통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칠레 가톨릭대학교(PUC)의 서비스러닝(Service Learning) 모델 역시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지역 문제에 참여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디자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지역 사회와 상호 학습하고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디자인 전문 저널과 국제적 연구 보고서들은 이러한 커뮤니티 참여형 교육의 필요성과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인 교육의 미래 워킹 그룹(Future of Design Education Working Group)은 디자인 교육이 더 이상 교실 안의 가상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며 실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 설계(co-design)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커뮤니티는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도출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하며 디자인 교육 또한 이를 촉진하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CDC 등에서 제시하는 ‘커뮤니티 참여의 원칙’과도 맥락을 같이하며, 디자인이 공공성과 사회적 연대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국제 디자인 학술지에서는 커뮤니티 중심 디자인이 가져다주는 교육적 효과로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감수성과 시스템적 사고, 그리고 윤리적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앤드류 셰이(Andrew Shea)는 사회 변화를 위한 디자인(Designing for Social Change)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규모가 작더라도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학생들이 디자인을 통해 의미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늘날 디자인 교육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갖춘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와 함께 변화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교육적 전환점에 서 있다. 디자이너는 더 이상 독립된 창작자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며,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디자인 교육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필수 요소로 삼고,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참여, 신뢰, 윤리, 지속가능성과 같은 원칙들을 반영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위한 방침과 방향 디자인 교육은 이제 단순히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의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인 환경 파괴, 공동체의 해체, 사회적 불평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은 보다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공동체 지향적인 사고로 나아가야 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이 있다. 이러한 교육은 무엇보다도 공감과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학생들은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디자인 파트너’로서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교육이 가상의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미래의 디자인 교육은 현실 속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실천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교육 방향이 중요하다. 재료의 재사용, 에너지 절약, 환경친화적인 공정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존중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환경을 고려하는 차원을 넘어서, 공동체의 지속적인 성장과 회복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디자인 교육의 중요한 변화는 교실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골목, 마을, 공동체 공간으로 나가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사회적 감수성, 실천 능력, 협업의 태도를 길러준다. 이 과정은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과정에서의 배움과 소통, 반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야 한다. 또한 디자인 교육은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확장될 필요가 있다. 도시계획, 사회학, 환경과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은 더 넓은 맥락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융합적 접근은 학생들이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입체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기술 또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R이나 VR, IoT 기술을 통해 지역의 물리적 공간을 시각화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사용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지역성과 공동체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에게 윤리적인 태도, 공공적 책임, 지속적인 관계 맺음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디자인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삶의 방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배우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디자이너를 넘어선 사회 변화의 촉진자, 커뮤니티의 동반자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디자인 교육의 방향이자 철학이다. 덧붙이는 글 | 장민 / 张敏 / Zhang Min 장민(张敏)은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맥락주의적 시각에서 본 베이징 구시가지 도시 광장의 재생 디자인 연구》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SCI에 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산시공상학원 예술디자인학원에서 강사로 재직중이며, 무형문화유산 및 제품 디자인, 영상 파생상품 디자인, 디지털 미디어 및 관광 문화 창작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공간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4년 6월 24일 화석연료 줄이기 친환경 퍼포먼스’에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환경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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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张敏)의 디자인스펙트럼 ①]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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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⑤] 흰개미집의 원리... 맥 피어스(Mick Pearce)의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
- 건물이 사람이 거주한 이후 스스로의 생명을 얻기 시작했는지는 판단의 문제입니다. 이건물은 흰개미와 같은 생명체의 은유에 기반하여 설계되었습니다. 건축은 ‘살기위한 기계’가 아닌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 맥 피어스 - 지속 가능한 건축은 미래 세대의 자연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세대의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건축은 인류문명의 기반이 되었지만 자연, 사회,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맥 피어스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는 벽돌, 복원된 석조의 새로운 질서, 강철과 유리의 오래된 질서가 만난 새로운 생태건축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으로 부터 얻은 소중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질서는 자연에 대한 생물권, 짐바브웨의 고대 전통 석조 건축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응하는 친환경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 외부에 붙여진 개미집과 같은 석조 요소들은 작은 창문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건물의 외부 표면적을 늘려 야간에는 내부 공간으로 부터의 열 손실을 개선하고 주간에는 열 획득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로 제작되었으며 짐바브웨의 거친 자연경관 속 이끼로 뒤덮인 바위와 어울리는 화강암 골재를 사용하였다. 수평으로 돌출된 선반은 녹색 덩굴을 지탱하는 강철 링 기둥으로 구분되어 도시에 자연을 되살리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건축 시스템에 사용된 모델은 흰개미였다. 그는 건축을 르 꼬르뷔지에가 주장한 "건축은 살기 위한 기계"가 아닌 생태계의 일부로서 흰개미 집의 개념을 자신의 건축 철학에생태 반영한 것이다.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는 짐바브웨 하라레에 위치한 생태모방의 혁신적 건축물로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가 맥 피어스(Mick Pearce)가 설계했다. 짐바브웨 출신인 그는 자연 생태계에서 영감을 받아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설계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자연의 원리를 건축에 적용해 생태모방건축, 친환경 건축가로 명성을 알렸다.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흰개미 집중에서도 환기 시스템을 모방한 설계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시도는 건축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흰개미는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고 밤 기온은 영하에 가까워지는 극심한 일교차 속에서도 개미탑 내부를 항상 섭씨 29~30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개미탑의 위아래에 난 여러 개의 구멍을 여닫으며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독특한 환기 시스템 덕분이다. 맥 피어스는 흰개미의 집에서 이러한 자연의 지혜를 터득하고 그 원리를 건축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스트게이트 센터의 설계 핵심은 공기의 순환이다. 건물 꼭대기에는 63개의 통풍구가 설치되어 내부의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지하 바닥에는 수많은 공기구멍을 뚫어 차가운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붉은 기와 지붕의 능선을 따라 48개의 벽돌 깔때기가 내부 스택 위에 있으며, 이 깔때기가 아래 7개 층의 사무실에서 배출되는 공기를 끌어낸다. 사무실 층 아래에는 크로스 셰브론 스크린 뒤편의 메자닌 플랜트 룸이 있으며 저용량 및 고용량 팬 32개 뱅크가 필터를 통해 아트리움에서 공기를 끌어온다. 이 공기는 각 사무실 윙의 중앙 스파인 코어에 있는 수직 덕트의 공급 섹션을 통해 위로 밀어 올려진다. 덕트에서 공기는 빈 바닥을 통해 창문 아래의 낮은 그릴로 공급된다. 건물의 공기는 인간 활동으로 따뜻해지면 아치형 천장으로 올라가고, 각 볼트 끝의 배기구로 빨려 나가 석조 덕트 시스템을 통해 중앙 수직 스택의 배기구로 연결된다. 사무실 공간에서는 업라이터가 콘크리트 아치형 천장을 사용하여 빛을 아래쪽으로 반사하고 열을 흡수한다. 또한 두 개의 건물을 대칭형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를 비워 하나의 대형 로비 공간(‘공기통’)으로 구성했으며, 천장에는 유리 캐노피를 설치해 전체를 하나의 건물로 연결했다. 이 공기통에는 소형 팬을 배치해 공기를 양쪽 건물로 순환시키고, 자연 대류 현상과 함께 냉방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의 원리를 건축에 실질적으로 통합한 대표적 사례로 에어컨 없이도 내부 공간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수동 냉방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를 섭씨 24도 정도로 유지하며, 동일 규모의 다른 건물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 건물의 열 관리 시스템은 고도의 기술과 정밀한 설계가 결합된 복합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붉은 기와 지붕 아래 48개의 벽돌 깔때기가 각 층에서 배출되는 더운 공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그 아래에는 저용량과 고용량 팬 32개가 설치된 메자닌 기계실이 위치해 있다. 이 팬들은 공기를 아트리움에서 각 사무실로 순환시키며, 공기는 수직 덕트를 통해 빈 바닥 아래로 이동한 후, 창 아래 설치된 그릴을 통해 실내로 공급된다. 내부에서 따뜻해진 공기는 다시 천장을 따라 상승해 배기구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콘크리트 아치형 천장은 열을 흡수하고 빛을 반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아치형 천장과 그 위 빈 공간은 샌드위치 구조로 열교환기처럼 작동한다. 차가운 밤공기는 내부 열을 배출하고, 낮에는 외부 공기를 3도 정도 냉각한 후 실내로 유입시킨다. 고용량 팬은 밤에 작동해 시간당 10회의 공기 교환을 수행하고, 낮에는 저용량 팬이 시간당 2회의 공기 교환을 담당한다. 이처럼 공기 전환의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생물권의 일주 변동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하라레의 기존 6개 HVAC 완비 건물 대비 총 에너지 소비량이 35% 적고, 초기 자본 비용도 건물 전체 비용의 10%가량 절감된다. 정전이나 HVAC 시스템의 고장이 잦은 다른 건물과 달리 이스트게이트는 자연 대류 시스템을 활용해 일관된 쾌적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외관과 자재 구성 또한 지역성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설계되었다. 노출 콘크리트와 석조 요소, 그리고 덩굴 식물을 감싸는 강철 구조물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기능적 통합을 이룬다. 이는 지역주의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이자 지역 자원과 인력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로 평가된다.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공간이다. 기술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건축은 단기적인 에너지 절감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건축이 생태계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참고자료 1. https://www.eastgateshops.com/about-us/ 2. https://www.mickpearce.com/Eastgate.html?utm_source=chatgpt.com 3. 아시아경제 | https://www.asiae.co.kr/article/2018032115292702726 4. https://livinspaces.net/design-stories/ls-tv/watch-how-the-eastgate-center-in-zimbabwe-cools-itself-without-air-conditioning/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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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⑤] 흰개미집의 원리... 맥 피어스(Mick Pearce)의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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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③]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Gateshead Millennium Bridge) ...움직이는 곡선, 도시를 잇다
-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울어지는 다리’로, 뉴캐슬게이츠헤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랜드마크이다. 이 독특한 다리는 윌킨슨 에어 건축사(Wilkinson Eyre Architects)가 설계를 맡고, 구조 엔지니어링은 기포드(Gifford)가 담당했다. 타인강을 따라 여러 유명한 다리들이 있고 타인 브리지(Tyne Bridge)나 로버트 스티븐슨의 하이 레벨 브리지(Robert Stephenson's High Level Bridge)의 끝자락에 위치해 자연스럽게 도시의 다리 풍경을 완성한다. 게이츠헤드와 뉴캐슬의 키사이드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타인강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 다리이다. 기능적인 목적 외에도, 우아한 곡선미와 정교한 구조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디자인 아이콘이 되었다.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는 사람들은 다리 아래를 지나며 특별한 시야를 경험하고, 강둑에 모인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다리가 부드럽게 기울어지는 장관을 함께 즐긴다. 마치 눈을 깜빡이듯 아치와 데크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치의 꼭대기는 평소 타인강 수면보다 약 50미터 위에 있어, 멀리서도 그 위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단순한 교량을 넘어,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타인강 위로 불어오던 바람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일몰은 붉고 고요했고, 강물은 그 빛을 머금은 채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그 위로, 하나의 유려한 곡선이 도시의 시간을 가로질러 서 있었다. 움직이는 구조, 감각으로 남은 건축. 건축이 단지 형태의 언어가 아닌 도시의 삶과 감정,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매개하는 문장이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했다. 2002년 RIBA Stirling Prize 수상작이자, 세계 최초의 틸팅(Tilting) 브리지로 이 다리는 기능, 구조, 도시, 감정을 하나로 이으며, 쇠락한 도시의 기억 위에 새로운 감각과 움직임으로 공간을 되살린 상징물이었다. 구조가 만든 풍경, 강철의 곡선 이 다리는 단지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량이 아니다. 130m 길이와 45m 높이, 포물선형 곡선으로 구성된 이 구조는 뉴캐슬과 게이츠헤드를 가로지르는 타인강 위에 도시의 선율을 그리듯, 부드럽고 단정하게 펼쳐진다. 850톤에 달하는 강철의 육중함은 LUSAS 구조 해석 시스템을 통해 기술적 균형과 미적 감성을 모두 구현해낸 결과이며, 회전하는 구조물은 40도 각도로 기울며 강 위로 선박의 항로를 터준다. 사람들은 이 다리를 ‘블링킹 아이 브릿지(Blinking Eye Bridge)’라고 부른다. 기능과 시의 경계, 기술과 감성의 만남이 이 안에 담겨 있다. 재생된 도시의 중심 – 다리에서 시작된 회복 이 브리지는 단순한 교량이 아닌 도시 재생의 트리거(trigger)였다. 한때 산업 쇠퇴로 침체되어 있던 게이츠헤드 부두(Gateshead Quays)를 뉴캐슬의 문화 자산과 잇는 이 다리는, 물리적 연결을 넘어 상징적 회복의 시작점이었다. 다리 주변은 이후 갤러리, 공연장, 카페, 광장으로 다시 채워졌고, 도시는 강을 따라 걷는 사람들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재생은 물리적 정비가 아닌, 정서를 회복하는 감각적 설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이곳에서 증명된다. 공간을 걷는 감각 – 르페브르의 실천적 공간 포물선형 데크 위를 걷는 감각은 그 자체로 도시와 맺는 관계의 형태가 된다. 폭 3~5m의 보행자 통로, 2.5m의 자전거 도로 그리고 캔틸레버. 그 미묘한 곡선 위를 걷는 경험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도시와 교감하는 하나의 감성적 통로였다. 르페브르의 공간 생산 이론에 따르면, 공간은 그저 구성된 것이 아니라, 실천되고 경험되며, 사회적으로 재생산된다. 게이츠헤드 브리지는 그 명확한 실례다. 공간 위를 걷는 우리는 모두 이 도시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행위자이다. 기술이 만든 시학 – 구조의 아름다움 LUSAS 브리지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설계된 이 다리는 높이가 45m이고, 타인 강을 가로질러 105m에 걸쳐 새로 부활한 뉴캐슬 부두와 반대편 게이츠헤드 부두 사이를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 130m 길이의 교량 데크는 포물선형의 입면이며 강철 상자 단면으로 평면에서 데크 중앙으로 가늘어진다. 폭이 3m에서 5m까지 다양한 보행자 통로와 2.5m의 캔틸레버 자전거 도로가 있으며 메인 아치도 포물선형이며 평면과 입면 모두 가늘어진다. 이 다리는 8개의 전기모터, 14톤의 주물 베어링, 정밀한 회전 해석과 프리스트레스를 통해 850톤의 구조물을 단 4분 안에 기울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모든 계산은 LUSAS 해석 시스템과 3D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으로 정밀하게 예측되었고, 구조적 기술이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기능적 논리를 조형적 해석으로 전환해낸 이 다리는, 구조적 정합성과 기술적 진정성을 바탕으로 도시 공간에 시적 리듬을 부여한 하나의 공공적 구조물이다. 도시를 잇는 다리, 사람을 모으는 장소 다리는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강은 도시를 나누지만, 다리는 도시를 다시 엮는다. 브리지를 걸으며 마주한 글라스하우스(The Glasshouse International Centre for Music)의 유리 파사드, 그 안에서 반짝이던 일몰의 흔적, 그 장면이 이 다리의 감성을 완성했다. 건축은 그 순간, 도시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었다. 데이비드 하비가 말한 ‘도시에 대한 권리’는 이곳에서 조용히 구현되고 있었다. 누구나 걷고, 멈추고, 마주치며 도시의 서사 체험하는 공공의 장소가 바로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였다. 감각으로 이어진 도시 – 건축의 지속 가능성 이 다리는 에너지 효율, 생태 건축의 예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히 사람이 머무는 공간, 지역의 맥락을 존중하는 장소, 시간을 담고 감정을 연결하는 구조물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게이츠헤드 브리지는 사회적·문화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21세기 건축의 한 모델이 된다. 건축의 지속 가능성은 재료나 설계 방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장소를 만드는 데 있다. 이 다리는 도시의 재생을 견인했고, 그 위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걷고, 머물고, 바라본다. 건축은 그렇게, 도시를 감싸 안는다. 건축은 도시를 기울인다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움직이는 기술이자, 서서히 기울어지는 감정이며, 도시를 재구성하는 건축적 선언이다. 건축이 도시를 기울일 수도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렇게, 사람의 감정과 도시의 숨결을 잇는 방식일 것이다. 작은 기울임이 그 움직임은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을 이끌며, 도시의 감정을 조율하는 건축의 가장 조용한 선언이었다. Year : 2002 Winning Project : Gateshead Millennium Bridge /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Architect : WilkinsonEyre / 윌킨슨에어 Material and Physical Properties : 강철, 역동적인 곡선 디자인 Address : S Shore Rd, Gateshead NE8 3BA 영국 참고사이트 : https://www.lusas.com/case/bridge/gateshead.html https://newcastlegateshead.com/business-directory/things-to-do/gateshead-millennium-bridge 오윤숙 (OH YUN SOOK)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친환경건축, 커뮤니티 디자인, 인간 친화적 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재단 감사 및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사회적 책임과 인성 회복의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경영과 디자인, 사회적 가치를 잇는 선순환적 공간 비전을 실현하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금융과 무역,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조직을 이끌며 쌓은 전략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하는 디자인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골드윈즈 스페이스 대표이사, 한국ESG위원회 스튜어드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ESG 책임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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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③]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Gateshead Millennium Bridge) ...움직이는 곡선, 도시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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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이루어진지 삼일이 지났다. 이번 사건은 단지 정치적 격변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적 표현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2016년 촛불 집회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지만, 이번 탄핵은 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펼쳐 보였다. 촛불 대신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었고, 민중가 대신 아이돌 노래를 불렀다. 이것은 단순한 양식의 변화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 새로운 사유 방식이 사회 전면에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리좀(rhizome)처럼 뻗어나가는 AI 세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이번 탄핵의 중심에는 ‘AI 세대’가 있다. 이들은 단순한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라,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를 일상적으로 살아가며 그 흐름 속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세대다.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한 ‘리좀(rhizome)’ 이론처럼, 이들은 뿌리와 줄기의 구분이 없는,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사고방식을 지닌다. 기존의 규범이나 위계에 얽매이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강력한 집단적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사회 트렌드를 이끌었던 MZ세대가 콘텐츠와 소비 중심의 흐름을 주도했다면, AI 세대는 조용하지만 정밀하게, 그리고 기민하게 사회 이슈에 개입한다. 페이스북, 디스코드, 트위터(X), 틱톡, 유튜브, 카카오톡 등 디지털 플랫폼은 그들에게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이자 조직 공간이다. 그들은 플래카드 대신 해시태그를, 확성기 대신 밈과 리믹스 영상을 사용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확산시킨다. 이번 탄핵 시위는 단순한 거리의 외침이 아니었다.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으로 흘러넘친, 디지털 감성과 물리적 공간이 교차한 장이었다. 이번 탄핵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해외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시위를 “풀뿌리 민주주의와 디지털 청년 문화의 눈부신 결합”이라며 평가했고, 가디언은 “탈근대 정치 표현의 마스터클래스”라고 극찬했다. 독일의 슈피겔은 이 움직임의 탈중심적이고 자발적인 성격을 ‘양심의 플래시몹’에 비유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일부 언론은 시위의 ‘미학’에 주목했다. 특히 K-팝 콘서트에서 주로 사용되던 응원봉이 정치적 상징으로 재탄생한 모습은, 대중문화와 정치 참여가 하나로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비춰졌다. 몇몇 문화 평론가들은 이 현상을 ‘팝티비즘(Pop-tivism)’이라 명명하며, AI 세대가 보여주는 고유한 사회 개입 방식이라 분석했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서사...AI세대 물론, 윤 대통령 탄핵의 정치적·법적 향방은 앞으로의 시간이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더 이상 시민 참여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세대적 전환이자, 민주주의 실천 방식의 변화이다. 이번 탄핵 응원봉 시위의 움직임은 "위계가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중심도 없다". 하지만 "연결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 이것이 바로 "리좀적 사고이며, AI 세대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연결, 가벼워 보이지만 깊이 있는 개입" 이것이 바로 새로운 리좀적 민주주의의 표현이다. 우리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넘어 이미 새롭게 시작된 AI세대의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윤재은 / Jaeeun Yoo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다가올 미래도시와 기후위기를 고려한 ESG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Archiroad 2(Sun), Archiroad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 미래도시 연구 시그널코리아 2024(공저), 시그널코리아 2025(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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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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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⑧] 독일의 ESG 주간: 평화 행진, 금 보유고 논쟁, 전기차 정책 개편
- 이번 주 독일에서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여러 가지 중요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사회 부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재무장 반대 평화 시위였습니다. 독일 주요 언론에서는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 보유고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도 발표했습니다. 2025년 독일 부활절 평화 행진: 군비 강화 반대와 군축 촉구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전역에서는 전통적인 ‘부활절 평화 행진(Ostermärsche)’이 부활하며 시민들이 새 정부의 재무장 계획에 반대하고 세계적인 군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평화 시위는 전후 독일의 평화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시위는 성목요일인 4월 17일에 시작되어 에어푸르트, 포츠담, 프라이부르크, 레겐스부르크 등 여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에어푸르트에서는 약 400명이 “전쟁 논리보다 평화 논리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모였으며, 정부의 군비 확대와 "전쟁 대비" 논의에 항의했습니다. 시위는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으로 조직되었으며, 평화로운 분쟁 해결과 독일 내 미 중거리 무기 배치 반대를 강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평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미국 무기의 독일 배치를 중단할 것과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평화 협력 네트워크의 크리스티안 골라는 유럽과 세계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진행 중인 수많은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어푸르트 시위 중, 주최 측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또 다른 집회와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후자의 집회에는 AfD(독일을 위한 대안) 지지자와 음모론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화 행진 조직자들은 자신들의 시위가 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것이며 극단주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MDR) 부활절 주말 동안 시위는 계속될 예정이며, 특히 성토요일에 많은 활동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 시위는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 국가의 안보 정책을 재검토하고 세계 평화에 더 헌신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독일의 재정 논쟁: 예산 부족 해결을 위한 금 보유고 활용 여부 독일은 현재 2028년까지 약 1,3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재정 적자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독일이 보유한 막대한 금 보유고를 부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MDR) 2024년 말 기준 독일은 3,300톤 이상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700억 유로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금의 가치는 유로화 도입 이후 크게 상승했으며, 금 재평가 준비금은 약 13배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금 매각은 예산 적자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권고합니다. (출처: MDR)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부총재 자비네 마우더러는 금 보유고가 위기 시 국가 재정의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한다며, 이를 매각할 경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 경제연구소(DIW)의 거시경제학자 알렉산더 크리볼루츠키도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각이 국제 금값을 하락시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논쟁은 단기적인 재정 문제 해결과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합니다. 독일 정부는 금 보유고 활용의 잠재적 이점과 그로 인한 신용도 저하 및 시장 혼란의 위험 사이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독일의 전기차 인센티브 개편: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로의 전략적 전환 독일 정부는 전기차(EV) 보급을 촉진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은 전면적인 보조금보다는 목표 중심의 인센티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화된 구매 보조금: 전기차 구매자에게 더 높은 보조금 지급, 특히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차량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혜택 강화 (출처: Bundesregierung.de) 기업 대상 세제 혜택: 전기차를 구매하는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 제공 차량세 면제 기간 연장: 일반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차량세 면제 기간을 확대 정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에 공공 충전소를 50,0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의 일환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충전 인프라에 대한 동반 투자와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정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비율을 대폭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기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목표 지향형 인센티브와 기반 인프라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자생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전략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독일의 ESG 주간은 군비에 대한 시민 반대, 재정 건전성과 금 보유고 활용에 대한 논쟁, 지속 가능한 교통을 위한 정책 전환이라는 세 가지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는 독일이 사회적, 재정적,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본 기사는 ESG코리아뉴스 독일 학생기자 마그달레나 카르벤크 (Magdalena Karbenk)의 영문 오피니언으로 원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Germany’s ESG Week: Peace Marches, Gold Reserve Debates, and Electric Vehicle Policy Reform by Magdalena Karbenk (GERMANY) This week in Germany, there were a number of important ESG-related developments. Most importantly for the social sector, there were a range of peaceful protests against rearmament in major cities across the country. In German news sites, economists debated whether the use of gold reserves to cover the budget gap is a reasonable solution to current economic challenges. Furthermore, the government introduced new policies to support the electric vehicle industry. Germany's Easter Peace Marches 2025: Public Opposition to Militarization and Advocacy for Disarmament This year between the 17th and 21st of April, Germany is witnessing a resurgence of the traditional Easter Peace Marches (called ‘Ostermärsche’), in which citizens voice their opposition to the rearmament plans proposed by the new government and advocate for global disarmament. These demonstrations, rooted in the nation's post-war pacifist tradition, have gained renewed significance amidst contemporary geopolitical tensions. The peaceful marches began on Maundy Thursday, April 17, with gatherings in multiple German cities including Erfurt, Potsdam, Freiburg, and Regensburg. Approximately 400 participants assembled in Erfurt under the banner "Peace logic instead of war logic," protesting against the government's increased military spending and the discussions surrounding "war readiness." The demonstrations were organized by a coalition of trade unions, political parties, and civil society organizations. They all emphasized the need for peaceful conflict resolution and criticizing the deployment of U.S. intermediate-range weapons in Germany. The protesters called for concrete peace initiatives to address ongoing conflicts in Ukraine and the Middle East. They also demanded a halt to the stationing of U.S. weapons in Germany and advocated for a world free of nuclear arms. Kristian Golla from the Network for Peace Cooperation emphasized the urgency of establishing a new peace order for Europe and the world, highlighting the need to end the numerous ongoing wars. During the Erfurt demonstration, organizers made a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ir peaceful protest and a concurrent gathering at the same location, which included participants identified as supporters of the Alternative for Germany (AfD) party and conspiracy theorists. The peace march organizers emphasized their commitment to democratic values and distanced themselves from extremist ideologies. (MDR) The Easter Peace Marches are set to continue throughout the Easter weekend, with numerous actions planned, particularly on Holy Saturday. These demonstrations reflect a growing public sentiment in Germany advocating for a reevaluation of the nation's defense policies and a stronger commitment to global peace initiatives. As Germany navigates its role on the international stage, these peace marches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public discourse in shaping the country's approach to security and diplomacy. Germany's Fiscal Debate: The Role of Gold Reserves in Addressing Budget Shortfalls Germany is currently facing a significant fiscal challenge, with projections indicating a potential budget shortfall of €130 billion by 2028. This financial strain has prompted discussions about unconventional solutions, including the possibility of selling portions of the country's substantial gold reserves. (MDR) As of the end of 2024, Germany holds over 3,300 tonnes of gold, valued at more than €270 billion. These reserves have appreciated significantly since the inception of the euro in 1999, with the revaluation reserve for gold increasing nearly thirteenfold. While the sale of gold might appear as a viable option to mitigate the budget deficit, experts caution against such a move. (MDR) Sabine Mauderer, Vice President of the Bundesbank, emphasizes that these gold reserves serve as a critical financial buffer during crises. Selling them could undermine this safety net and potentially destabilize financial markets. Moreover, Alexander Kriwoluzky, a macroeconomist at the German Institute for Economic Research, warns that large-scale sales by central banks could depress global gold prices, leading to broader economic repercussions. (MDR) The debate over utilizing gold reserves to address fiscal shortfalls highlights the tension between immediate financial needs and long-term economic stability. As Germany navigates this complex issue, the government must weigh the potential benefits of such a sale against the risks to its financial credibility and market confidence. Germany's Revised Electric Vehicle Incentives: A Strategic Shift Towards Sustainable Mobility Germany has introduced a comprehensive overhaul of its electric vehicle (EV) incentive program, aiming to promote sustainable mobility and align with climate objectives. The new strategy moves away from broad-based subsidies, focusing on targeted incentives to encourage the adoption of electric vehicles. Key measures include: · Enhanced Purchase Bonuses: Increased rebates for purchasers of electric cars, with higher bonuses for vehicles with extended ranges and plug-in hybrid vehicles. (Bundesregierung.de) · Tax Advantages for Companies: Tax discounts for companies purchasing electric vehicles, aiming to promote the use of EVs in the corporate sector. · Extended Vehicle Tax Exemptions: Exemptions from vehicle taxes for electric vehicles, encouraging private individuals to opt for EVs. The government is committed to expanding the EV charging infrastructure, with plans to increase the number of public charging stations to 50,000 over the next two years. This initiative aims to support the growing number of electric vehicles on the road and facilitate their widespread adoption. While the automotive industry has expressed support for the revised incentives, industry representatives emphasize the need for accompanying investments in charging infrastructure and a clear commitment to long-term policy stability. They highlight that a comprehensive approach, including financial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is essential to foster a robust and sustainable EV market. The government's long-term objective is to significantly increase the number of electric vehicles on the road, contributing to the reduction of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the achievement of climate neutrality targets. By focusing on targeted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the government aims to create a sustainable and resilient EV market that can thrive independently of short-term subsidies. In summary, Germany's revised EV incentive program represents a strategic shift towards fostering a sustainable and resilient electric mobility ecosystem. While the automotive industry remains cautious, the government's focus on targeted incentives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 indicates a commitment to achieving climate goals and promoting sustainable transportation solutions. Bibliography: “Bundesregierung Erhöht Kaufprämie Für E-Autos.” Website of the Federal Government | Bundesregierung, 5 Nov. 2019, www.bundesregierung.de/breg-en/service/archive/bundesregierung-foedert-e-autos-1688910. Accessed 18 Apr. 2025. mdr.de. “Friedensbewegung Startet Ostermärsche: Wo Demonstriert Wird | MDR.DE.” Www.mdr.de, 17 Apr. 2025, www.mdr.de/nachrichten/deutschland/gesellschaft/ostern-ostermarsch-frieden-aufruestung-protest100.html. Accessed 18 Apr. 2025. ---. “Haushaltslöcher Und Schulden: Kann Deutschland Sein Gold Verkaufen? | MDR.DE.” Www.mdr.de, 16 Apr. 2025, www.mdr.de/nachrichten/deutschland/wirtschaft/schulden-finanzloch-gold-reserven-verkaufen-100.html. Accessed 18 Apr. 2025. Siegel, Fabian. “Was Bringen Die Neu Geplanten E-Auto-Kaufanreize?” Tagesschau.de, 17 Apr. 2025, www.tagesschau.de/wirtschaft/energie/e-auto-praemie-102.html. Accessed 18 Ap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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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⑧] 독일의 ESG 주간: 평화 행진, 금 보유고 논쟁, 전기차 정책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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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⑦] 독일의 ESG 평가: 그린워싱 벌금부터 규정 준수 문제까지
- 도이치뱅크 자산운용사 DWS(Deutsche Asset & Wealth Management), 그린워싱 혐의로 2,500만 유로 벌금 독일 금융 규제 환경에서 중대한 이정표가 마련되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자산운용 부문인 DWS(Deutsche Asset & Wealth Management)는 ESG 기준을 충족한다고 광고한 투자 상품이 실제로는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시스템이 없었다는 혐의로 프랑크푸르트 검찰과의 조사를 마무리하고 2,500만 유로의 벌금을 지불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로이터, 2025). 이 사례는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책임성 강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벌금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ESG를 잘못 표기한 행위에 대해 EU 내 규제 당국이 점점 더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유럽 전역에서 ESG 라벨이 붙은 펀드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고 있으며, DWS 사례는 독일의 국가 규제 당국이 EU의 정책 방향에 발맞추어 실제로 집행에 나설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금융기관들은 ESG 검증 및 내부 거버넌스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ESG 규제에 따른 우려 표명 독일 부동산 업계는 EU 택소노미 규제에 따른 '그린 자산 비율(GAR)' 지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GAR는 은행 포트폴리오 중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는 보고 지표입니다. 지속 가능한 금융을 장려하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이 지표가 오히려 녹색 리트로핏(친환경 개보수)이 필요한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S&P 글로벌, 2025).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이 지표가 이미 친환경 기준을 충족한 신규 건물에 유리하며, 개보수가 필요한 노후건물에는 불리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개보수 자금 확보를 어렵게 하여 기후 전환 목표 달성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건물이 CO₂ 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GAR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속 가능 금융 규칙이 단순한 '친환경 성과'가 아닌 '전환 금융'을 지원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경영진 내 여성 비율 25% 돌파…진전과 한계 공존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DAX 40 상장 기업의 경영진 중 여성 비율이 25%를 넘어섰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2025). 이 진전은 2020년 도입된 성별 할당제의 결과로, 3명 이상의 경영진을 보유한 대형 상장사는 최소 1명의 여성을 포함해야 합니다. 이는 기업 내 다양성의 이정표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서구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독일은 경영진 수준에서 성평등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영진 후보군 형성에서의 접근성 부족과 문화적 편견이 여전히 여성 리더십 확대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진 수준에서의 할당제 성과가 중간 및 고위 관리직 수준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채용 방식 및 직장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할당제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평등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과는 전진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공공의 감시는 앞으로도 기업의 성별 다양성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일, EU 기업 지속가능성 규제와의 정합성 강화 정책적으로, 독일 정부는 자국의 공급망 실사법(LkSG)을 철회하고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과 정합성을 맞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SG 투데이, 2025). 이는 중복된 규제가 중소기업에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초래한다는 기업들의 비판에 대한 대응입니다. 새 정책하에서 독일은 지속가능성과 인권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 입법이 경제 경쟁력을 해치지 않도록 하려는 EU 전반의 논의 흐름을 반영한 것입니다. 찬성론자들은 EU 법률과의 조화가 법적 확실성과 간소화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독일의 기업 책임 선도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규제의 의도와 비용 효율성 간의 긴장은 향후 독일 ESG 정책의 방향에 계속 영향을 줄 것입니다. 중소기업, ESG 보고 기준 대응에 어려움 독일의 중소기업(SME)들은 최근 금융 및 신용 평가 과정에서 요구되는 ESG 정보 수집 및 보고 기준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CLG, 2025). 특히 전담 지속가능성 부서가 없는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데이터의 수집, 해석, 보고에 필요한 리소스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2026년부터 다수의 기업에 적용될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같은 신속한 규제 시행 속도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독일 중소기업들은 준비가 미비하다고 느끼며, 명확한 지침과 자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업계 협회들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소기업 친화적 프레임워크와 디지털 교육 및 인프라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ESG 대응 격차가 더욱 벌어질 위험이 있으며, 이는 독일 경제의 포용적인 지속 가능성 전환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이 격차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ESG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 본 기사는 ESG코리아뉴스 독일 학생기자 피오나 데네(Fiona Dähne)의 영문 오피니언으로 원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Germany’s ESG Reckoning: From Greenwashing Fines to Compliance Struggles by Fiona Dähne (GERMANY) Deutsche Bank’s DWS Fined €25 Million for Greenwashing The financial regulatory environment of Germany marked a pivotal moment as Deutsche Bank’s asset management arm, DWS, agreed to settle allegations of greenwashing for a €25 million fee. The Frankfurt prosecutors concluded their investigation that DWS advertised investment products as compliant to ESG without sufficient systems to back the claims (Reuters, 2025). The case has become symbolic for the increasing pressures for accountability within the finance industry. The agreement displays more than just a corporate penalty—it reflects a general shift of how the regulators within the EU are responding to the misrepresentation of ESG. Regulators have been ramping up efforts to ensure that financial sector claims are credible and verifiable. The oversight of ESG-labelled funds has been intensified across Europe by regulatory authorities, and moreover the DWS settlement signals that national regulators in Germany are ready to back EU efforts with enforcement. Moving forward, financial firms may possibly face harsher compliance expectations in relation to ESG verification and internal governance groundwork. Real Estate Sector Expresses Concern Over ESG-Linked Regulation German real estate industry leaders are expressing growing concern about the implications of the EU’s Green Asset Ratio (GAR), a reporting metric under the EU taxonomy regulation that banks must disclose. The GAR measures how much of a bank’s portfolio consists of environmentally sustainable assets. Although the goal may be to encourage sustainable financing, critics have been arguing that the framework, without meaning to, disincentivizes lending to properties that are in need of green retrofitting, which undermines the climate transition goals (S&P Global, 2025). Warnings from real estate stakeholders state that the metric prefers newer properties that are already in compliance rather than older buildings that are in need of upgrades. This limits access to credit for renovation projects. In a sector where buildings account for a significant fraction of CO₂ emissions, this concern is particularly urgent. The complexity of creating financial rules that truly support transition finance rather than simple green performance is highlighted by the calls for reforms to the GAR. Report Shows Limited Progress on Gender Diversity in Executive Leadership Germany has reached a milestone in corporate diversity: Women now hold more than 25% of executive board positions in DAX 40 companies, according to recent figures (Financial Times, 2025). This progress follows the implementation of mandatory gender quotas in 2020, which require large publicly listed firms with more than three executive board members to include at least one woman. A milestone in corporate diversity: In Germany, women currently hold over 25% of the executive board positions in DAX 40 companies, based on newer figures (Financial Times, 2025). This progress follows the mandatory gender quota implementation of 2020, which necessitates larger publicly recorded firms which have more than three executive board members, including a minimum of one woman. Although this accomplishment is positive as of now, the report also highlights that Germany, compared to other Western countries, is not at the executive level in gender parity. Limited access to leadership in pipelines and cultural biases are some examples of structural challenges that continuously limit broader representation of females in leading roles. Additionally, while quotas are increasing representation at the board level, similar progress still has to be seen in the middle as well as upper management levels. Critics argue that with the absence of bigger changes in hiring and workplace culture, quotas alone may not lead to maintained gender equity. Yet, the increase depicts a step forward, and continuing public scrutiny is expected to keep the diversity of genders on the corporate agenda. Germany Seeks to Align with EU on Corporate Sustainability Rules In policy change, the German government declared that it would undo its nation-specific Supply Chain Due Diligence Act (LkSG) and move towards more harmonization with the forthcoming EU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CSDDD) (ESG Today, 2025). The action follows increasing business complaints of administrative costs from redundant national and EU regulations. Under the new policy, Germany will seek to reduce bureaucratic burdens for companies, especially medium-sized businesses, without sacrificing rigorous sustainability and human rights standards. The move reflects broader EU-wide discussion about whether it's possible to enforce sustainability legislation without constraining economic competitiveness. Supporters of the change claim that alignment with EU legislation simplifies adherence and adds certainty to the law. However, critics are concerned it will dilute German leadership on company accountability. This tension between regulative intent and cost-effectiveness will continue to shape the path of ESG policy in Germany. SMEs Struggle to Keep Up with ESG Reporting Requirements German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SMEs) are seemingly finding it more difficult to adjust to the emerging ESG reporting standards, especially in the context of financing and creditworthy assessments. Many SMEs, especially those without dedicated sustainability teams, struggle to gather, follow, and present the necessary information as banks and investors start requesting ESG-related data (ICLG, 2025). The challenge is made up of the increasingly fast rollout of the EU regulations, for example, the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 which will be applied to numerous companies across Europe by 2026. Lots of German SMEs feel that they are not sufficiently prepared, citing resource constraints and a lack of clear guidance. Policymakers are being urged by Industry associations to create simplified frameworks that are SME friendly and provide funding for digital training and infrastructure. This risks the widening of the gap between larger corporations, which are equipped more suitably for compliance, and the smaller businesses that play a vital role in the economy of Germany. Emphasizing this imbalance is essential for inclusive sustainability transformation. Bibliography: ESG Today. (2025, April 4). New German coalition government eliminates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law. https://www.esgtoday.com/new-german-coalition-government-eliminates-sustainability-due-diligence-law/ Financial Times. (2025, March 8). Women now hold more than 25% of executive board roles in Germany’s top companies. https://www.ft.com/content/041af5e3-ec2e-4204-beaf-101642f07ba4 Financial News London. (2025, April 2). DWS settles German ESG probe with €25m fine. https://www.fnlondon.com/articles/dws-settles-german-esg-probe-with-25m-fine-40d132a3 International Comparative Legal Guides (ICLG). (2025). Environmental, social & governance law: Germany 2025. https://iclg.com/practice-areas/environmental-social-and-governance-law/germany KPMG. (2025, February). Update on sustainability reporting: Germany calls for delay in CSRD implementation. https://kpmg.com/de/en/home/events/2025/02/update-on-sustainability-reporting.html Landesbank Baden-Württemberg. (2025). ESG trends 2025: Challenges for SMEs. https://www.lbbw.de/artikel/pressemitteilung/esg-trends-2025_ajitmg1h94_d.html Linklaters. (2025, April 1). Monthly ESG update from Germany – 1 April 2025. https://www.linklaters.com/en/knowledge/publications/alerts-newsletters-and-guides/2025/april/01/monthly-esg-update-from-germany--1-april-2025 Reuters. (2025, April 2). Deutsche Bank’s DWS to pay €25 million to settle German greenwashing probe. https://www.reuters.com/business/sustainable-business/deutsche-banks-dws-pay-25-mln-euros-settle-german-greenwashing-probe-2025-04-02/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2025, April 7). Germany’s real estate sector raises concerns over EU’s Green Asset Ratio. https://www.spglobal.com/marketintelligence/en/news-insights/latest-news-headlines/germany-s-real-estate-sector-raises-concerns-over-eu-s-green-asset-ratio-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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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⑦] 독일의 ESG 평가: 그린워싱 벌금부터 규정 준수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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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张敏)의 디자인스펙트럼 ①]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
-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과 지속 가능한 사회 디자인은 미적 완성이나 기능적 문제 해결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통합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오늘날 디자인 교육에서는 단순히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통해 실질적인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은 환경을 고려한 설계를 넘어 사회적 형평성과 커뮤니티의 회복력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 교육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실제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해결책을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다.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은 종종 가상의 과제나 이상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디자인은 예상치 못한 문제와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자원의 제약, 사회적 맥락 등 다양한 복합적인 요소 속에서 이루어진다. 커뮤니티 참여형 프로젝트는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장을 마련해 주며 학생들이 ‘현장감’과 ‘사회적 감수성’을 갖춘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지역 커뮤니티의 쓰레기 문제, 유휴 공간 활용, 고령화 대응, 청년 창업 지원, 어린이 놀이터 개선 등 지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은 모두 디자인을 통해 해결 가능한 주제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디자인이 단순한 조형 활동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도구임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의 협력 과정 자체가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들과의 인터뷰, 워크숍, 피드백 세션을 통해 디자인의 결과물이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만든’ 결과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디자인의 결과뿐만 아니라, 교육의 과정에서도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남긴다.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은 지속 가능한 사고방식과 순환적 디자인 개념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재료의 재사용, 지역 자원의 활용, 로컬 문화의 재해석 등을 통해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지역 정체성을 동시에 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에게 기술적 역량과 더불어 공감 능력, 사회적 책임감, 윤리적 사고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커뮤니티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비로소 현실적인 감각을 얻고, ‘디자인을 통한 변화’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된다. 디자인 교육은 바우하우스(Bauhaus)로 대표되는 근대 디자인 운동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동안 주로 ‘전문 디자이너의 양성’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해왔다.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공예, 산업 기술을 통합한 혁신적인 교육 철학으로, 디자이너를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기능성과 심미성을 조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디자인 교육은 여러 산업적 요구에 발맞추며 점차 기술적 완성도와 창의성을 갖춘 '전문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자인이 다루는 문제 영역이 산업 중심에서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맥락으로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디자이너의 역할도 단순한 문제 해결자를 넘어 공동체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해외 디자인 교육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커뮤니티 기반 디자인 교육(community-based design education)’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Design for Extreme Affordability'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교육과정에 구조적으로 통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칠레 가톨릭대학교(PUC)의 서비스러닝(Service Learning) 모델 역시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지역 문제에 참여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디자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지역 사회와 상호 학습하고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디자인 전문 저널과 국제적 연구 보고서들은 이러한 커뮤니티 참여형 교육의 필요성과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인 교육의 미래 워킹 그룹(Future of Design Education Working Group)은 디자인 교육이 더 이상 교실 안의 가상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며 실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 설계(co-design)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커뮤니티는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도출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하며 디자인 교육 또한 이를 촉진하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CDC 등에서 제시하는 ‘커뮤니티 참여의 원칙’과도 맥락을 같이하며, 디자인이 공공성과 사회적 연대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국제 디자인 학술지에서는 커뮤니티 중심 디자인이 가져다주는 교육적 효과로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감수성과 시스템적 사고, 그리고 윤리적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앤드류 셰이(Andrew Shea)는 사회 변화를 위한 디자인(Designing for Social Change)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규모가 작더라도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학생들이 디자인을 통해 의미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늘날 디자인 교육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갖춘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와 함께 변화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교육적 전환점에 서 있다. 디자이너는 더 이상 독립된 창작자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며,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디자인 교육은 지역 사회와의 협업을 필수 요소로 삼고,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참여, 신뢰, 윤리, 지속가능성과 같은 원칙들을 반영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위한 방침과 방향 디자인 교육은 이제 단순히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의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인 환경 파괴, 공동체의 해체, 사회적 불평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은 보다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공동체 지향적인 사고로 나아가야 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이 있다. 이러한 교육은 무엇보다도 공감과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학생들은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디자인 파트너’로서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교육이 가상의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미래의 디자인 교육은 현실 속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실천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둔 교육 방향이 중요하다. 재료의 재사용, 에너지 절약, 환경친화적인 공정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존중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환경을 고려하는 차원을 넘어서, 공동체의 지속적인 성장과 회복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디자인 교육의 중요한 변화는 교실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지역 골목, 마을, 공동체 공간으로 나가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사회적 감수성, 실천 능력, 협업의 태도를 길러준다. 이 과정은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과정에서의 배움과 소통, 반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야 한다. 또한 디자인 교육은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확장될 필요가 있다. 도시계획, 사회학, 환경과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은 더 넓은 맥락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융합적 접근은 학생들이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입체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기술 또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R이나 VR, IoT 기술을 통해 지역의 물리적 공간을 시각화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사용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지역성과 공동체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에게 윤리적인 태도, 공공적 책임, 지속적인 관계 맺음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디자인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삶의 방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배우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디자이너를 넘어선 사회 변화의 촉진자, 커뮤니티의 동반자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디자인 교육의 방향이자 철학이다. 덧붙이는 글 | 장민 / 张敏 / Zhang Min 장민(张敏)은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맥락주의적 시각에서 본 베이징 구시가지 도시 광장의 재생 디자인 연구》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SCI에 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산시공상학원 예술디자인학원에서 강사로 재직중이며, 무형문화유산 및 제품 디자인, 영상 파생상품 디자인, 디지털 미디어 및 관광 문화 창작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공간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4년 6월 24일 화석연료 줄이기 친환경 퍼포먼스’에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환경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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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张敏)의 디자인스펙트럼 ①]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디자인 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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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⑤] 흰개미집의 원리... 맥 피어스(Mick Pearce)의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
- 건물이 사람이 거주한 이후 스스로의 생명을 얻기 시작했는지는 판단의 문제입니다. 이건물은 흰개미와 같은 생명체의 은유에 기반하여 설계되었습니다. 건축은 ‘살기위한 기계’가 아닌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 맥 피어스 - 지속 가능한 건축은 미래 세대의 자연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세대의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건축은 인류문명의 기반이 되었지만 자연, 사회,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맥 피어스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는 벽돌, 복원된 석조의 새로운 질서, 강철과 유리의 오래된 질서가 만난 새로운 생태건축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으로 부터 얻은 소중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질서는 자연에 대한 생물권, 짐바브웨의 고대 전통 석조 건축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응하는 친환경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 외부에 붙여진 개미집과 같은 석조 요소들은 작은 창문을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건물의 외부 표면적을 늘려 야간에는 내부 공간으로 부터의 열 손실을 개선하고 주간에는 열 획득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로 제작되었으며 짐바브웨의 거친 자연경관 속 이끼로 뒤덮인 바위와 어울리는 화강암 골재를 사용하였다. 수평으로 돌출된 선반은 녹색 덩굴을 지탱하는 강철 링 기둥으로 구분되어 도시에 자연을 되살리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건축 시스템에 사용된 모델은 흰개미였다. 그는 건축을 르 꼬르뷔지에가 주장한 "건축은 살기 위한 기계"가 아닌 생태계의 일부로서 흰개미 집의 개념을 자신의 건축 철학에생태 반영한 것이다.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는 짐바브웨 하라레에 위치한 생태모방의 혁신적 건축물로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가 맥 피어스(Mick Pearce)가 설계했다. 짐바브웨 출신인 그는 자연 생태계에서 영감을 받아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설계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자연의 원리를 건축에 적용해 생태모방건축, 친환경 건축가로 명성을 알렸다.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흰개미 집중에서도 환기 시스템을 모방한 설계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시도는 건축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흰개미는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고 밤 기온은 영하에 가까워지는 극심한 일교차 속에서도 개미탑 내부를 항상 섭씨 29~30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개미탑의 위아래에 난 여러 개의 구멍을 여닫으며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독특한 환기 시스템 덕분이다. 맥 피어스는 흰개미의 집에서 이러한 자연의 지혜를 터득하고 그 원리를 건축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스트게이트 센터의 설계 핵심은 공기의 순환이다. 건물 꼭대기에는 63개의 통풍구가 설치되어 내부의 더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지하 바닥에는 수많은 공기구멍을 뚫어 차가운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붉은 기와 지붕의 능선을 따라 48개의 벽돌 깔때기가 내부 스택 위에 있으며, 이 깔때기가 아래 7개 층의 사무실에서 배출되는 공기를 끌어낸다. 사무실 층 아래에는 크로스 셰브론 스크린 뒤편의 메자닌 플랜트 룸이 있으며 저용량 및 고용량 팬 32개 뱅크가 필터를 통해 아트리움에서 공기를 끌어온다. 이 공기는 각 사무실 윙의 중앙 스파인 코어에 있는 수직 덕트의 공급 섹션을 통해 위로 밀어 올려진다. 덕트에서 공기는 빈 바닥을 통해 창문 아래의 낮은 그릴로 공급된다. 건물의 공기는 인간 활동으로 따뜻해지면 아치형 천장으로 올라가고, 각 볼트 끝의 배기구로 빨려 나가 석조 덕트 시스템을 통해 중앙 수직 스택의 배기구로 연결된다. 사무실 공간에서는 업라이터가 콘크리트 아치형 천장을 사용하여 빛을 아래쪽으로 반사하고 열을 흡수한다. 또한 두 개의 건물을 대칭형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를 비워 하나의 대형 로비 공간(‘공기통’)으로 구성했으며, 천장에는 유리 캐노피를 설치해 전체를 하나의 건물로 연결했다. 이 공기통에는 소형 팬을 배치해 공기를 양쪽 건물로 순환시키고, 자연 대류 현상과 함께 냉방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의 원리를 건축에 실질적으로 통합한 대표적 사례로 에어컨 없이도 내부 공간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수동 냉방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를 섭씨 24도 정도로 유지하며, 동일 규모의 다른 건물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 건물의 열 관리 시스템은 고도의 기술과 정밀한 설계가 결합된 복합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붉은 기와 지붕 아래 48개의 벽돌 깔때기가 각 층에서 배출되는 더운 공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그 아래에는 저용량과 고용량 팬 32개가 설치된 메자닌 기계실이 위치해 있다. 이 팬들은 공기를 아트리움에서 각 사무실로 순환시키며, 공기는 수직 덕트를 통해 빈 바닥 아래로 이동한 후, 창 아래 설치된 그릴을 통해 실내로 공급된다. 내부에서 따뜻해진 공기는 다시 천장을 따라 상승해 배기구로 빠져나간다. 그리고 콘크리트 아치형 천장은 열을 흡수하고 빛을 반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아치형 천장과 그 위 빈 공간은 샌드위치 구조로 열교환기처럼 작동한다. 차가운 밤공기는 내부 열을 배출하고, 낮에는 외부 공기를 3도 정도 냉각한 후 실내로 유입시킨다. 고용량 팬은 밤에 작동해 시간당 10회의 공기 교환을 수행하고, 낮에는 저용량 팬이 시간당 2회의 공기 교환을 담당한다. 이처럼 공기 전환의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생물권의 일주 변동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하라레의 기존 6개 HVAC 완비 건물 대비 총 에너지 소비량이 35% 적고, 초기 자본 비용도 건물 전체 비용의 10%가량 절감된다. 정전이나 HVAC 시스템의 고장이 잦은 다른 건물과 달리 이스트게이트는 자연 대류 시스템을 활용해 일관된 쾌적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외관과 자재 구성 또한 지역성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설계되었다. 노출 콘크리트와 석조 요소, 그리고 덩굴 식물을 감싸는 강철 구조물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기능적 통합을 이룬다. 이는 지역주의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이자 지역 자원과 인력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로 평가된다.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공간이다. 기술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건축은 단기적인 에너지 절감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건축이 생태계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참고자료 1. https://www.eastgateshops.com/about-us/ 2. https://www.mickpearce.com/Eastgate.html?utm_source=chatgpt.com 3. 아시아경제 | https://www.asiae.co.kr/article/2018032115292702726 4. https://livinspaces.net/design-stories/ls-tv/watch-how-the-eastgate-center-in-zimbabwe-cools-itself-without-air-conditioning/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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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⑤] 흰개미집의 원리... 맥 피어스(Mick Pearce)의 이스트게이트 센터(Eastgate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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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③]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Gateshead Millennium Bridge) ...움직이는 곡선, 도시를 잇다
-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기울어지는 다리’로, 뉴캐슬게이츠헤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랜드마크이다. 이 독특한 다리는 윌킨슨 에어 건축사(Wilkinson Eyre Architects)가 설계를 맡고, 구조 엔지니어링은 기포드(Gifford)가 담당했다. 타인강을 따라 여러 유명한 다리들이 있고 타인 브리지(Tyne Bridge)나 로버트 스티븐슨의 하이 레벨 브리지(Robert Stephenson's High Level Bridge)의 끝자락에 위치해 자연스럽게 도시의 다리 풍경을 완성한다. 게이츠헤드와 뉴캐슬의 키사이드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타인강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 다리이다. 기능적인 목적 외에도, 우아한 곡선미와 정교한 구조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디자인 아이콘이 되었다.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는 사람들은 다리 아래를 지나며 특별한 시야를 경험하고, 강둑에 모인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다리가 부드럽게 기울어지는 장관을 함께 즐긴다. 마치 눈을 깜빡이듯 아치와 데크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치의 꼭대기는 평소 타인강 수면보다 약 50미터 위에 있어, 멀리서도 그 위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단순한 교량을 넘어,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타인강 위로 불어오던 바람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일몰은 붉고 고요했고, 강물은 그 빛을 머금은 채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그 위로, 하나의 유려한 곡선이 도시의 시간을 가로질러 서 있었다. 움직이는 구조, 감각으로 남은 건축. 건축이 단지 형태의 언어가 아닌 도시의 삶과 감정,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매개하는 문장이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했다. 2002년 RIBA Stirling Prize 수상작이자, 세계 최초의 틸팅(Tilting) 브리지로 이 다리는 기능, 구조, 도시, 감정을 하나로 이으며, 쇠락한 도시의 기억 위에 새로운 감각과 움직임으로 공간을 되살린 상징물이었다. 구조가 만든 풍경, 강철의 곡선 이 다리는 단지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량이 아니다. 130m 길이와 45m 높이, 포물선형 곡선으로 구성된 이 구조는 뉴캐슬과 게이츠헤드를 가로지르는 타인강 위에 도시의 선율을 그리듯, 부드럽고 단정하게 펼쳐진다. 850톤에 달하는 강철의 육중함은 LUSAS 구조 해석 시스템을 통해 기술적 균형과 미적 감성을 모두 구현해낸 결과이며, 회전하는 구조물은 40도 각도로 기울며 강 위로 선박의 항로를 터준다. 사람들은 이 다리를 ‘블링킹 아이 브릿지(Blinking Eye Bridge)’라고 부른다. 기능과 시의 경계, 기술과 감성의 만남이 이 안에 담겨 있다. 재생된 도시의 중심 – 다리에서 시작된 회복 이 브리지는 단순한 교량이 아닌 도시 재생의 트리거(trigger)였다. 한때 산업 쇠퇴로 침체되어 있던 게이츠헤드 부두(Gateshead Quays)를 뉴캐슬의 문화 자산과 잇는 이 다리는, 물리적 연결을 넘어 상징적 회복의 시작점이었다. 다리 주변은 이후 갤러리, 공연장, 카페, 광장으로 다시 채워졌고, 도시는 강을 따라 걷는 사람들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재생은 물리적 정비가 아닌, 정서를 회복하는 감각적 설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이곳에서 증명된다. 공간을 걷는 감각 – 르페브르의 실천적 공간 포물선형 데크 위를 걷는 감각은 그 자체로 도시와 맺는 관계의 형태가 된다. 폭 3~5m의 보행자 통로, 2.5m의 자전거 도로 그리고 캔틸레버. 그 미묘한 곡선 위를 걷는 경험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도시와 교감하는 하나의 감성적 통로였다. 르페브르의 공간 생산 이론에 따르면, 공간은 그저 구성된 것이 아니라, 실천되고 경험되며, 사회적으로 재생산된다. 게이츠헤드 브리지는 그 명확한 실례다. 공간 위를 걷는 우리는 모두 이 도시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행위자이다. 기술이 만든 시학 – 구조의 아름다움 LUSAS 브리지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설계된 이 다리는 높이가 45m이고, 타인 강을 가로질러 105m에 걸쳐 새로 부활한 뉴캐슬 부두와 반대편 게이츠헤드 부두 사이를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 130m 길이의 교량 데크는 포물선형의 입면이며 강철 상자 단면으로 평면에서 데크 중앙으로 가늘어진다. 폭이 3m에서 5m까지 다양한 보행자 통로와 2.5m의 캔틸레버 자전거 도로가 있으며 메인 아치도 포물선형이며 평면과 입면 모두 가늘어진다. 이 다리는 8개의 전기모터, 14톤의 주물 베어링, 정밀한 회전 해석과 프리스트레스를 통해 850톤의 구조물을 단 4분 안에 기울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모든 계산은 LUSAS 해석 시스템과 3D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으로 정밀하게 예측되었고, 구조적 기술이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기능적 논리를 조형적 해석으로 전환해낸 이 다리는, 구조적 정합성과 기술적 진정성을 바탕으로 도시 공간에 시적 리듬을 부여한 하나의 공공적 구조물이다. 도시를 잇는 다리, 사람을 모으는 장소 다리는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강은 도시를 나누지만, 다리는 도시를 다시 엮는다. 브리지를 걸으며 마주한 글라스하우스(The Glasshouse International Centre for Music)의 유리 파사드, 그 안에서 반짝이던 일몰의 흔적, 그 장면이 이 다리의 감성을 완성했다. 건축은 그 순간, 도시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었다. 데이비드 하비가 말한 ‘도시에 대한 권리’는 이곳에서 조용히 구현되고 있었다. 누구나 걷고, 멈추고, 마주치며 도시의 서사 체험하는 공공의 장소가 바로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였다. 감각으로 이어진 도시 – 건축의 지속 가능성 이 다리는 에너지 효율, 생태 건축의 예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히 사람이 머무는 공간, 지역의 맥락을 존중하는 장소, 시간을 담고 감정을 연결하는 구조물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게이츠헤드 브리지는 사회적·문화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21세기 건축의 한 모델이 된다. 건축의 지속 가능성은 재료나 설계 방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장소를 만드는 데 있다. 이 다리는 도시의 재생을 견인했고, 그 위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걷고, 머물고, 바라본다. 건축은 그렇게, 도시를 감싸 안는다. 건축은 도시를 기울인다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는 움직이는 기술이자, 서서히 기울어지는 감정이며, 도시를 재구성하는 건축적 선언이다. 건축이 도시를 기울일 수도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렇게, 사람의 감정과 도시의 숨결을 잇는 방식일 것이다. 작은 기울임이 그 움직임은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을 이끌며, 도시의 감정을 조율하는 건축의 가장 조용한 선언이었다. Year : 2002 Winning Project : Gateshead Millennium Bridge /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Architect : WilkinsonEyre / 윌킨슨에어 Material and Physical Properties : 강철, 역동적인 곡선 디자인 Address : S Shore Rd, Gateshead NE8 3BA 영국 참고사이트 : https://www.lusas.com/case/bridge/gateshead.html https://newcastlegateshead.com/business-directory/things-to-do/gateshead-millennium-bridge 오윤숙 (OH YUN SOOK)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친환경건축, 커뮤니티 디자인, 인간 친화적 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재단 감사 및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사회적 책임과 인성 회복의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경영과 디자인, 사회적 가치를 잇는 선순환적 공간 비전을 실현하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금융과 무역,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조직을 이끌며 쌓은 전략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하는 디자인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골드윈즈 스페이스 대표이사, 한국ESG위원회 스튜어드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ESG 책임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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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③]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Gateshead Millennium Bridge) ...움직이는 곡선, 도시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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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이루어진지 삼일이 지났다. 이번 사건은 단지 정치적 격변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적 표현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2016년 촛불 집회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지만, 이번 탄핵은 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펼쳐 보였다. 촛불 대신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었고, 민중가 대신 아이돌 노래를 불렀다. 이것은 단순한 양식의 변화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 새로운 사유 방식이 사회 전면에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리좀(rhizome)처럼 뻗어나가는 AI 세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이번 탄핵의 중심에는 ‘AI 세대’가 있다. 이들은 단순한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라,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를 일상적으로 살아가며 그 흐름 속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세대다.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한 ‘리좀(rhizome)’ 이론처럼, 이들은 뿌리와 줄기의 구분이 없는,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사고방식을 지닌다. 기존의 규범이나 위계에 얽매이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강력한 집단적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사회 트렌드를 이끌었던 MZ세대가 콘텐츠와 소비 중심의 흐름을 주도했다면, AI 세대는 조용하지만 정밀하게, 그리고 기민하게 사회 이슈에 개입한다. 페이스북, 디스코드, 트위터(X), 틱톡, 유튜브, 카카오톡 등 디지털 플랫폼은 그들에게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이자 조직 공간이다. 그들은 플래카드 대신 해시태그를, 확성기 대신 밈과 리믹스 영상을 사용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확산시킨다. 이번 탄핵 시위는 단순한 거리의 외침이 아니었다.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으로 흘러넘친, 디지털 감성과 물리적 공간이 교차한 장이었다. 이번 탄핵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해외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시위를 “풀뿌리 민주주의와 디지털 청년 문화의 눈부신 결합”이라며 평가했고, 가디언은 “탈근대 정치 표현의 마스터클래스”라고 극찬했다. 독일의 슈피겔은 이 움직임의 탈중심적이고 자발적인 성격을 ‘양심의 플래시몹’에 비유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일부 언론은 시위의 ‘미학’에 주목했다. 특히 K-팝 콘서트에서 주로 사용되던 응원봉이 정치적 상징으로 재탄생한 모습은, 대중문화와 정치 참여가 하나로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비춰졌다. 몇몇 문화 평론가들은 이 현상을 ‘팝티비즘(Pop-tivism)’이라 명명하며, AI 세대가 보여주는 고유한 사회 개입 방식이라 분석했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서사...AI세대 물론, 윤 대통령 탄핵의 정치적·법적 향방은 앞으로의 시간이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더 이상 시민 참여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세대적 전환이자, 민주주의 실천 방식의 변화이다. 이번 탄핵 응원봉 시위의 움직임은 "위계가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중심도 없다". 하지만 "연결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 이것이 바로 "리좀적 사고이며, AI 세대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연결, 가벼워 보이지만 깊이 있는 개입" 이것이 바로 새로운 리좀적 민주주의의 표현이다. 우리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넘어 이미 새롭게 시작된 AI세대의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윤재은 / Jaeeun Yoo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다가올 미래도시와 기후위기를 고려한 ESG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Archiroad 2(Sun), Archiroad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 미래도시 연구 시그널코리아 2024(공저), 시그널코리아 2025(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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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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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내란 행위가 남긴 깊은 상처와 교훈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대한 탄핵 선고가 내려진 지 하루가 지났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사건을 넘어,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한 사태로 평가된다. 국가 최고 권력자가 임기 중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적 절차를 파괴하는 행위를 주도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이번 계엄 사건은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헌정 위기이며, 결코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비극적 교훈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내란 행위가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고 사회 전반의 법적·윤리적 기준을 훼손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직위를 이용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국기문란을 일으킨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권력의 사유화는 정권의 정당성을 상실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깊은 이념적 대립과 구조적 갈등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일부는 내란 행위를 대통령의 ‘결단’이라 지지 했으나, 다수 국민은 이를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갈라진 시각은 한국 사회 내부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켰고, 진보와 보수 간의 불신을 극단으로 몰고 갔다. 지역 간, 세대 간 갈등도 더욱 악화되었다. 정치적 성향이 특정 지역이나 연령층과 결부되면서 내란 사태에 대한 반응은 지역적, 세대적 편차를 보였고, 이는 공동체 내부에서도 갈등을 유발했다. 특히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계엄 상황을 안정적 통치의 연장선으로 보려는 층도 존재했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가족, 직장,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균열을 만들었다. SNS와 미디어의 역할 또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내란 사태를 둘러싼 정보 전쟁은 사실보다 감정에 호소했고, 가짜 뉴스와 선동성 콘텐츠가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며 갈등을 더욱 격화시켰다. 이는 사회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론장의 기능을 약화시켰다. 한국 사회는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성찰과 제도적 정비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헌법과 법치에 대한 전면적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내란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다시는 권력이 헌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제는 통합을 위한 정치 리더십 역시 중요하다. 새롭게 구성될 정부는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적 언어와 정책으로, 사회 통합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한 ‘정의로운 정치’가 실현되어야 한다. 시민사회의 각성도 절실하다. 학교, 언론, 시민단체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책임, 참여, 존중을 일상 속에서 가르치고 실천해야 한다. 갈등을 넘어선 대화와 공존의 문화가 뿌리내려야만, 진정한 사회적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사회 갈등을 제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의 설치도 검토되어야 한다. 내란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경고 시스템과 조정 메커니즘은 향후 민주주의의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다.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자,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 경고음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권력 남용의 위험성과 민주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앞으로의 한국 사회는 분열이 아닌 통합, 억압이 아닌 자유, 독단이 아닌 법치 위에 서야 한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의 교훈을 역사 속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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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내란 행위가 남긴 깊은 상처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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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②] 산업유산의 재탄생: 매그너 사이언스 어드벤처 센터(Magna Science Adventure Centre)의 혁신적 변모
- 한때 영국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던 로더럼 템플버러 지역. 폐허로 남겨진 제강소 자리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었다. 강철 제조에 필수적인 흙, 공기, 불, 물의 요소를 주제로 한 매그너 사이언스 어드벤처 센터(Magna Science Adventure Centre)는 길이 400m, 높이 35m의 창고 내에 각 요소를 표현하는 네 개의 파빌리온이 강철 다리와 보도로 연결된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지구 파빌리온(Earth Pavilion)은 지하 슬래브 아래에, 공기 파빌리온(Air Pavilion)은 공중에 떠 있는 비행선 형태로, 불 파빌리온(Fire Pavilion)은 화염 토네이도를 담은 검은 상자로, 물 파빌리온(Water Pavilion)은 강철로 형성된 빛나는 파도로 디자인되어 각 요소의 특성을 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한때 강철 산업의 심장이었던 로더럼(Rotherham)과 템플버러(Templeborough) 지역의 제강소 폐허 위에 세워진 이 공간은 단순한 과학 체험관을 넘어 산업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미래를 설계한 지속 가능한 건축의 사례이다. 도시의 폐허 위에, 기억과 미래, 과학과 감각이 교차하는 공간이 서 있다. ‘폐허’라는 단어는 무언가가 끝났음을 의미하지만, 때로는 그 끝에서 새로운 시작이 열린다. 2001년 RIBA Stirling Prize를 수상한 Magna Science Adventure Centre는 단순한 과학 체험관이 아니다. 산업 유산을 허물지 않고 재생하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건축 철학을 실현한 공공적 재생 건축이다. 르페브르의 공간 이론과 데이비드 하비, 한스 요나스, 피터 줌터의 철학이 만나는 이곳에서, 나는 폐허가 어떻게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지를 직접 경험했다. 철의 기억을 보존한 외피 – 공간의 재구성 매그너는 철거 대신 시간의 흔적을 남기는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했다. 길이 400m, 높이 35m의 제강소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채, 그 위에 네 개의 원소 파빌리온을 배치했다. 흙(Earth), 공기(Air), 불(Fire), 물(Water)이라는 원초적 요소들이 과학의 언어로 풀어진 감각적 체험 공간을 형성한다. 르페브르가 말한 ‘공간의 재현’ 개념을 반영하여, 기억과 감각을 되살리며, 물질적 기억을 통한 공간의 재생산을 실현한 것이다. 공간을 걷는 신체 – 공간적 실천 첫인상부터 숨이 멎을 듯했다. 건물 외피는 여전히 강철로 단단했고, 높이 솟은 천장은 과거의 위용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 연출이 숨어 있었다. 불, 물, 공기, 흙 – 이 네 가지 원소가 각각의 파빌리온으로 해석되었으며, 이는 산업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감각의 층위를 덧입힌 형태였다. 불 파빌리온(Fire Pavilion)에 들어서자, 마치 용광로의 심장부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붉은 조명이 공간을 채우고, 화염 토네이도가 쉴 새 없이 회전하며 금속의 떨림과 진동, 열기로 시각과 청각, 촉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감각의 극장이었다. 공기 파빌리온(Air Pavilion)은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강철 다리를 지나 공중에 매달린 비행선 구조물에 들어서면, 중력이 사라지는 듯한 이질적인 감각이 밀려온다. 건축이 감정을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것을 이 공간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다. 부유하는 것은 구조뿐만이 아니었다. 내 감정도 천천히 그 안에서 부유했다. 기억과 감각의 중첩 – 재현의 공간 르페브르의 이론처럼, 공간은 단순히 구성된 것이 아니라 실천되고, 경험되며, 재현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공간적 실천’이 무엇인지 몸소 느꼈다. 관람자가 아니라, 행위자가 되는 순간. 매그너는 나로 하여금 공간을 걸으며 직접 쓰게 만들었다. 불과 공기 사이를 걷고, 감각의 흐름을 따라다니면서, 공간이 나를 사유하게 만드는 기묘한 경험을 했다. 물 파빌리온(Water Pavilion)은 시각적 장치보다 소리와 습도, 어둠과 반사가 만들어내는 감각적 분위기로 구성되었다. 촉각과 청각, 그리고 몸의 리듬이 건축을 다시 해석하는 순간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물을 느끼고, 흐름을 보고, 증기를 만지고, 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건축이 ‘정서’를 조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피터 줌터가 말한 ‘재료의 분위기’는 바로 이러한 공간의 결에서 드러나는 것이었다. 오래된 공간의 새로운 생명 – 지속 가능성의 실천 매그너는 지속 가능성이 공간 안에서 실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신축 대신 기존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 재사용하며, 남겨진 시간 위에 새로운 설계를 덧입혔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탄소 배출 절감이나 에너지 절약을 넘어선다. 한스 요나스가 말한 ‘책임의 윤리’가 미래 세대를 위한 오늘의 책임감으로 구현된 공간이었다. 건축이 환경을 말하는 방식이 기술적 수치가 아닌 ‘태도의 언어’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모두를 위한 공간 – 사회적 지속 가능성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아이들, 가족, 학생, 연인들까지 자유롭게 출입하며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데이비드 하비가 말한 ‘도시의 권리’가 건축을 통해 구현된 공간이다.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 참여 가능한 경험, 그리고 지역 정체성을 존중한 공간의 되살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지속 가능성이다. 공간이 사회와 연결되는 순간,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철학이 아닌 현실이 된다. 디테일로 감성을 짓다 – 건축적 완성도 노출된 트러스, 철제 난간, 산업 구조물을 그대로 드러낸 내부 공간은 단순한 기능적 요소를 넘어 감성적 울림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피터 줌터에게 재료는 단순한 구조재가 아니라, 신체와 공간을 이어주는 감각의 통로이며, 구조화된 감각이다. 빛, 밀도, 질감이 결합되는 순간, 건축은 언어 없이도 감정을 설계한다. Magna에서 나는 그 순간을 분명히 경험했고, 그 디테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유를 유도하는 건축의 문장이었다. 매그너가 던지는 질문 매그너는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축이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RIBA Stirling Prize의 다섯 가지 수상 기준인 지속 가능성, 사회적 영향, 혁신적 설계,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이 공간은, 지속 가능성이 단순한 설계 방식이 아닌 태도이며, 기억의 윤리이며, 공공의 감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나는 이 건축이 사람과 시대, 공간과 감정을 어떻게 잇는지를 몸으로 느꼈고, 그 경험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사유의 건축’으로 남았다. 오윤숙 (OH YUN SOOK)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친환경건축, 커뮤니티 디자인, 인간 친화적 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재단 감사 및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사회적 책임과 인성 회복의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경영과 디자인, 사회적 가치를 잇는 선순환적 공간 비전을 실현하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금융과 무역,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조직을 이끌며 쌓은 전략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하는 디자인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골드윈즈 스페이스 대표이사, 한국ESG위원회 스튜어드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ESG 책임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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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②] 산업유산의 재탄생: 매그너 사이언스 어드벤처 센터(Magna Science Adventure Centre)의 혁신적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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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택항(曹泽恒)의 인공지능 시대 ①] 빠르게 진화하는 중국 자율주행...그 가능성과 한계
-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위라이드(WeRide)는 레벨 4(Level 4)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GXR 로보택시를 출시하며 업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로보택시는 러시아워의 복잡한 교통 상황과 야간 고속 주행과 같은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위라이드(WeRide)는 전 세계 7개국, 30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또한 리프모터(Leapmotor)는 2026년까지 유럽 시장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유럽 내 연구개발(R&D)팀을 신설하여 현지 도로 및 교통 규제에 맞춘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적응하고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 역시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승인했으며, 이 규제는 2025년 4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법안에는 자율주행 차량의 인프라 구축, 교통 관리, 안전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내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법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중국의 자율주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는 9,500달러(약 1,300만 원) 가격의 저가형 해치백 모델 Seagull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탑재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술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운전자들의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테슬라(Tesla)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BYD, Xpeng과 같은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중국이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최근 샤오미(Xiaomi)의 SU7 전기차가 ‘자동 조종 장치로 탐색(Navigate on Autopilot)’하는 모드에서 사망 사고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샤오미는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사건은 자율주행 기술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위라이드(WeRide)는 자율주행 기술이 단기간 내에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 규제 문제와 높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인해 로보택시(Robotaxi) 사업이 2028년 이전에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며, 이는 중국 자율주행 기술이 풀어야 할 중요한 난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급속한 발전, 글로벌 확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문제, 국제 규제, 수익성 확보 등의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1. Chinese firms step up rollout of robotaxi models, as autonomous driving technology advances, Global Times, By Chang Chaofan and Zhang Yiyi, Oct 15, 2024 / https://www.leapmotor.net/assistance 2. China's Leapmotor aims for Europe smart-driving rollout in 2026, Reuters, March 26, 2025 / https://ir.leapmotor.com/en/ 3. China strengthens support for autonomous driving technology as Beijing passes new regulations, Xinhua, ChinaDaily, 2025-01-02 / https://global.chinadaily.com.cn/a/202501/02/WS677606a9a310f1265a1d895d.html?utm_source=chatgpt.com 4. BYD’s Free Self-Driving Tech Might Not Be Such a Boon After All, Carlton Reid, Wired, Feb 23, 2025 / https://www.wired.com/story/byd-free-self-driving-tech-gods-eye/?utm_source=chatgpt.com 5. Xiaomi will cooperate with investigation into fatal EV crash, says founder, By Reuters, April 2, 2025 / https://www.reuters.com/world/china/chinas-xiaomi-says-actively-cooperating-with-police-after-fatal-accident-2025-04-01/?utm_source=chatgpt.com 6. China’s WeRide warns driverless tech profitability ‘difficult to predict’, William Langley and Gloria Li in Hong Kong, Financial Times, Mar 31 2025 조택항 / 曹泽恒 / Cao Zeheng 조택항은 중국 허난대학 예술디자인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TED) 공간문화디자인학과 박사를 졸업하였다. 그의 박사 논문은 《현대건축에 나타난 맥락주의 건축의 표현 특성 연구》이며, 우수졸업논문상을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도시재생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ESG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주요 연구 분야로는 맥락주의와 도시 재생, 모호 통계 및 디자인 평가, AI 시대 도시과 공간디자인에도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박사 재학 중 SCI Q2 급 논문 1편을 게재하였으며, 제18회 세계역사도시연맹학술대회(The 18th World Conference of Historical Cities)에 참가하여 발표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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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택항(曹泽恒)의 인공지능 시대 ①] 빠르게 진화하는 중국 자율주행...그 가능성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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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①] 펙햄 도서관 (Peckham Library) ...펙햄에서 만난 캔틸레버의 자유
- 펙햄 도서관은 런던 남부 펙햄(Peckham) 중심부에 위치한 현대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이자 지역의 랜드마크이다. 건축가 윌 앨솝(Will Alsop)과 알솝 & 스토르머(Alsop & Störmer) 건축사무소가 설계해 2000년 3월 8일 개관했고 같은 해 영국 스털링상(Stirling Prize)을 수상했다. 펙햄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지역 사회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여러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도서관은 지상 12미터 높이에 위치해 있어 런던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도서관 건물 아래에는 보행자를 위한 광장이 조성되어 지역 사회와의 밀접한 연결을 강조하고 있다. 건축적으로 펙햄 도서관은 미리 녹청 처리된 구리와 다양한 색상의 구조적 유리를 사용하여 내부 기능을 외부에 드러내는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긴 스팬 강철 트러스와 경사 강철 튜브 시스템을 통해 수평 블록과 캔틸레버 구조를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곡선형 포드는 학습 공간과 자연 환기를 제공하며, 목재 프레임 마이크로램을 사용해 예산과 제작 용이성을 고려하면서도 구조적 하중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설계가 적용되었다. 펙햄 도서관은 이러한 혁신적인 건축적 특징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사회적 공간(social space)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건축 잡지와 연구 논문에서 자주 언급되는 현대 건축의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과 로마, 이 두 도시는 유럽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미래를 대조적으로 대표하는 도시이다. 로마는 무겁고 깊은 역사를 지닌 도시로, 과거의 기억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느낌을 주고, 런던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편되는 현대적인 도시로, 도시의 맥박처럼 활발히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두 도시는 나에게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이 여행을 통해 건축이 시대, 사람, 지역,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싶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는 『공간의 생산(La production de l'espace)』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간은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과 사회적 실천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즉, 공간은 고정된 형태나 구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움직임, 관계, 머무름과 그들이 쌓아온 시간성에 의해 지속적으로 변형되고, 다시 '사회적 공간'으로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RIBA 스털링(RIBA Stirling Prize) 수상작 21곳을 따라가며, 그 공간들이 어떻게 사람들과 도시를 연결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탐구하고자 했다. 책이나 평면도, 자료집에서만 보던 익숙한 건축물이지만, 그 장소에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그 공간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믿었다. 건축이 단순한 외관이나 구조적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지역과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역할을 하는 순간들을 보고 싶었다. 결국 내가 궁극적으로 찾고자 했던 것은 건축의 물성이나 형태만이 아니라, 그 재료의 질감과 구조적 언어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도시의 시간 속에서 자연스러운 관계와 머무름의 장이 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 공간이 어떻게 시간과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사람과 도시를 잇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여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 발걸음은 런던 남부의 평범한 거리에서 만난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한 펙햄 도서관 (Peckham Library)이었다. 도서관이 떠 있다 – 펙햄에서 만난 캔틸레버의 자유 런던 남부 펙햄 힐(Peckham Hill) 거리의 어느 오후, 도시 위로 살짝 떠오른 듯한 녹청색 건축물, 펙햄 도서관(Peckham Library)이 눈에 띈다. 이 도서관은 2000년에 RIBA 스털링상(RIBA Stirling Prize)을 처음 수상한 작품으로, 전형적인 공공도서관의 형태와는 다르다. 건물은 땅에 단단히 자리잡기보다는 12미터 높이로 띄워져, 공중에 살짝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떠있다(Floating)’는 가벼움 속에서 르페브르가 말한 공간의 다층성을 통한 공간적 실천과 재현의 복합적 의미를 엿볼 수 있다. 공중에 떠 있는 구조 – 계획된 공간의 해체 (Conceived Space) 페컴 도서관의 외관은 도시 계획적 관점에서 '기존 규범의 해체'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처럼 기능적인 건축물은 안정적이고 수평적인 공간 배치로 설계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도서관은 건축가가 경사진 강철 기둥과 긴 스팬 트러스를 사용해, 건물을 공중에 띄우는 독특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는 르페브르가 언급한 '공간의 재현' 개념에 해당하며, 전문가들이 제시한 기존의 공간 규범을 의도적으로 비틀고 뒤집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공간 구성은 지역 주민들에게 "공공 공간은 꼭 땅에 고정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해방감 넘치는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광장과 사람들 – 공간적 실천 (Perceived Space) 이 비틀린 건축적 언어는 실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할까? 나는 광장 아래로 스며드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도서관 아래 비어 있는 공터는 단순히 건축물의 일부가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흐름을 담은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르페브르가 언급한 ‘공간적 실천’은 바로 이러한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을 지나가며 걷고, 잠시 멈춰 서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며, 예상치 못한 행동들이 쌓여 공간을 재구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축은 도시와 사람들 사이에서 ‘머무는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는 어떤 계획도 완전히 제어할 수 없는, 살아 숨 쉬는 공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계단과 포드 – 재현의 공간에서 경험하는 몰입 (Lived Space) 도서관에 들어서면, 중앙에 인상적인 나선형 철제 계단이 시선을 끈다. 나는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올라가면서, 손끝으로 차가운 강철을 느끼고 발 아래 목재 계단의 질감을 밟으며 한 걸음씩 올라갔다. 그 순간, 건축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내 몸의 움직임과 호흡에 맞춰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중앙의 독서 공간과 그 위에 둘러진 360도 유리창을 통해 런던의 빛과 바람이 들어온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면, 양쪽에 자리한 독특한 곡선형 포드가 눈에 들어온다. 르페브르의 '재현의 공간'은 바로 이런 공간을 의미한다. 계획된 공간과 일상적인 실천이 사용자의 신체적, 정서적 경험 속에서 하나로 결합되는 곳.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창밖의 런던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그 공간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삶의 리듬과 기억이 스며드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머물고 싶어지는 공간, 사회적 관계를 품은 건축 펙햄 도서관(Peckham Library)은 단순한 디자인 실험을 넘어, 르페브르가 강조한 '사회적 공간'의 개념을 충실히 실현한 결과이다. 공중에 떠 있는 독특한 구조는 기존 규범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태를 보여주고, 광장 아래 펼쳐진 일상은 사용자들의 무의식적 행동을 반영한다. 내부의 포드 공간은 개인의 몰입과 감정적 경험을 담아내며, 하나의 공간에서 어떻게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지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 나는 건축이 단순히 도시 위에 떠 있는 구조물이 아니라, 그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살아 숨 쉬는 풍경으로 완성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펙햄 도서관(Peckham Library)은 공간이 넓고 밝으며, 다양한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중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 단순히 도서관을 넘어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장소임을 알 수 있었다. 오윤숙 (OH YUN SOOK)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친환경건축, 커뮤니티 디자인, 인간 친화적 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재단 감사 및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사회적 책임과 인성 회복의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경영과 디자인, 사회적 가치를 잇는 선순환적 공간 비전을 실현하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금융과 무역,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조직을 이끌며 쌓은 전략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하는 디자인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골드윈즈 스페이스 대표이사, 한국ESG위원회 스튜어드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ESG 책임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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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숙의 건축토크 ①] 펙햄 도서관 (Peckham Library) ...펙햄에서 만난 캔틸레버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