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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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G 탐방] 알맹이만 파는 곳, 알맹상점
    모두가 버리지만 모두가 치우지는 않는 세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쩔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쓰레기가 잠깐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보는 부모와 자식과 자식의 자식과 노동자와 옷가게 주인과 장수사와 소설가와 시인과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있다. -이슬아, <쓰레기와 동물과 시>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고 외치는 이 곳에 들어서 둘러보니 이슬아 씨의 글귀가 유독 눈과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 공간의 정체성을 설명하기에 무척이나 어울리는 글귀다. 모두가 버리지만 치우지는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이 곳을 만들었고, 또 이 곳을 찾아온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닌,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이 곳, 알맹상점이다. 알맹상점은 고금숙, 이은주, 양래교씨가 공동대표로 시작한 상점이다. 망원시장에서 '비닐봉투 줄이기' 캠페인 활동을 함께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국내 최초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을 만든 것이다. 알맹상점은 말 그대로 제품의 알맹이를 팔겠다는 곳이다. 겉포장, 그러니까 껍데기는 버리고 속알맹이만 판매하겠다는 것인데,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나 싶었던 첫 오픈 날의 걱정과는 다르게 지금까지도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알맹상점과 같은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이 전국에 200여개가 넘는다고 하니 빠른 성장세를 체감 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들이 많이 찾는다. 환경 감수성이 뛰어난 MZ세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입소문으로 퍼져나가고, 환경적 이슈에 직접 참여해서 자신의 일상부터 바꾸고 싶어하는 그들의 성향은 '가치소비'를 이끌어내는 중심 세대가 되었다. ESG코리아뉴스에서 방문한 날도 MZ세대들의 쇼핑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금숙 대표는 고객 한 명이 계산대에 설 때 마다 알맹상점에서 수거하고 있는 쓰레기 종류를 설명하고 쓰레기 별로 어떻게 환생(?)되는지 설명했다. 친환경적 소비와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취재 사실을 알리지 않고 방문했기에 처음에는 고객의 관점으로 상점 곳곳을 둘러보았다. 좌측으로는 세제, 정면으로는 화장품을 리필 할 수 있는 수 많은 통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필요한 내용물만 담아가거나, 혹은 용기를 대여해서 내용물을 담아갈 수 있다. 중앙에는 포장이 필요하지 않은 비누들이 보인다. 샴푸 비누바, 컨디셔너 비누바 뿐만 아니라 세안용, 설거지용, 세탁용, 반려견 용도의 비누바들이 보인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치실과 칫솔, 빨대 등 노 플라스틱 제품들이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비건 파스타와 발사믹소스까지...) 제품을 구입하면서 플라스틱까지 의도치 않게 구입하는 꼴이었던 기존의 쇼핑 방식이 마음에 걸렸던 소비자라면, 이곳은 무척이나 반가운 곳일만 하다. 판매자가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아야 소비자도 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이 간단한 진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니 말이다. 알맹상점에서는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용하는 자원이 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플라스틱 병 뚜껑이 자원이 되어 치약짜개 등 생활용품으로 새롭게 태어났음을 확인 할 수 있고, 우유팩이나 멸균팩은 화장지로, 말린 커피가루는 커피화분으로, 실리콘은 전자제품 부품으로 활용됨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까 소비자는 자신에게 쓸모 없는 쓰레기를 가져와서 알맹상점에 기부하고 필요한 알맹이만 사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쓰레기를 쓸애기로 만들어 버리는 공간. 이곳에서는 소비 욕구만 치솟는 게 아니라, 쓰레기 기부 욕구도 함께 치솟아 오른다. 그러니 알맹상점에 방문할 때는 빈 손으로 오기 보다는 다시 환생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쓰레기들을 모아서 방문하면 좋겠다. 삶의 껍데기를 버리고, 알맹이를 찾는 훈련을 시작하는 뜻밖의 장소가 될 것이다. 쇼핑을 마친 후,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장바구니도 가볍다. 장바구니에 알맹이만 들어있는 모습이 이렇게까지 신날 일인가. 직접 체험해보면 알 수 있다.
    • 기획 / 탐방
    2022-08-01

실시간 기획 / 탐방 기사

  • [ESG탐방]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홍콩의 친환경 건물, HSBC 빌딩과 K11 MUSEA
    홍콩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ESG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기후행동계획(Climate Action Plan) 2050 핵심 목표를 살펴보면 에너지 절약 및 그린 빌딩(Green Building)이 있다. 세부 추진 내용으로는 ▲그린 빌딩 홍보를 통한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저탄소 생활 실천 강화를 통한 건물 전체 전력 소비량 감축, ▲2050년 전까지 상업용 건물의 전력 소비량을 2015년 소비량의 30~40% 수준으로 감축, ▲주거용 건물 전체 전력 소비량은 20~30% 수준으로 감축, ▲중간 목표로서 2035년 이전까지 동 목표의 절반 수준 달성 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콩 정부도 친환경 정책을 통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고, 산업계 내에서도 친환경 트렌드로 ‘그린 빌딩’이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ESG에 대한 관심이나 트렌드 이전에 이미 홍콩의 여러 건물은 친환경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달려왔다. 이에 ESG코리아뉴스팀과 제2기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은 홍콩의 친환경 건물인 HSBC 빌딩과 K11 MUSEA을 방문했다. 환경 친화와 공공 친화를 실천하는 HSBC 빌딩 먼저 HSBC 빌딩을 보기 위해 홍콩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노면 전차를 이용했다. 홍콩섬의 북쪽 지역을 동서로 횡단하는 2층 노면전차는 홍콩달러 3불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2층에 자리를 잡으면 화려하고 분주한 홍콩 시내를 한눈에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HSBC 빌딩은 중완에 위치한 HSBC의 홍콩 본점 건물이다. HSBC 빌딩은 영국의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했다. HSBC 빌딩은 자연스럽게 햇빛이 들어오게 하고, 거대한 거울을 활용해 자연광을 반사시켜 자연 채광을 조명으로 활용한다. 이는 에너지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에 그늘을 만들어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홍콩의 건축물들은 풍수적 관점에서 지어져 왔다. HSBC 빌딩 위치는 넓게 열린 공간이 바로 앞에 있고, 그 너머로 빅토리아 항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좋은 풍수라고 여겨졌다. 또, 홍콩 경제의 중요한 맥이 지나가는 자리에 건물을 지으면 흐름이 막혀서 홍콩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풍수가의 말에 따라 땅을 막지 않고 일층을 비워 빌딩이 땅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디자인을 했다. 이는 시민들에게 1층을 개방해 휴일엔 홍콩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동남 아시아 여성들이 나와 휴식을 취하는 공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냥 비워져 있을 공간을 공공에 개방함으로써 지역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HSBC는 좌측에 있는 중국은행(홍콩)이 소유한 중국은행 타워가 날카로운 칼과 같은 모양새를 갖고 있어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믿었다. 실제로 이 건물이 지어지고 HSBC의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은 중국 은행쪽을 향해 영국 총구와 비슷한 로고를 건물 왼쪽 위에 배치하고, HSBC는 빌딩 옥상에 대포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했다. 중국 은행과 HSBC 건물 사이에 존재하는 장강그룹(사진 왼쪽부터 두 번째)은 칼날모양과 총구모양, 대포모양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거울 외벽을 모두 거울로 설계해 부정적 영향력을 모두 반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이 있다. 사실인지 속설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재미있는 스토리다. HSBC 건물 뒷편에는 1935년 상하이에서 주조해서 홍콩으로 가져온 두 개의 청동 사자상이 있다. 풍수의 관점에서 이 두 개의 청동 사자상은 은행의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사자상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으로 탈취되어 녹여질 뻔했으나, 종전 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으며, 사자상에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탄흔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진짜 사자는 아니지만 탄흔을 보고 있자니 당시의 아픔과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만든 K11 MUSEA 예술, 사람, 자연이라는 세 가지 가치에 초점을 둔 K11 MUSEA는 아트와 커머스가 결합된 신개념의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사람이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가치 아래 지역 사회를 개선하고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환경 친화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은 녹지로 꾸미고, 내부 곳곳에서도 식물을 발견 할 수 있다. 녹지로 꾸민 벽, 루프탑 정원과 농장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연을 경험하게 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천장의 원형 창으로부터 나오는 자연광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아트리움은 화려함을 넘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또, 건물의 곳곳에 채워진 세계 예술가들의 작품과 식물, 럭셔리 브랜드는 예술과 사람, 자연의 어우러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K11 MUSEA 방문은 진정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은 보여주기 식의 노력이 아닌 사람과 환경,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진심과 상업이 결합된 컨셉과 설계, 디자인이라는 본질을 깨우치기에 충분했다. 이번 친환경 건물 탐방을 하면서 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현수 부원장의 말이 떠올랐다. "ESG를 위한 도시재생은 기술이 아니고 디자인이며, 디자인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부터 온다" ESG에 대한 진심을 담은 디자인이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과 친환경을 실현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본다.
    • 기획 / 탐방
    2024-05-07
  • [ESG탐방] 홍콩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1881 헤리티지, 센트럴 마켓, 타이퀀, PMQ
    아시아 금융과 물류의 허브이자, 야경의 도시라고 불리는 홍콩은 동양의 정체성과 서양의 역사가 혼합된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홍콩의 역사를 짧게 들여다보자면 아편전쟁과 난징조약, 베이징조약을 거치면서 차츰 영국에 할양됐고, 이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점령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이후 영국과 중국 사이의 홍콩반환협정을 통해 1997년 155년간의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고, 중국의 특별행정자치구로 편입됐다. 이미 수십년 전 반환되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웅장한 건물, 다채로운 문화 등 영국의 영향력과 흔적을 쉽게 찾아보고 느낄 수 있다. ESG코리아뉴스 취재팀과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은 홍콩의 지난 역사와 문화가 현재와의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리모델링 사례를 탐방하기 위해 1881 헤리티지, 센트럴 마켓, 타이퀀, PMQ를 찾았다. 역사적 가치와 오브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1881 헤리티지 가장 먼저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와 오브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의 용도로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는 1881 헤리티지를 찾았다. 1881 헤리티지는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1880년대부터 1996년까지 홍콩 해양경찰본부로 사용되었던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2003년 홍콩정부 주도로 6년간의 유적지 복원 공사를 실시해 2009년에 개방되어 홍콩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미래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이곳은 현재 역사적인 오브제를 보존 및 복구하여 쇼핑몰, 전시 공간, 레스토랑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시즌마다 바뀌는 조형물, 아름다운 야경 등으로 많은 여행객이 찾는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1881 헤리티지 본관 건물은 UBS빌딩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마치 한 건물인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준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는 옛날 구룡소방서 건물이 보이고, 중앙에는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형물은 시즌마다 바뀌며, 매 시즌의 다양한 컨셉과 감성을 담은 조형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왼쪽에는 타임볼타워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다. 타임볼타워는 1885년부터 1907년까지 빅토리아 하버에 정박하는 배에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한, 항구 인근의 선원들에게 태풍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태풍신호시스템도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갤러리가 있는데, 화강암의 벽체를 그대로 복원한 모습과 헤리티지가 수상한 수상내역 전시 공간을 볼 수 있다. 홍콩의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을 복원한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 두 번째 리모델링 사례로 홍콩의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 중 하나인 센트럴 마켓을 찾았다. 홍콩의 첫 번째 재래시장이었던 센트럴 마켓은 1990년대가 되면서 소비자의 습관이 바뀌면서 2003년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켐 그룹의 전무이자 CEO인 도널드 최(Donald Choi)에 의해 ‘이용자들의 진화하는 욕구와 관심을 반영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미래형 공간’으로 2021년 8월에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이곳은 경계 없는 공간 체험, 도심 속 오아시스, 엄선한 문화유산의 경험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기존의 건축 구조를 그대로 보존한 센트럴 마켓은 녹지 공간, 전시 공간, 행사 공간 등을 통해 현대의 감성을 담아냈고, 이곳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둔 모형 공간 덕분에 당시의 정서를 느껴볼 수 있다. 센트럴 마켓은 재래시장이 주는 과거의 향수와 현대의 감성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공간이다. 범죄자 수용소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타이퀀(Tai Kwun) 세 번째 리모델링 사례 방문지로는 타이퀀을 선택했다. 센트럴 마켓에서 나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거리를 지나면 영국식 건물로 둘러싼 광장이 보인다. 바로, 타이퀀이다. 1841년 홍콩을 식민지로 삼은 영국은 이곳에 경찰서, 법원, 감옥을 차례로 지어 원스톱 사법기관을 만들었다. 1995년 문화재로 지정된 후 홍콩정부의 주도로 2008년 역사적 건물 재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전시장과 박물관, 서점 등을 갖춘 역사문화 공간으로 개조해 2018년에 개장했다. 이곳의 복원된 건축 유산과 넓은 광장을 보고 있자면 홍콩의 19세기 후반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수천 명의 사람을 투옥했던 감옥과 법원, 당시의 상황을 담은 사진과 전시품을 전시한 박물관은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의 건물은 역사성을 그대로 담고, 디자인은 살려 역사와 예술을 함께 품은 복합문화예술공간이자 핫플레이스가 됐다. 역사적 주거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PMQ(Police Married Quarters) 타이퀀에서 5분쯤 걸어가면 PMQ를 만날 수 있다. PMQ는 1889년 중앙학교(The Central School)로 처음 설립되어 서양식 교육을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에게 제공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1951년 기혼 경찰을 위한 숙소로 재건됐고, 2000년 이후부터 방치됐던 건물을 홍콩정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리모델링 됐다. 현재는 홍콩의 장인 문화를 체험하고, 최신 트렌드를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은 복원된 역사적 건물을 통해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 소품 등 홍콩의 장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창작자 중심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세계의 예술 및 문화행사가 펼쳐지기도 하고, PMQ에 입주한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을 만나 직접 교류할 수 있는 등 창의적인 활동과 시장을 연결하는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역사문화 공간의 리모델링 사례 탐방은 폐자재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어떻게 옛 건축물을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 온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홍콩의 건축물 리모델링 및 도시재생 사례는 과거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건축물을 부수지 않고, 옛 것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의 활용도를 최대한 살려 시민과 관광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역사와 문화의 지속가능성, 현재를 살아가는 주민과의 융합,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은 성공적인 도시재생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 기획 / 탐방
    2024-05-06
  • [ESG탐방]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자연생태계 보전의 모범 사례, 홍콩 마이포 습지
    생물다양성, 자연생태계 보전과 기후변화 안정 등 지구상 가장 중요한 생태자원인 습지를 찾아 ESG코리아뉴스 취재팀이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 2기 교육생들과 함께 홍콩 마이포 자연보호구역을 다녀왔다. 마이포 습지(Mai Po Nature Reserve)는 1983년부터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세계자연기금) 홍콩이 관리하는 380헥타르 규모의 자연보호구역이다. 1995년 9월에는 람사르 협약에 따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지정됐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새들의 천국이자 대체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이포 습지는 출입제한구역으로, 마이포 습지 보호구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마이포 습지는 생물 다양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검은 얼굴 저어새, 검은 머리 갈매기, 작은 고리 물떼새와 같은 중요한 종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류의 새가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400종이 넘는 60,000마리 이상의 새들에게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한다. 또한 마이포 자연보호구역의 6개 주요 서식지(게이와이, 담수 연못, 조간대 갯벌, 맹그로브, 갈대, 양어장)에는 수생 동물, 곤충, 양서류, 파충류, 어류 및 포유류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지역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습지에는 38종의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 위기에 처한 유라시아 수달의 소수 개체군이 마이포에서 발견된다. 또, 다양한 곤충이 발견되고 있는데, 고유종인 구부러진 날개 반딧불이(Pteroptyx maipo)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 종은 새로운 종으로서 WWF 홍콩은 반딧불이 조사를 실시해 왔다. 마이포 습지는 전문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게이웨이(Gei Wei, 전통 새우 연못), 산책로, 야생 동물의 자연 서식지, 조류 관찰 등 습지의 생태계를 자세하게 배우고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접근성을 높이고, 습지와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정보제공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포 습지 입구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것이 새우 연못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 본토에서 온 이민자들이 1940년대의 전통적인 양어법인 게이웨이를 사용하여 새우 양식을 했는데, 현재는 WWF 홍콩이 관리하에 새우 양식과 판매를 하고 있다. 이곳 게이웨이는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곳곳에서 새를 발견할 수 있다. 길을 따라 보호구역 깊숙이 들어가면 맹그로브 숲을 볼 수 있다. 이 맹그로브 숲은 풍부한 생물 다양성과 생태를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포 습지에는 250종이 넘는 수생 식물과 육상 식물이 있다. 풍부한 식물군은 마이포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를 보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를 볼 수 있다. 마이포를 배경으로 심천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워에 올라가면 망원경으로 마이포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새를 관찰할 수 있다. 마이포 습지는 가을과 봄에 방문하기 가장 좋은데, 홍콩의 봄은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가을은 10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무렵까지다. 취재팀이 방문한 4월은 많은 새들이 이미 이동을 한 시기여서 많은 종류의 새들을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꽤 다양한 새를 망원경을 통해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경이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마이포 습지의 데크길은 아래를 뚫어 야생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해두었다. 또, 신체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두기도 했다. 방문객 센터는 자연광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새들이 창문에 충돌하지 않도록 만든 섬세한 인테리어가 돋보였으며, 친환경으로 만들어진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마이포 습지는 인간의 인위적인 간섭으로 시작됐지만 서서히 자연이 스스로의 힘으로 습지를 완성하고 보전하는 형태를 만들어냈으며, 결국 세계적으로 중요한 새들의 서식지이자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 습지는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며, 탄소를 저장하여 기후변화를 안정시킨다. 특히, 다양한 식물과 동물에게 생육환경과 먹이사슬을 공급하고, 멸종 위기종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므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습지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2100년이면 우리나라 습지 10곳 가운데 8곳은 없어질 것이고, 그중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우포늪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불행한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이번 마이포 습지 탐방은 습지의 중요성과 역할, 나아가 전 지구적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습지 파괴를 막고, 습지를 되살려 식물이 탄소를 흡수하도록 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 기획 / 탐방
    2024-05-02
  • [ESG탐방] 홍콩의 주민친화적 도시재생 사례, 쿤통 유만스퀘어와 산책로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도시이자 화려한 경관과 야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러나 화려한 이면과 달리 노후화된 건축물과 기반시설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홍콩 정부는 2001년 URA(Urban Renewal Authority)라는 도시재생전담기관을 설립했다. URA는 사람 중심, 주민 친화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쿤통 지역이다. 쿤통 지역은 하층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공공 공간이나 녹지, 상업공간이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RA는 2005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2007년부터 쿤통 지역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이곳의 모든 가구를 면밀히 조사해 쿤통 지역의 노인,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 및 이주 대책을 마련했고, 주민 불만을 최소화한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했다. 특히, 쿤통 지역 재생사업의 대표적인 곳으로 유만스퀘어(Yue Man Square)와 쿤통 산책로가 있다. 쿤통의 유만스퀘어는 대형 쇼핑몰로, 주민과 방문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과 시설을 도입했다. 특히, 홍콩 최초의 실내 스마트 대중교통 인터체인지를 만들어 실내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또한, URA는 유만 호커 바자(Yue Man Hawker Bazaar)를 설치해 허가를 받은 상인들이 이곳에 입주하여 생필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노점상들에게 보다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고, 쿤통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보존하고 재창조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유만스퀘어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뿐 아니라 옛것과 새것을 혼합하여 쿤통만의 독특한 문화, 따뜻함, 친근함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유만스퀘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장엄함을 자랑하는 타워와 높은 빌딩 숲은 쿤통 도시재생의 성과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홍콩의 최신 상업 지구이자 창의적인 핫스폿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쿤통 산책로는 이전에는 재활용 창고였던 곳으로, 홍콩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 중 하나였다. 해안가를 따라 쌓여 있는 재활용 종이 더미와 쓰레기 냄새, 바지선에 있는 크레인 소음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을 꺼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연을 우리 도시로 가져오는 것’을 컨셉으로 태양, 녹지, 신선한 공기, 빅토리아 항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름다운 항구 공원으로 재탄생 시킨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가 됐다. 쿤통 산책로는 약 1km 해안 산책로를 따라 홍콩섬 동쪽의 화려한 야경과 빅토리아 항구, 시야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오래된 제분소를 배경으로 한 고가도로 아래에서 공연을 펼치고, 설치 예술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다목적 광장의 특수 조명은 음악에 맞춰 반짝이며, 광장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와 산책로의 조명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연 공간 및 어린이 놀이 공간, 푸른 잔디와 나무가 있는 조경 공간 또한 이곳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바닥에서 나오는 미스트는 냉각 효과까지 가져다 준다. 쿤통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역동적이고 불안정한 형태의 설치 예술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재활용 종이 더미에서 디자인 컨셉과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작품은 환경 보호와 친환경 컨셉을 홍보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쿤통 산책로는 가장 꺼려지는 곳에서 자연, 휴식, 볼거리, 산책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곳으로 완전히 탈바꿈하며 ,명실공히 '모두를 위한 산책로'가 됐다.
    • 기획 / 탐방
    2024-05-01
  • [ESG탐방]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부활
    일본 북해도는 아시아권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명 여행 명소지이다. 그 중 다섯번째로 인구가 많은 훗카이도 '삿포로 시'는 정치∙경제 중심의 최첨단 문화 도시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삿포로 시는 1877년 맥주 생산을 시작으로 일본 훗카이도 자국맥주가 탄생한 역사적인 도시이다. 일본 맥주의 시발점을 찾아 훗카이도 유산으로 지정된 '일본 최초의 맥주 박물관'을 방문했다. 버스에 내려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한 건물이 보인다. 클래식하면서도 유럽풍이 느껴지는 웅장한 모습이다. 붉은 벽돌로 세워져 옛스러운 외관의 존재가 멀리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일본 유일의 최초 맥주 공장의 부활 '삿포로 맥주 박물관' 본래 1890년 설탕공장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삿포로 맥주 제조공장에 이어 1987년 7월, 삿포로 맥주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곳은 삿포로 맥주의 시작과 발전 역사를 보존∙전파하기 위해 재설립된 곳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것은 본래 맥주 박물관이 아니였다는 점이다. 이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박물관으로 재설립돼 이제는 맥주 양조장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또 내부에는 삿포로 맥주의 제조∙발전 과정 등 다양한 정보 제공과 삿포로 맥주 맛의 변천사 또한 시음하는 경험을 할 수있다. 건축물의 재활용은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하므로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친환경 건축물로 여겨지며 역사적 가치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삿포로 맥주의 역사와 문화 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처분하지 않고 포토존으로 자리잡은 '오크통'의 재탄생 입구에 들어서기에 앞서,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과 현지인이 약속이라도 한 듯 사진으로 남기는 포토존이 있다. 실제 과거에 맥주 제조에 사용하던 양조 도구 '오크통'이다. 처분 대신에 예술로 승화시킨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버려질 오크통이 삿포로 맥주의 도전과 개척 정신의 유산으로 고스란히 기억될 수 있도록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개척사에서 계승된 '붉은 별' 로고의 변천사 건물 꼭대기 곳곳에 있는 '붉은 별' 모양도 눈에 띄었다. 이 붉은 별은 원래 훗카이도 개척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설립 당시 개척사 문양에서 계승됐다. 또 초창기 '블랙라벨 맥주'에 새겨진 붉은 별로 북극성의 의미를 두고 있고 '아카보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3층으로 지어진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개척 역사관'과 징기스칸 식당으로 유명한 '비어가든 건물'로 나뉜다.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해둔 곳은 '개척 역사관'으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스타홀 공간도 1층에 따로 마련해뒀다. 실제로 2003년까지 사용하던 약6.1m 대형 크기의 '자비솥' 보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다리를 건너면 눈에 띄게 커다란 황금빛 자비솥이 보인다. 자비솥은 1965년에 만들어진 맥주 증류기로 맥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다. 실제로 2003년까지 사용했던 솥으로 삿포로 맥주의 맛과 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아즙을 끓이기 위해 사용했고 여기에 홉을 더해 끓여주면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제 방문해서 본다면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라기 쉽다. 한 캔당(350ml기준) 24만 개의 맥주캔 분량의 제조가 가능할 정도이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2층/3층 : 역사 전시관 삿포로 맥주의 역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 2층에 도착하면 1869년부터 맥주 공장의 역사를 연대별로 전시해둔 역사전시관이 있다. 한편, 한국어 영어 중국어 3개국 언어로 번역돼 있는 영상과 안내책자도 구비해 관광객 편의를 도왔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역사와 맥주공법을 상영하는 '미니 씨어터'는 2층에서,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프리미엄 씨어터'는 3층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나카가와 세이베이' 독일 유학으로 일본 최초의 맥주 양조 기술자 탄생 당시 오염된 물이 항상 문제였던 유럽은 수많은 박테리아와 세균∙석회석을 잡기 위해 알코올을 이용해 물 대신 맥주를 제조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유럽에서는 맥주가 술이 아닌 음료수로 인식된다. 특히, 독일은 맥주가 물보다 저렴할 정도이다. 맥주가 생소했던 일본은 17세 나카가와 세이베이가 일본 최초로 맥주 양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다. 1875년 5월 2년의 공부 끝에 맥주 양조 수료증을 획득하며 고향에 다시 돌아온다. 당시의 수료증은 현재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 보존돼있다. 개척사 시대에 탄생된 삿포로 맥주의 역사 1869년, 일본 메이지유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본은 북쪽 영토 개척을 위해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훗카이도에 개척사를 만들었다. 개척사가 들어서고 철도∙도로∙항구 등 미국의 기술을 배우며 근대화에 힘을 쓰기 시작한다. 또 상업적인 면에서도 개척이 필요했던 일본은 국영기업인 '개척사 맥주양조소'를 설립했고, 이 때 나카가와 세이베이가 바로 투입했다. 삿포로 맥주의 연도별 정리 요약 1876년 '개척사 맥주양조소'에서 '삿포로 맥주양조소'로 이름 변경 1877년 삿포로 맥주 '라거(Lager)' 처음 출시 1886년 민영 기업인 삿포로 맥주주식회로 변경 1906년 오사카 맥주(현 아사히 맥주), 일본 맥주(현 에비스), 삿포로 맥주 3사가 합병해 '대일본맥주주식회사' 설립 1949년 태평양 전쟁 이후, 대일본맥주주식회사가 삿포로 맥주와 아사히 맥주 두 회사로 분리 1987년 7월 '삿포로 맥주 박물관으로 탈바꿈 '클래식 맥주∙블랙라벨 맥주∙개척사 맥주' 시음 체험 1층 스타홀(Star hall)에는 즉석에서 직원이 황금비율(7:3)로 내려주는 시원하고 청량한 삿포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비율 3에 해당하는 스노우헤드(거품)는 뚜껑처럼 삿포로 맥주의 깊은 맛과 향을 끝까지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시원한 청량감과 목 넘김이 부드러운 '클래식 맥주'와 탄산의 청량감이 더 느껴지는 '블랙라벨 맥주', 보리 본연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개척사 맥주'가 준비돼있는데, 이 중에서 클래식 맥주는 홋카이도 한정판매이며, 개척사 맥주는 오직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만 맛 볼 수 있다. 산림 훼손과 동시에 도심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은데, 삿포로 시는 그렇지 않았다. 자연 속에 도심이 존재했다. 약 5만 명의 농촌이었던 훗카이도 삿포로 시가 현재는 570만 인구 경제발전도시로 자리잡았고, 현재는 많은 관광객을 이끌고 있다. 지역 사회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환경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삿포로 시는 그 사회적 책임을 오래 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도시였다. 한 건축물의 역사만 봐도,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 기획 / 탐방
    2024-01-30
  • [ESG탐방] 삿포로 모에레누마 공원, 쓰레기 매립지 위에 올린 아름다운 친환경 공원
    '인간이 대지에 가한 상처를 예술로 재생시키겠다' - 이사무 노구치- 삿포로시는 여느 대도시와는 다르게 무성한 숲과 공원을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녹지율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질이 깨끗한 경관은 보는 이의 눈을 정화시킨다. 훗카이도의 삿포로 시는 숲과 공원의 자연 보존을 위해서, 1977년 공원화 준비를 시작으로 '환상 그린벨트 구상'을 실천해왔다.특히, 삿포로시 외각에 자리한 '모에레누마 공원'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은 본래 쓰레기 매립지였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예술 공원의 모습을 띄고 있다. 마치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이 공원은 4계절 내내 팔색조의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 도심과 자연이 하나 되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된 '삿포로시 모에레누마 공원' 모에레누마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넓게 펼쳐진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와 함께 축구장 크기의 약 260배에 달하는 모에레누마 공원을 산책을 하니 평화롭고 여유로운 마음이 생긴다. 자연과 예술이 융합된 이곳의 경치는 어떤 이의 눈을 사로 잡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즐길거리가 달라져서 방문객에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여름에는 넓은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인공 연못에서는 물놀이, 겨울에는 흰 눈이 덮힌 언덕 위에서 썰매와 스노슈잉(걷는스키) 등으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곳이 과거에는 쓰레기 처리장이였다는 것에 주목해 볼 만하다. 쓰레기 처리장을 예술과 융합하여 공원화했고, 실내 시설인 유리 피라미드에서는 천연 자원인 눈과 태양열을 활용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공원 내부에 있는 모든 시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가족, 연인, 친구와 즐길 수 있는 분수쇼, 피크닉, 놀이기구 등 각종 액티비한 활동이 준비돼있다. 모에레누마 공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삿포로 시에서 추천하는 코스를 따르면 된다. 먼저 높이 62m의 '모에레야마(산)' 꼭대기에서 공원 전체의 모습을 본 후, 바로 옆에 위치한 '유리 피라미드(HIDAMARI)'로 이동해 내부에 준비된 레스토랑, 갤러리, 상점 등을 이용하면 된다. 그 외에는 방문한 계절에 따라 즐길거리가 달라지는데, 여름에는 모에레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되며, 겨울에는 스키 렌탈샵이 오픈한다. 또 자전거 렌탈샵을 이용하면 공원 한바퀴를 도는데 무리가 없어 큰 인기다. 4-5월에는 공원 내에 있는 '사쿠라노모리'를 보면 약 3천 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해있는 경관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126개의 놀이기구가 다채롭고 독특한 모습으로 설치되어 있다. "내가 창조한 것을 아이들에게 발견해 주길 원합니다. 원시 시대에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직접 이것들을 마주해주길 바라는 것이죠." - 이사무 노구치 - 이 철학과 함께 모에레누마 공원을 보살피는데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로 했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 - 모에레누마 공원은 '친환경 공원' 쓰레기 처리장이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하는데는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과거 270만 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매립하고 예술적인 아트 파크로 조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공간이 주는 깊이 또한 듬직한 구석이 있다. 먼저, 공원 산림을 가꾸는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실내 공간의 냉난방 역시 태양열과 눈을 이용한다. 눈은 겨울에 보관해뒀다가 여름에는 녹여 물로 활용한다. - 유리피라미드 [HIDAMARI] 랜드마크 모에레누마 공원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감각적인 조형물은 당연 유리 피라미드다. '해가 드는 곳'의 의미로 '히다마리'로 불리는 이 건물은 '전체를 하나의 조각으로 본 공원'의 중심시설로 2003년에 완공된 공원의 상징물이다. 예술적인 공원이라고 불리는데 한 몫하고 있으며, 우뚝 솟고 이름처럼 사방면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설계되어 있어 따스한 햇살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현대적이고 기하학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자로잡으며 유일하게 실내공간이 있어 계절과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동절기에는 공원에 쌓인 눈을 저장해 두었다가 하절기에 이를 에너지화하여 건물 냉난방 시스템에 적용하는 친환경 기법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또 공원시설 최초로 2002년에 굿디자인을 수상하는 등 프랑스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며, 삼각면과 큐브가 결합돼 디자인을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건물모양이 다채롭게 변한다. 공원 중심에 자리한 유리피라미드는 실내 벤치에 앉아 사방면으로 트인 목초적인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또 내부 엘레베이터를 타고 3층에 올라가면 이사무 노구치와 모에레누마 공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갤러리 부스가 있다. 이곳에서는 노구치에 대한 소개와 업적, 작품 등 모에레누마 공원의 역사와 탄생과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 모에레 산 (인공산) 높이가 62.4m로 푸른 잔디로 뒤덮인 인공 산에 올라가보니 삿포로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큰 규모도 아니고 완만한 언덕이여서 손쉽게 금방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이 산은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삿포로 시민들이 배출한 폐기물을 묻은 쓰레기 매립지이다. 쓰레기를 묻어놓은 양 만큼 오를 때의 체감이 달라진다. 내가 걷는 이 길이 아무생각 없이 우리 인간들이 배출한 쓰레기를 모아둔 장소라고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이 든다. 쓰레기를 딛고 올라선 모에레야마 정상에서 깊은 숨을 들여 마셔본다. 온 몸이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것 같은 이 청량하고 깨끗한 공기를 계속 누리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 기획 / 탐방
    2023-12-07
  • ‘행복한 농어촌, 함께하는 KRC’,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행복한 농어촌, 함께하는 KRC’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안정영농 지원’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포함해 ESG 경영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을 찾았다. 충북도는 올해 특히 청주, 괴산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에 선정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중요한 배수로와 저수지를 관리를 비롯해 농업용수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을 찾아 신홍섭 본부장으로부터 공사의 ESG경영 행보와 실천의지를 들어봤다. Q.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는 농민들이 영농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배수개선사업, 수리시설개보수사업,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 등을 수행하며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작물 침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안정 영농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은퇴농, 자경곤란자 등의 농지를 매입·임차·수탁받아 청년농, 귀농인, 전업농, 농업법인 등에게 매도·임대하는 농지종합관리기구인 농지은행 사업을 통해서 고령 농업인들에게는 노후 생활의 안정을 제공하고 청년 농업인들에게는 농업 기반의 마련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북 농어촌물포럼’은 ‘농업 및 농업용수 관련 전문가(産‧學‧硏)간 교류‧협력을 통해 통합적, 체계적 용수관리를 위한 정책방향 제시 및 공익에 기여’하고자 2020년 11월에 발족하여 2021년까지 3회에 걸쳐 개최되었습니다. 2022년부터 公社의 농어촌물포럼 변경 운영에 따라 금강(충북, 충남, 전북) 분과로 재편성되어 상·하반기 1회씩 농업 및 농업용수 관련 전문가(産‧學‧硏)가 참여하여 개최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지역사회공헌 활동이 있다고 들었는데 현재 어떤 활동이 있나요? 저희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는 농어촌과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중에 ‘행복한 진짓상’은 매달 농촌지역 독거노인에게 건강 도시락을 정기 배달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배달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독거노인들의 안부를 확인하며 건강상태도 체크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농촌 집 고쳐주기’ 활동의 일환으로 거동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한 분을 대상자로 선정하여 노후된 현관문과 창문을 교체해드렸고요. 여름에는 충북 지역에 내린 이례적인 폭우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보았는데, 당시 피해를 크게 입은 한 농가를 방문해 침수된 옥수수를 수거하는 등 수해복구 활동을 실시했습니다. 영농기에는 ‘농촌일손돕기’ 활동도 추진하고 있는데 상반기에는 청주시에 위치한 한 감자밭에 가서 수확을 도왔고, 10월 중에 한 번 더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찾아 도움을 드릴 예정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김장철이 오는데, 공사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활동을 통해 직접 김장을 담가 소외계층에게 나눠드릴 계획입니다. Q.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올해 5월, 진천 이월면에 소재한 미래 농업 복합문화공간인 뤁스퀘어에서 가진 충북형 KRC-WAY 혁신 프로젝트 발표 및 서약식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프로젝트는 충북지역의 상황에 맞는 4가지 테마 ▲믿을 수 있는 청렴·고객 만족 ▲조화로운 회사생활 ▲재해 없는 3强충북 ▲자발적인 혁신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부 MZ세대로 구성된 혁신학습팀인 충북혁신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불필요한 서적을 기부하는 ‘기BOOK 캠페인’, 자신의 청렴·반부패 경험을 공유하는 ‘청렴 뽐내기’ 등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주시에 소재한 연제저수지에서 본부 직원 25여 명이 저수지 쓰레기 담기(쓰담) 챌린지를 실시했습니다. 저수지 쓰담 챌린지란, 일반시민, 협의체 등 다양한 공사 이해관계자가 함께하는 저수지 수변 환경 정비 활동으로, 본부 내 7개 지사가 모두 공사 저수지에서 수거한 쓰레기로 ‘저수지를 쓰담쓰담’ 글자를 만들어 문장을 완성하는 챌린지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토대로 충북본부는 앞으로도 공사 ESG경영 실천에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Q. 충북지역본부의 ‘E(이제는) S(세상을) G(구해보자) 캠페인’의 진행 결과는 어떻습니까? 2020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발표 이후 탄소중립 달성이 기업의 경영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요. 충북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E(이제는) S(세상을) G(구해보자) 캠페인’은 ‘생활 속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을 모토로 탄소 중립을 위해 본부 청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철저한 쓰레기 분리수거 및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사무실 및 구내 카페에 분리수거 매뉴얼을 제작해 부착하고, 개별 머그컵 사용운동인 ‘With a cup(위더컵)’ 운동과 종이 없는 회의를 전개했습니다.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실내 냉방 28℃ 온도 유지, 17시 냉방 중단, 18시 일괄 소등, 미사용 조명(복도, 계단 및 화장실 등) 소등을 실시하고 직원들에게 PC 절전 및 계단 활용 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실행한 사업 중 가장 인상깊은 사업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K-스마트 유기농혁신시범단지 조성사업’(괴산 칠성, 245억, 유기농 74ha)을 수주한 것이 본부장으로서의 활동 중 하나로 인상 깊게 남을 것 같습니다. ‘K-스마트 유기농혁신시범단지 조성사업’은 스마트농업기술에 유기농법을 융합한 농업단지를 구축하도록 계획된 사업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농업기술에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탄소저감 농법인 유기농법을 더해 ‘친환경’과 ‘스마트’를 함께 추구하며 미래농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유기농을 주제로 한 교육·체험·휴양·휴식 복합 공간조성을 통해 유기농산물 농가 육성 및 유기농 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한 ‘충주 유기농산업 복합서비스지원단지 조성사업’(충주 살미, 209억, 19ha) 공사를 준공했습니다. ‘K-스마트 유기농혁신시범단지 조성사업’ 수주가 ‘충주 유기농산업복합서비스지원단지 조성사업’과 같은 여러 지역특화 사업을 완수한 公社의 능력에 대한 증명이라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스마트농업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한 시범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임기 중 사업의 기틀을 잘 다져 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공공기관의 ESG 경영은 이제 필수가 되었는데, ESG경영을 공사에 어떻게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충북본부의 ESG 경영 추진 방향은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농민의 공사’입니다. 농어촌 안팎의 환경변화에 대비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충북본부는 이를 위해,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 각 분야에 대해 여러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로 꿀벌 귀환 캠페인 행사 개최가 있습니다. 해당 행사에서 헛개나무 등 밀원수(蜜源樹) 1000그루와 벌통을 괴산 꿀벌랜드 협동조합에 기증해 꿀벌 사육 초기비용 절감 등 양봉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했으며, 기증한 벌통에서 채취하는 벌꿀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벌꿀 기부 업무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이와 같이, 앞으로도 충북본부는 지역사회 ESG경영을 선도하는 대표적 농정기관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지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농어업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인 만큼 행복한 농어촌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발맞춰 나가고자 하고요. ESG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용수관리를 차질 없이 진행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침수 피해를 줄이고 지역별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여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재해 대응을 넘어 ‘저수지 쓰담 챌린지’와 같은 캠페인 진행, ‘K-스마트 유기농혁신시범단지 조성사업’과 같이 탄소저감 농법인 유기농법을 적용한 사업 계획 및 수주 등을 통해 ESG 경영을 선도하는 농어촌전문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공사가 ESG 경영의 선도자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관심 어린 시선으로 봐주길 부탁드립니다.
    • 기획 / 탐방
    2023-10-20
  • [ESG탐방] 독일의 생활폐기물 보증금 제도 판트(Pfand) 체험
    지난 8월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5일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면서 독일의 재활용 시스템을 체험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박물관강변축제 현장을 방문했다가 손님이 맥주병을 들고와서 "판트"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옆에 있는 한국 지인에게 판트(Pfand)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보증금’이라는 말로 독일은 공병 보증금 돌려 받기가 일상화 되어 있다고 알려줬다. 독일의 특별한 제도 판트(Pfand)는 20년전부터 시행되어져 왔다. 독일에서는 1회용 페트병이나 캔을 구입할 때 제품에 0.25유로(약356원)의 판트 가격이 붙는데, 내용물을 비운 후 공병이나 캔 등을 회수 기계에 넣으면 보증금을 다시 돌려주는 제도다. 보증금은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영수증으로 받아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보증금 가격을 제하고 계산할 수도 있다. OECD가 발표한 2018년도 국가별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독일 67%, 한국 62%, 네덜란드 56%, 이탈리아 55%, 호주46%, 영국 44%, 프랑스 44%, 미국 35%, 일본 20% 순으로 나타났다. 분리배출로는 한국이 1위를 차지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나라보다 독일이 더 잘 지켜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는 높은 보증금과 대부분의 마켓에 공병회수기가 설치되어 있어 보증금으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현금으로 돌려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큰 몫을 할 것이다. 판트 체험을 해 보기 위해 공병을 모아둔 비닐을 차량 옆에 두고 잠시 다른 짐을 가지고 오는 사이,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이 공병비닐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공병 회수 금액으로 한끼 식사 금액은 충분히 돌려 받을 수 있다보니 노숙자들도 폐PET병이나 공병을 주우러 다니는 나라이다.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재활용 가능 페트병으로 분류된 폐기물 중에서 판트로 수거된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97.4%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종량제 봉투 시행 이후 분리수거율이 크게 오르기는 했으나 철저하게 오염물을 제거하지 않고 분리배출 봉투에 넣어 선별과정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소주나 맥주병 뿐만 아니라 1회성 PET 보증금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기획 / 탐방
    2023-09-03
  • [ESG 탐방] 알맹이만 파는 곳, 알맹상점
    모두가 버리지만 모두가 치우지는 않는 세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쩔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쓰레기가 잠깐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보는 부모와 자식과 자식의 자식과 노동자와 옷가게 주인과 장수사와 소설가와 시인과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있다. -이슬아, <쓰레기와 동물과 시>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고 외치는 이 곳에 들어서 둘러보니 이슬아 씨의 글귀가 유독 눈과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 공간의 정체성을 설명하기에 무척이나 어울리는 글귀다. 모두가 버리지만 치우지는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이 곳을 만들었고, 또 이 곳을 찾아온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닌,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이 곳, 알맹상점이다. 알맹상점은 고금숙, 이은주, 양래교씨가 공동대표로 시작한 상점이다. 망원시장에서 '비닐봉투 줄이기' 캠페인 활동을 함께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국내 최초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을 만든 것이다. 알맹상점은 말 그대로 제품의 알맹이를 팔겠다는 곳이다. 겉포장, 그러니까 껍데기는 버리고 속알맹이만 판매하겠다는 것인데,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나 싶었던 첫 오픈 날의 걱정과는 다르게 지금까지도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알맹상점과 같은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이 전국에 200여개가 넘는다고 하니 빠른 성장세를 체감 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들이 많이 찾는다. 환경 감수성이 뛰어난 MZ세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입소문으로 퍼져나가고, 환경적 이슈에 직접 참여해서 자신의 일상부터 바꾸고 싶어하는 그들의 성향은 '가치소비'를 이끌어내는 중심 세대가 되었다. ESG코리아뉴스에서 방문한 날도 MZ세대들의 쇼핑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금숙 대표는 고객 한 명이 계산대에 설 때 마다 알맹상점에서 수거하고 있는 쓰레기 종류를 설명하고 쓰레기 별로 어떻게 환생(?)되는지 설명했다. 친환경적 소비와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취재 사실을 알리지 않고 방문했기에 처음에는 고객의 관점으로 상점 곳곳을 둘러보았다. 좌측으로는 세제, 정면으로는 화장품을 리필 할 수 있는 수 많은 통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필요한 내용물만 담아가거나, 혹은 용기를 대여해서 내용물을 담아갈 수 있다. 중앙에는 포장이 필요하지 않은 비누들이 보인다. 샴푸 비누바, 컨디셔너 비누바 뿐만 아니라 세안용, 설거지용, 세탁용, 반려견 용도의 비누바들이 보인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치실과 칫솔, 빨대 등 노 플라스틱 제품들이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비건 파스타와 발사믹소스까지...) 제품을 구입하면서 플라스틱까지 의도치 않게 구입하는 꼴이었던 기존의 쇼핑 방식이 마음에 걸렸던 소비자라면, 이곳은 무척이나 반가운 곳일만 하다. 판매자가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아야 소비자도 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이 간단한 진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니 말이다. 알맹상점에서는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용하는 자원이 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플라스틱 병 뚜껑이 자원이 되어 치약짜개 등 생활용품으로 새롭게 태어났음을 확인 할 수 있고, 우유팩이나 멸균팩은 화장지로, 말린 커피가루는 커피화분으로, 실리콘은 전자제품 부품으로 활용됨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까 소비자는 자신에게 쓸모 없는 쓰레기를 가져와서 알맹상점에 기부하고 필요한 알맹이만 사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쓰레기를 쓸애기로 만들어 버리는 공간. 이곳에서는 소비 욕구만 치솟는 게 아니라, 쓰레기 기부 욕구도 함께 치솟아 오른다. 그러니 알맹상점에 방문할 때는 빈 손으로 오기 보다는 다시 환생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쓰레기들을 모아서 방문하면 좋겠다. 삶의 껍데기를 버리고, 알맹이를 찾는 훈련을 시작하는 뜻밖의 장소가 될 것이다. 쇼핑을 마친 후,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장바구니도 가볍다. 장바구니에 알맹이만 들어있는 모습이 이렇게까지 신날 일인가. 직접 체험해보면 알 수 있다.
    • 기획 / 탐방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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